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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증권 '수수료 무료' 충격..장원재 대표 1천억 투자 감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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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포함 미국 주식 수수료 '무료' 마케팅
IB·PF로 번 돈, 리테일 점유율 확대에 쏟아
오너 결심 없이는 실행 불가능한 파격 조치
미래에셋·삼성증권·키움증권, 점유율 하락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메리츠증권의 비대면 전용 투자계좌인 '슈퍼365'가 소비자들의 인기를 모으고 있다. '슈퍼365'의 장점은 국내 및 해외주식 매매 수수료와 달러 환전 수수료가 2026년말까지 무려 2년간 무료다. 과거에도 증권사 간 수수료 무료 마케팅은 자주 있었지만, 최대 기간은 3개월에 그쳤다는 점에서 금융투자업계에 주는 충격이 크다.

또 메리츠증권은 매매 수수료 외에도 미국 주식 매도 비용,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 수수료까지 모두 부담한다. 고객 입장에서 볼 때 실제 수수료가 0원인 상품이 나온 셈이다. 증권업계 최초다. 경쟁 증권사들이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벤트 조건을 상세히 살펴보면 국내 주식 거래수수료는 기존 0.009%에서 무료로 변경됐다. 일반적인 증권사 수수료 무료 이벤트와 달리 유관 기관수수료인 한국거래소 수수료 0.0027209%와 한국예탁결제원 수수료 0.0009187%까지 무료라는 점이 특징적이다.

미국 주식 거래수수료도 기존 0.07%에서 무료로 변경됐다. 또 미국 주식 매도 시에 발생하는 증권거래위원회(SEC) 수수료 0.0278%마저 메리츠증권이 자체적으로 떠 안는 조건이다. 달러 환전 우대율도 기존 95%에서 100%로 무료화됐다. 가히 파격적인 조건이다.

◆ 메리츠 연간 500억원 손실 추정…오너가 승인해야

금융 소비자들의 반응은 즉각적이다. 메리츠증권 '슈퍼365' 이벤트가 시작된 11월 18일 9300억원이던 예탁자산은 12월 13일 기준 2조19억원으로 늘어났다. 불과 25일만에 1조원 넘게 예탁자산이 증가한 셈이다. 같은 기간 신규로 개설된 '슈퍼365' 계좌 수는 약 3만5000여개다. 일평균 1400개가 신규 개설됐다.

대응책을 내야 하는 경쟁 증권사들은 속수 무책이다. 업계에서는 메리츠증권이 '슈퍼365'계좌로 연간 약 500억원 정도의 손실을 볼 것으로 추정한다. 광고비로도 100억원 이상이 책정된 것으로 추정된다. 2년이면 무려 1000억원이 넘는 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 이 정도 규모면 초대형 증권사도 따라하기 힘들다.

업계에서는 메리츠금융지주 최대주주인 조정호 회장의 최종 승인 없이는 나올 수 없는 파격적인 마케팅으로 평가한다. 지난 몇 년간 기업금융(IB)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서 막대한 돈을 벌어들인 메리츠증권만이 유일하게 가능한 마케팅이라는 평가다.

◆ 해외주식 점유율 단숨에 높이려는 승부수

요즘 증권업계 최고의 성장 산업은 해외주식 중개서비스다. 국내 기업 경쟁력이 악화되면서 해외주식 투자 열기가 더욱 뜨거워졌다. 거기다 탄핵 리스크까지 더해 국내주식을 탈출해 해외주식으로 갈아타려는 고객들의 수요가 급증했다.

이렇게 시장이 커지는 데 비해 아직까지 해외주식은 중개 마진이 높은 것도 매력적이다. 국내 주식 온라인 매매 수수료는 이미 0.010% 이하로 떨어졌다. 반면 해외 주식 온라인 매매 수수료는 아직도 국내의 10배인 0.10% 수준으로 책정돼 있다.

따라서 각 증권사별로 해외주식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각종 이벤트까지 실시하며 총력전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작년에 이어 올해도 미국 나스닥과 S&P500 지수가 상승하면서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급증하는 양상을 보였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024년 11월 해외주식 전체 거래규모는 94조원(659억달러)으로 사상 최대기록이다. 메리츠증권 입장에서 이런 거대한 성장 시장을 놓치기는 아깝다. 그간 기업금융(IB)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주력했던 메리츠증권이 슈퍼365를 통해 단숨에 '해외주식 중개서비스' 점유율을 끌어 올리려는 이유다.

거래대금뿐 아니라 한국인의 해외주식 보관금액도 급증하고 있다. 2022년말 기준 한국인의 해외주식 투자금액은 79조원(554억달러)에 불과했다. 하지만 2년 뒤인 2024년 12월 현재는 183조원(1283억달러)으로 132% 급증했다. 지금이라도 점유율을 끌어올리지 않으면 미래의 큰 성장동력을 놓칠 수 있다는 메리츠증권 경영진의 결단이다.

◆ 메리츠증권…넉넉한 곳간에서 인심

증권업은 한국에서 몇 안 되는 성장산업 중 하나다. 2021년의 대 호황기 때 대형 6개 증권사 중 무려 4개사의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하는 사상 최고의 호실적을 보였다. 하지만 2년 뒤인 2023년에는 증시 침체와 채권 평가손실, PF 부실로 인한 충당금 설정 등으로 모든 증권사가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메리츠증권은 업황이 악화된 2023년에도 6대 증권사 중 가장 높은 8813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2년 전 대비 유일하게 한 자리수인 7% 감소에 그쳤다. 위탁매매수수료 비중이 높은 다른 증권사와 달리 기업금융(IB)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탄탄한 수익구조로 차별화가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들어 PF 부문의 업황이 악화되고 있어 메리츠증권도 새로운 신규산업 발굴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 동안 쌓아온 넉넉한 이익잉여금은 메리츠증권이 공격적으로 '해외주식 중개서비스' 전쟁에 뛰어들 수 있는 원동력이다. 넉넉한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말은 메리츠증권에도 통하는 말이다.

◆ 효율적인 인력운영으로 직원 1인당 영업이익 최고

메리츠증권의 인력운영은 효율적이다. 2024년 상반기 기준 직원 1인당 영업이익은 3억2353만원으로 6개 증권사 중 가장 높다. 뒤이어 한국투자증권이 2억7745만원, 삼성증권이 2억6316만원, NH투자증권이 1억7718만원, KB증권이 1억6578만원, 미래에셋증권이 1억6094만원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대우증권과의 합병에 따른 인력 중복으로 인해 현재 가장 많은 3379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1인당 영업이익이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지난 1년 6개월간 가장 많은 206명의 직원이 감소한 점은 효율성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최근에는 효율성 측면에서 대부분의 증권사가 지점을 줄이고 대형화하는 게 트랜드다. 여전히 60개가 넘는 점포수를 유지 중인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등과 달리 삼성증권은 지점 대형화를 완료했다. 현재 29개의 소수 지점만을 운영 중이다.

그런데 메리츠증권은 전국 지점수가 8개에 불과하다. 거의 온라인 증권사 수준이다. 이미 지점 구조조정을 끝마친 메리츠증권의 경쟁력이 돋보이는 구조다. 그간 메리츠증권 리테일 전략의 핵심은 파격적인 인센티브 제도였다. 이를 기반으로 전국에서 선수급 PB들을 모아 8개 지점에 집중시킨 후 VIP 고객들 대상으로 효율적인 수익을 추구해 왔다.

하지만 점점 지점 방문 고객보다는 HTS와 MTS를 활용하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번 비대면전용 '슈퍼365' 계좌 출시로 메리츠증권의 리테일 전략 방향도 크게 변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 떠오르는 '토스'마저 긴장시키는 메리츠증권

올해 '해외주식 중개서비스' 시장에서 가장 주목을 끈 증권사는 바로 토스증권이다. 2021년에 처음 해외주식 서비스를 시작해 불과 3년밖에 안됐지만 성장세가 눈부시다.

토스증권의 해외주식 수탁수수료는 2023년 9월말(누적)의 518억원에서 2024년 9월말(누적)에는 1141억원으로 급증했다. 120% 폭증해 주요 증권사 중 가장 성장률이 높다. 전통의 강호인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을 바짝 뒤쫓는 상황이다.

 

이에 비하면 메리츠증권의 외화증권 수탁수수료는 2023년 9월말(누적) 기준 고작 8억원이다. 2024년 9월말(누적)에는 20억원으로 급증했지만 여전히 토스증권의 5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앞으로 2년간은 아예 해외주식 매매수수료가 무료이니 수탁 수수료가 0원으로 수렴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메리츠증권의 파격적인 수수료 정책으로 지금 주요 증권사에서 해외주식 잔고가 줄어들고 있다는 게 문제다. 이는 장기적으로 각 증권사들의 미래 성장동력을 갉아먹게 된다. 이벤트 시작 25일만에 무려 1조원이 메리츠증권으로 몰렸다. 앞으로 메리츠증권의 해외주식 잔고가 얼마나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할 지에 모든 증권사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유다.

특히 최근 폭발적으로 성장한 토스증권은 후발주자임에도 무리한 수수료 할인보다는 합리적인 수수료율로 제값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향후 전략 변화가 있을 지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토스증권 뿐 아니라 모든 증권업계가 대응 방안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 국내 수수료처럼 가격 붕괴될까 전전긍긍

메리츠증권의 '슈퍼365' 이벤트 적용 전 국내 주식 중개수수료는 0.009%에 불과하다. 1억원을 매수할 경우 수수료는 고작 9000원에 불과하다. 이미 국내 주식 중개수수료는 증권사들이 이익을 내기 힘들 정도로 낮아진 상태다.

증권업계가 긴장하는 건 해외주식 중개수수료도 국내 수수료처럼 붕괴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현재 주요 증권사는 적극적인 대응 대신 관망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내년 1분기까지 고객들이 얼마나 이탈하느냐에 따라 울며 겨자먹기로 수수료 인하 전쟁에 동참할 가능성도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초대형 증권사를 이용하는 고객 중에는 수수료 외에 고성능 HTS 시스템에 점수를 더 주는 경우도 많다"며 "일부 고객의 이탈은 불가피하지만 이미 손에 익은 시스템을 버리고 저렴한 수수료만으로 이탈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한 "HTS 성능이 특출 나게 우수하지 않은 중소형 증권사는 본격적인 수수료 경쟁이 일어나면 대부분 심각한 타격을 받아 아예 사업에서 철수할 지도 모른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금융소비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한 이용자는 "수수료 무료가 3개월이면 왔다 갔다 하기 번거로워 옮길 생각이 없다. 하지만 무료기간이 2년이면 충분히 길어 이동을 고려 중이다"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증권업계에서는 메리츠증권이 시작한 수수료 전쟁이 전 증권사로 확산될 지를 우려하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longinu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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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간은 2025년 말 온스당 3,600달러대에서 2026년에는 4,0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일부 프라이빗 뷰에서는 5,000달러 안팎까지 거론한다. 골드만삭스·UBS 등도 4,000~4,500달러 구간을 기본 밴드로 제시하면서, 구조적 강세장이 이어질 경우 5,000달러 돌파 가능성까지 열어두는 분위기다. 이 같은 '슈퍼 헤지' 논리는 세 축에 기대고 있다. 첫째,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 매수와 디달러라이제이션 흐름이다. 러시아 준비자산 동결 이후 "제재로 묶이지 않는 준비자산"을 찾는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다수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에서 달러·유로 비중을 줄이고 금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서서히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있다. 둘째,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재정악화와 부채 누적이다. 천문학적 정부부채와 확대된 재정적자는 통화가치 희석 우려를 키우며 "법정통화의 거울"로서 금의 역할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셋째, 연준의 완화 전환과 약달러 구도다. 금리가 내려가면 무이자 자산인 금의 기회비용이 줄고, 달러 약세는 달러 표시 금 가격을 끌어올리는 이중 효과를 낳는다. 기관투자가들의 인식도 이를 뒷받침한다. 나티시스 설문에서 글로벌 기관의 3분의 2는 "2026년에는 금이 코인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답하며 금을 1순위 방어자산으로 꼽았다. 동시에 상당수 기관이 전통적인 60:40 포트폴리오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를 선호한다고 응답해, 금과 실물자산을 "인플레이션·재정·지정학 리스크가 겹친 시대의 전략자산"으로 재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IB들은 2025년 급등 뒤 2026년 일부 구간에서 단기 조정과 높은 변동성은 불가피하다고 보면서도, 조정이 나오더라도 "고점을 한 단계 올리는 조정"이라는 표현을 쓰며 중장기 방향성만큼은 강하게 위를 가리키고 있다. ◆ 코인: '대체 가치 저장 수단'...그러나 여전히 '실험 구역' 코인에 대한 월가의 시각은 한 줄로 "커진 건 맞지만, 아직은 실험 구역"이다. JP모간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을 "달러에 대한 또 하나의 도전자"라고 부르면서도, 극단적인 변동성과 짧은 히스토리를 이유로 전략적 코어 자산이 아니라 위성(satellite) 성격의 위험자산으로 다뤄야 한다고 경고한다. 2024년 초 2조달러 수준이던 크립토 전체 시가총액이 2025년에는 4조달러 안팎까지 불어난 가운데, 규제 환경이 ETF·ETP 승인 등으로 제도권 친화적으로 바뀌며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실제 결제·상거래 규모는 여전히 수백억 달러 수준에 머물며, 일상적 화폐나 결제 인프라로서의 역할은 초기 단계라는 점이 반복해서 지적된다.​ UBS와 같은 보수적인 하우스는 이런 변화를 인정하면서도 "코인은 어디까지나 투기적 자산"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UBS CIO는 비트코인 변동성이 연 70~80% 수준으로 전통 자산 대비 현저히 높고, 70% 이상 급락하는 대형 조정이 여러 차례 반복된 탓에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축으로 편입하긴 어렵다고 본다. 대신 장기 잠재력을 믿는 투자자라면 "완전 손실이 나도 전체 계획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극소 비중으로, 장기 보유하는 전략" 정도만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반대로 SSGA나 모간스탠리, 반에크 등 디지털 자산에 우호적인 기관들은 비트코인이 전통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낮고 장기 위험조정 수익이 높다는 점을 들어, 1~4% 수준의 소규모 전략적 배분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기관 머니의 온도차도 뚜렷하다. 나티시스 2026 인스티튜셔널 서베이에 따르면 글로벌 기관의 36%는 향후 크립토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하지만, 동시에 66%는 "2026년 성과는 금이 크립토를 이길 것"이라고 응답했다. EY·코인베이스가 2025년 초 실시한 설문에서도 응답 기관의 59%가 "AUM의 5% 이상을 디지털 자산에 배분할 계획"이라고 답해 성장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여전히 변동성과 규제 리스크를 꼽았다. ◆ 원자재: AI·에너지 전환·안보가 만든 '전략자산'의 귀환 2026년 원자재 시장은 더 이상 단순한 인플레이션 헤지가 아니라, AI·에너지 전환·안보 이슈가 맞물린 '전략자산'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BNY멜론, JP모간, UBS, 냇웨스트, 피델리티 리포트는 접근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원자재·에너지·전환 메탈에 구조적인 강세 요인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BNY멜론은 AI 데이터센터 구축, 전력 인프라 확충, 에너지 전환과 함께 각국의 방위·인프라 지출이 향후 수년간 원자재 수요를 떠받칠 것이라고 본다. JP모간은 천연가스와 전력을 "AI 혁명의 병목(bottleneck)"으로 규정하며 가스 발전, LNG 프로젝트, 송전망 등에 장기 투자 기회가 많다고 짚었다. UBS는 구리·알루미늄 등 산업금속 비중 확대를, 냇웨스트는 희토류·전략자원이 '공급망 안보'와 직결되면서 지정학적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제시하고, 피델리티는 구조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실물자산·절대수익 전략이 전통 60:40 포트폴리오의 필수 보완재가 된다고 분석했다. 나티시스 설문에서도 기관투자가의 65%가 전통 60:40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가 2026년에 더 높은 수익을 낼 것이라고 답해, 원자재·실물자산을 '필수 축'으로 보는 인식 전환이 확인된다.​ 블룸버그NEF와 IEA 자료를 인용한 보고서들은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확충 수요만으로도 2030년까지 전 세계 구리 수요의 2~3%포인트 추가 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추정한다. AI 데이터센터는 단일 시설당 수만 톤 단위의 구리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만큼, 이미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구리·은·희토류·갈륨 등 핵심 금속 시장에 추가적인 타이트닝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기차·배터리·재생에너지 확대로 리튬·니켈·코발트 등 전환 메탈 수요가 2026년 한 해에만 30~40%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에너지 전환과 AI가 결합된 새로운 '미니 슈퍼사이클' 가능성이 거론된다.​ 인플레이션·무역·정책 측면에서의 환경도 원자재에 우호적이다. 모간스탠리 등은 미국·유럽에서 관세·보호무역 정책이 상수로 남는 한, 명목 물가가 2%를 상회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과거 데이터상 인플레이션이 2%를 넘는 구간에서 원자재 상품 수익률이 평균적으로 기타 자산 대비 20%포인트가량 우위였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에너지 안보 우려와 탄소 규제가 섞이면서, 가스·LNG·원유·우라늄은 "절대 줄일 수 없는 베이스 에너지"로, 구리·알루미늄·리튬·희토류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전략 금속"으로 포지셔닝이 재정의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월가 IB와 기관투자가들은 2026년 포트폴리오에서 원자재 비중을 한 단계 높이는 전략을, "달러·채권·전통 주식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에너지·인플레이션·안보 리스크를 헷지하는 가장 실질적인 방법"으로 제시했다. kwonjiun@newspim.com 2025-12-1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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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전재수 장관 면직안 재가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UN해양총회' 유치 활동을 마친 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입장을 밝힌 후 공항을 나서고 있다. 전 장관은 "직을 내려놓고 허위사실 의혹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2025.12.11 yooksa@newspim.com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전 장관은 앞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도 사의를 밝혔다. 그는 "흔들림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제가 해수부 장관직을 내려놓는 것이 온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 장관은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고, 불법적인 금품수수는 단언컨대 없었다"며 "추후 수사 형태든지, 아니면 제가 여러 가지 것들 종합해서 국민들께 말씀드리거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장관은 "(통일교 측으로부터)10원짜리 하나 불법적으로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600명이 모인 장소에서 축사를 했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2018∼2020년께 전재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 원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 청탁성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pcjay@newspim.com 2025-12-1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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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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