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으로부터 '불신임' 사퇴 압박을 받은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11일(현지시간) 차기 정부 출범에 맞춰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FBI는 이날 오후 레이 국장이 직원들에게 "수 주간의 깊은 숙고 끝에, 내년 1월 현 행정부가 끝날 때까지 일하고 물러나는 것이 FBI에 옳은 일이라고 결정했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레이 국장은 남은 임기를 단축하고 사임하는 것이 어려운 결정이지만, 이는 FBI를 위해 최선의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트럼프 집권 1기 시절인 2017년 FBI 국장으로 임명됐다. FBI 국장 임기는 10년이기 때문에 아직 잔여 임기를 2년 넘게 남겨두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승리 이후 레이 국장에 대한 불신임을 드러내며 노골적으로 사퇴 압박을 해왔다.

트럼프 당선인은 레이 국장이 러시아 대선 개입과 관련한 의회 청문회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고, 퇴임 이후 국가 기밀 문서 반출 혐의로 FBI가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를 압수 수색한 것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내왔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30일 '충성파'인 캐시 파텔 전 국방장관 비서실장을 아예 차기 FBI 국장으로 지명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백악관은 최근 FBI 국장의 임기를 10년으로 한 것은 "특정 대통령의 임기를 넘어선다는 의미"라며 불만을 제기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바이든 정부도 트럼프가 임명했던 레이 국장의 임기를 보장해 줬다면서 "레이 국장은 현직 대통령에 대한 당파적인 선호가 있는 정치에서 완전히 떨어져서 그 역할을 수행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이 레이 국장을 내쫓고, 평소 트럼프의 정적들에 대한 축출과 보복을 공언해 온 파텔을 임명하려는 것을 두고 미국 언론들은 FBI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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