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현대차그룹이 10일 KAI와 항공 모빌리티 공동 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 보스턴다이나믹스 아틀라스 로봇에 생산 제어 기술을 적용해 공장 검증을 추진한다.
- 지난달 27일 새만금에 9조원 투자로 수소 도시와 로봇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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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라스 개발형 모델 공개…로봇 사업 실증 단계 진입
새만금 9조 투자 구상…수소·AI 도시 인프라 구축
[서울=뉴스핌] 이찬우 기자 = 현대차그룹의 사업 무대가 자동차 밖으로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완성차 판매량과 신차 경쟁력이 그룹의 현재를 설명했다면, 최근에는 항공 모빌리티와 로봇, 수소 에너지까지 현대차그룹의 미래를 읽는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겉으로는 서로 다른 신사업처럼 보이지만, 안쪽을 들여다보면 흐름은 하나로 모인다. 자동차를 만들며 축적한 전동화·제어·생산·에너지 기술이 하늘과 로봇, 수소 도시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의 최근 행보는 단순한 '탈자동차'라기보다 자동차 기술의 확장에 가깝다.
◆ 하늘로 간 전동화 기술…KAI와 AAM 공동 개발

현대차그룹은 지난 10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지난 8일 서울 서초구 현대차·기아 본사에서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 김종출 KAI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항공용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기반으로 하는 미래 항공 모빌리티 기체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번 협약은 현대차그룹의 항공용 전동화 파워트레인 개발 역량과 KAI의 항공기체 개발 역량을 결합해 경쟁력 있는 AAM을 개발하고 양산하기 위한 것이 핵심이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미래 항공 모빌리티 전문법인 슈퍼널은 KAI와 AAM 기체를 공동 개발하고, 현대차·기아 항공파워트레인사업부는 항공용 전동화 파워트레인 상용화를 위해 협력한다.
눈여겨볼 대목은 현대차그룹이 항공 분야에 진입한다는 사실 자체보다 자동차 전동화 기술이 항공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배터리, 모터, 전력제어 기술이 이제는 도로 위 자동차를 넘어 하늘을 나는 이동수단의 핵심 기술로 옮겨가는 셈이다.
AAM은 자동차보다 안전성과 인증 장벽이 훨씬 높은 분야다. 기체 설계와 항공 인증, 공급망, 운항 네트워크까지 갖춰야 상용화에 다가설 수 있다. 현대차그룹이 KAI와 기술적·인적 자원 공유는 물론 공급망, 인증, 고객 네트워크까지 협력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자동차 산업에서 익힌 대량생산 체계와 전동화 기술에 항공기체 개발 역량을 결합해 '한국형 AAM'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 로봇으로 옮겨간 생산·제어 기술…아틀라스가 보여준 확장성

현대차그룹의 영토 확장은 하늘에만 머물지 않는다. 로봇 분야에서는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가 상징적인 존재다. 아틀라스는 단순히 사람처럼 걷고 움직이는 로봇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현대차그룹이 자동차 공장에서 쌓은 생산 자동화, 공정 제어, 품질 관리, 물류 운영 역량이 로봇 사업과 맞물릴 수 있기 때문이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지난 5일 자사 유튜브 채널을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개발형 모델이 기계체조 동작을 수행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아틀라스는 물구나무 자세에서 두 손만으로 전신을 지지한 뒤 몸을 수평에 가깝게 유지하고, 다시 몸을 뒤집어 'L-시트' 자세를 취한 뒤 정자세로 일어섰다. L-시트는 두 손으로 몸을 지탱한 상태에서 몸을 'L'자 모양으로 만드는 기계체조 동작이다.
이번 영상은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이 실제로 작동하는 모습이 공개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영상 속 동작은 단순한 균형 잡기를 넘어 상체와 코어, 팔 관절을 동시에 정밀 제어해야 가능한 동작이다. 특히 접지 면적이 작은 양손만으로 전신 무게를 지탱하고 자세를 전환하는 장면은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전신 제어 기술 수준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을 투입하고 공정 단위별 검증을 진행할 계획이다. 자동차를 만들던 공장이 로봇의 실증 무대가 되고, 자동차 부품사가 로봇 핵심 부품을 만들며, 완성차 생산 데이터가 로봇 학습의 기반이 되는 구조다.
현대차와 기아는 제조 인프라와 대규모 생산 데이터를 제공하고, 현대모비스는 보스턴다이나믹스와 협력해 정밀 액추에이터 개발과 핵심 부품 표준화, 제조 용이성 개선을 맡고 있다. 현대글로비스의 물류·공급망 역량까지 더해지면 로봇의 개발과 생산, 배치, 유지보수로 이어지는 전체 생태계 구축도 가능해진다.
이처럼 로봇 사업 역시 자동차와 동떨어진 영역이 아니다. 현대차그룹의 로봇 전략은 '로봇을 활용하는 제조사'에서 '로봇을 직접 만들고 운영하는 기업'으로 이동하는 과정에 가깝다. 자동차 생산 현장에서 검증된 정밀 제어와 대량생산 역량이 로봇 산업으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 수소차 넘어 수소 도시로…새만금 9조 투자 구상

수소 분야에서는 새만금 투자가 현대차그룹의 미래 구상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축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27일 정부 및 전북특별자치도와 '새만금 로봇·수소 첨단산업 육성 및 AI 수소 시티 조성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현대차그룹은 전북 새만금 지역 112만4000㎡ 부지에 2026년부터 로봇, AI, 수소 에너지, 태양광 발전, AI 수소 시티 등 9조원 규모 투자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단순한 공장 신설이나 수소차 확대와는 결이 다르다. AI 데이터센터와 로봇 제조 클러스터, 수전해 플랜트, 태양광 발전 설비, 수소 도시를 한데 묶은 복합 산업 거점에 가깝다.
특히 전력 소비가 큰 AI 데이터센터와 로봇 클러스터를 운영하려면 안정적인 에너지 조달 체계가 필수적이다. 현대차그룹이 수소 생산과 활용, 태양광 발전까지 함께 묶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동차 산업에서 시작한 수소 기술이 이제는 차량을 넘어 에너지 생산·저장·활용 인프라로 확장되는 셈이다.
새만금 구상은 현대차그룹이 수소를 단순한 친환경차 연료로 보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수소전기차에서 출발한 기술이 발전, 저장, 산업단지 운영, 도시 인프라까지 확장되면서 수소는 현대차그룹의 미래 에너지 전략에서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 '탈자동차' 아닌 자동차 기술의 재배치
이 같은 흐름을 종합하면 현대차그룹의 최근 행보는 단순한 '탈자동차'로 보기 어렵다. 오히려 자동차 산업에서 쌓은 기술 자산을 다른 산업으로 재배치하는 과정에 가깝다. AAM은 전동화 파워트레인의 확장판이고, 아틀라스는 생산·제어 기술의 확장판이며, 새만금 수소 구상은 수소차 기술과 에너지 운영 역량의 확장판이다.
현대차그룹이 그리는 미래의 경쟁 무대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 경쟁 상대가 글로벌 완성차 업체였다면, 앞으로는 항공, 로봇, AI, 에너지 기업까지 경쟁 구도가 넓어질 수밖에 없다. 완성차 제조 역량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시장이 열리고 있고, 자동차 기술은 그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기반 기술로 쓰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최근 행보는 단순히 신사업을 늘리는 차원이 아니라 자동차 산업에서 쌓은 기술을 다른 산업으로 확장하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며 "전동화 파워트레인과 제조 기술, 수소 에너지 역량이 항공·로봇·도시 인프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완성차 기업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chan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