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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환율관찰 대상국 한국 지정…'조작국' 까지 안 갈 듯

기사입력 : 2024년11월16일 06:30

최종수정 : 2024년11월16일 06:30

1400원 넘어선 달러/원 환율 비상…바이든 임기 내 마지막 결정
강달러 표방하지만 '트럼프 정책 역설'로 취임 후 추가 조치 낮아
시차로 J 커브 발생…"외환당국 '미세 조정'으로 변동성 줄여야"
최상목, 외환시장 구두개입에 1398원으로 떨어져..미세조정 나서

[서울=뉴스핌] 온종훈 정책전문기자 = 미국 재무부가 14일(현지 시간) 한국을 다시 환율관찰 대상국으로 지정했다. 2016년 4월 환율관찰 대상국으로 지정됐다가 7년여 만인 지난해 11월 지정 해제되었다가 1년 만에 다시 포함되어 환율을 관리해야 하는 외환 당국이 비상이다.

가뜩이나 지난 5일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되고 나서 단숨에 1400원 선을 넘어선 달러/원 환율을 고려하면 당국이나 시장 관계자 모두 환율관찰 대상국 재지정을 예사롭지 않게 보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14일(현지 시간) 한국을 포함한 7개국을 환율관찰 대상국으로 지정했다. 한국은 지난해 11월 지정이 해제되었다가 다시 포함되었다. 사진은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사진=로이터 뉴스핌]

미국은 지난 2015년 제정된 무역촉진법에 따라 자국과의 교역 규모가 큰 상위 20개국의 거시 경제와 환율 정책을 평가하고 일정 기준에 해당할 경우 심층 분석국 내지 관찰 대상국으로 지정하고 있다. 평가 기준은 ▲ 150억 달러 이상의 대미 무역 흑자 ▲ 국내총생산(GDP)의 3% 이상에 해당하는 경상수지 흑자 ▲ 12개월 중 최소 8개월간 달러를 '순매수'하고 그 금액이 GDP의 2% 이상인 경우다. 

3가지 기준에 모두 해당하면 심층 분석 대상이 되며, 2가지만 해당하면 환율관찰 대상국이 된다. 지난 보고서에서 한국은 무역 흑자 관련 기준에만 해당했는데 이번에는 경상수지 흑자도 문제가 됐다. 심층분석 대상국이 되면 환율 조작국 지정의 충분 조건이 된다. 무역촉진법 제정 이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된 사례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인 2019년 8월의 중국이 유일하다.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되면 미국은 해당 국가에 대해 환율 저평가 및 지나친 무역흑자 시정을 요구한 후 1년이 지나도 개선되지 않을 경우 해당국에 대한 미국 기업의 투자 제한, 해당국 기업의 미 연방정부 조달계약 체결 제한, 국제통화기금(IMF)에 추가적인 감시 요청 등 구체적인 제재 조치를 취하게 된다. 사실상 미국을 상대로 한 '환율 전쟁'을 의미한다.

미 재무부의 이번 환율 관찰국 지정이 바이든 행정부의 마지막 조치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가뜩이나 '강한 달러'를 표방하고 있는  차기 트럼프 행정부가 내년 1월 20일 출범 이후 어떠한 조치를 취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기 트럼프 행정부 당시 미국이 중국과의 '환율 전쟁'을 선포하고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 한국 등 대미 무역흑자가 많은 다른 나라의 환율 정책도 문제 삼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컸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날 미 재무부의 발표 내용과 트럼프 차기 대통령의 '강한 달러 정책의 모순'을 지적하며 환율 조작국 지정 등 더 강한 환율 제재 정책으로 넘어가기 힘들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 재무부는 이날 두 가지 요건 중 2024년 6월 말 기준으로 한국의 연간 경상수지 흑자가 1년 전 0.2%에서 GDP의 3.7%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재무부의 회계기준은 7월부터 다음 해 6월말까지다.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는 전년도의 380억달러에서 500억달러로 늘었다. 한국 정부는 원화 절하(원화 약세·달러/원 환율 상승)을 막기 위해 시장에 개입해 작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90억달러(GDP의 0.5%)를 순매도했다고 재무부는 밝혔다.

재무부는 "한국은 환율 개입을 환율 시장의 상태가 무질서한 예외적인 상황으로만 제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은 "재무부는 우리의 주요 교역 상대국이 견조하고 지속 가능하며 균형 잡힌 세계 성장을 지지하고, 과도한 대외 수지 불균형을 줄이는 정책을 채택할 것을 단호히 주장하고 있다. 재무부는 미국 기업과 노동자를 위해 공정한 경쟁 환경을 보장하기 위해 환율 관련 현안에 긴밀히 관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옐런 장관의 발언과 달리 재무부는 주요 교역 대상국이 환율에 개입한 경우는 대부분 자국 통화 가치의 절상(우리는 달러/원 환율 하락을 의미)을 위한 달러 매도였다면서 불공정한 교역 우위 확보 등을 위해 "환율을 조작한 국가는 없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중국이 당국의 환율 개입을 공개하지 않고, 환율 정책의 투명성이 결여되어 재무부의 긴밀한 감시가 필요하다면서 중국이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재차 촉구했다.

외환 당국에 근무했던 한 전문가는 "미국 재무부 발표에도 나와 있듯이 우리 당국의 개입은 미국이 정책 기조인 원화 강세를 지지하는 달러 매도 개입이었다"며 "무역 수지와 경상 수지 적자를 개선하겠다는 무역촉진법의 취지와 일치하기 때문에 외환정책에 관한 한 더 이상 시빗거리가 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 맥락에서 차기 트럼프 행정부의 '강(强) 달러 정책'의 모순을 지적하는 시각도 있다.

한 거시 경제 전문가는 "이른바 트럼프의 '강(强) 달러 패러독스'다. 환율 변동과 무역 수지 사이의 관계를 나타내는 제이(J) 커브 효과가 한국과 미국에 반대로 작용하게 되기 때문에 지속가능성이나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경제학에서 J 커브 효과는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 환율상승을 유도하더라도 단기적으로 무역수지가 악화되더라도 상당기간 후에는 개선되는 현상을 말한다. 차기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 강한 달러(상대적으로 원화 약세)기조를 유지하면 수입물가 하락, 재정·무역 등 쌍둥이 적자 개선 효과가 있지만 장기적으로 한국 등 미국의 수출 국가들은 가격 경쟁력이 올라가 무역 수지 흑자가 더욱 개선된다는 것이다.

이 전문가는 "J 커브 효과는 정책효과의 시차 때문에 발생한다"며 "차기 미국 행정부의 출범 등 여러가지 대외 불확실성 때문에 환율 변동이 클 경우 외환당국은 변동성이 지나치게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는 '미세 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에 나서야 한다"고 권고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미국 재무부 발표 하루 전인 한국시간 14일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에서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되는 경우에는 적극적인 시장 안정 조치를 적기에 신속히 시행해달라"고 관계기관에 당부하는 등 사실상 외환시장에 '구두 개입'했다. 

ojh111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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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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