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회의에서 한미일-북중러 입장 차 설전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북한의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문제를 다루기 위해 4일(현지 시간)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한국과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북한의 거듭된 위협과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을 비판하면서 러시아와 중국이 이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북한과 러시아, 중국 측은 한반도 위기 상황은 미국에 의해 고조되고 있다며 반발하며 공방을 펼쳤다.
이날 회의에서 황준국 주유엔 대사는 북한의 ICBM 발사는 "유엔 회원국이 안보리 결의를 이행하지 않을 때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는 교과서적 사례"라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이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에도 계속 이러한 불법 행위를 이어가는 것은 중국, 러시아의 비협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유엔 뉴욕 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사진=로이터 뉴스핌] |
황 대사는 한국이 지난 1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에 따라 핵 공급 그룹(NSG) 및 미사일 기술 통제 체제(MTCR)와 관련해 거래 금지 품목을 갱신할 것을 대북제재위원회에 제안했지만 러시아와 중국의 반대로 성사되지 못했다고 소개했다.
로버트 우드 주유엔 미국 차석 대사는 북한의 지난주 신형 ICBM, 화성-19형 발사는 유엔 결의의 명백한 위반이라면서 "유엔 안보리가 북한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우리가 오늘 다시 이 자리에 모인 이유는 안보리의 두 회원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반복적으로 북한을 보호하면서 이러한 핵 실험의 정상화에 기여하고 북한이 안보리 제재와 결의를 위반하도록 독려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우드 차석 대사는 북한의 행동에 반대하는 유엔 안보리의 발언을 중국과 러시아가 차단하고 있으며, 이는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으로 발전해 모두의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러시아와 중국 측에 이러한 방해를 멈추고 함께 북한의 행동에 대해 단합되고 분명한 비난의 목소리를 내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한편 회의에 참석한 김성 유엔 주재 북한 대사는 미국 등 다른 국가들의 미사일 시험은 용인하면서 북한의 미사일 시험을 불법으로 규정해 규탄하는 것은 '이중잣대'라고 반발했다.
그는 또 "적대적인 핵보유국들이 제기하는 어떠한 위협에도 대응할 수 있는 핵 무장 능력을 강화하는 속도를 높일 것"이라면서 "북한을 상대로 한 미국의 핵 상태는 그 규모와 위험 수준에 있어 이미 임계점에 도달했다"고 주장했다.
안나 옙스티그네예바 주유엔 러시아 차석 대사는 이날 회의가 소집된 자체가 북한을 '악마화'하기 위한 의도라며 북한 편들기에 나섰다.
그는 "미국을 중심으로 동맹국과 동반자 국가들이 비효율적인 대북 제재를 유지하면서 동맹국에서 대규모 연합 훈련과 같은 공격적인 조치를 정당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옙스티그네예바 차석 대사는 또 일부 안보리 이사국들이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대한 '추측'을 반복하는 게 놀랍지 않다면서 미국이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이 우크라이나에 수천 명의 군인과 무기를 보내는 것을 정당화하는 건 이중잣대라고 주장했다.
푸충 유엔 주재 중국 대사는 "오랜 기간 이어진 한반도 문제는 결국 북한과 미국 사이 상호 신뢰의 문제"라면서 "북한과 대화로 돌아서기 위해 미국은 동맹국과의 연합 훈련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