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3사, 내달 1일 크리스마스 장식 마케팅 시작...최대 8일 앞당겨
롯데·신세계, 계열사 동원한 프로모션 활발...고객 선점 경쟁 나서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경기 침체가 길어지자 유통업계가 월동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백화점업계는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매장 꾸미기에 돌입했다. 장식 경쟁이 자존심 싸움으로 번지면서 올해 크리스마스 장식은 그 어느 해보다 화려할 것으로 관측된다. 설치 시기도 지난해와 비교해 1주일 이상 앞당겨 '크리스마스 마케팅'을 서두르고 있다. 대형마트들도 겨울용품과 식료품에 대한 할인 행사를 벌이며 고객 선점 경쟁에 나선 모습이다.
지난해 12월 3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소망(My Dearest Wish)'을 주제로 한 크리스마스 테마가 공개됐다. 올해 크리스마스 비주얼 테마는 '마이 디어리스트 위시(My Dearest Wish)'다. [사진=뉴스핌DB] |
2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주요 백화점 3사는 일찌감치 크리스마스 장식 경쟁에 착수했다. 백화점 3사는 다음달 1일 일제히 주요 점포 내외부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설치할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작년보다 8일 앞당겨 크리스마스 장식을 고객에게 선보인다. 신세계백화점은 명동 본점 외관에 초대형 디지털 사이니지(공공장소나 상업공간에 설치되는 디스플레이)를 크리스마스 영상으로 선보인다. 신세계백화점이 초대형 디지털 사이니지를 설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5월부터 공사를 거쳐 완성한 디지털 사이니지는 너비 72m, 높이 18m로 조성된다. 농구장 3개 크기와 맞먹는 규모의 LED 곡면 스크린 형태로 꾸며진다.
최근 신세계백화점 앱에 올라온 크리스마스 프로모션 이미지. [사진=신세계] |
롯데백화점 역시 서울 중구 소공동 본점과 잠실점 등 주요 점포에서 크리스마스 장식을 선보이며 집객에 나선다. 지난해 11월 3일에 설치했던 것에 비하면 이틀 빨라졌다.
현대백화점은 움익이는 대국장을 테마로 아기곰 해리가 최고의 쇼를 펼치는 움직이는 대극장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를 보여줄 예정이다. 지난 24일 진행한 1차 사전예약은 동시 접속자가 3만여명이 몰리며 14분 만에 마감했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방한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올해 전 세계 관광객들이 명동에 몰리고 있다"면서 "백화점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을 이끌기 위해 크리스마스 장식 설치 시기를 지난해보다 앞당긴겼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광군제(11월 11일)과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11월 말) 등 연말 쇼핑대전을 앞두고 유통 맞수인 롯데와 신세계그룹간 경쟁도 본격화한 분위기다. 먼저 통합 프로모션을 시작한 곳은 롯데쇼핑이다. 롯데쇼핑은 유통 계열사 혜택을 한 데 모은 '롯데온세상'을 시작으로, 오는 12월 1일까지 진행하는 '브랜드 판타지' 행사를 연이어 진행 중이다.
브랜드 판타지는 롯데 이커머스 채널인 롯데온이 연중 최대 규모로 전개하는 할인 행사다. 물량은 150억원 규모에 달한다. 이날 어그를 시작으로 내달 1일 블루독, 오는 17일 베베드피노 프로모션을 순차적으로 열 예정이다. 막스마라의 시그니처인 아이콘 라인인 ▲마담 ▲루드 ▲마누엘라를 단독으로 선보인다. 해당 브랜드 상품의 할인율은 최대 45%로, 35% 즉시 할인에 10% 카드 결제 할인까지 가능하다.
아에 맞서 신세계그룹은 내달 1~10일까지 계열사가 총출동하는 '쓱데이'를 열고 마케팅에 화력을 집중한다. 신세계는 올해 광군제와 블랙프라이데이보다 빨리 열기 위해 기간을 앞당겼다. 참여 계열사는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SSG딧컴, G마켓 등 18개사다. 이들은 총 1조9000억원어치 상품을 할인 판매한다.
대형마트들도 '연말 쇼핑 경쟁'에 가세했다. 업체들은 월동 채비를 서두르는 분위기다. 이마트는 겨울용품 판촉 행사를 마련했다. 최대 30% 할인율을 내세워 월동 준비에 나선 고개 선점에 나섰다.
롯데마트와 슈퍼도 이에 질세라 내달 13일까지 그로서리(식료품) 쇼핑 대축제 '땡큐절'을 진행 중이다. 올해는 롯데쇼핑 창립 45주년을 맞아 행사 규모와 혜택을 대폭 늘렸다. 채널별 판매 데이터에 기반해 필수 먹거리부터 주류, 일상용품, 생활잡화 등에서 평소 할인 행사보다 2배가 넘는 품목을 최대 70% 할인된 가격으로 선보이고 있다. 990원 균일가로 선보이는 땡전딜도 마련해 알뜰족(族)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유통업계가 10월 중 겨울 마케팅을 앞당겨 실시하는 것은 경기 침체에 따른 내수 위축 영향으로 연말 특수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내수 부진으로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한 데다 10월은 유통업계 대표적인 비수기"라면서 "이에 10월부터 연말까지 소비 진작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프로모션 기간을 늘리고 규모를 확대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nr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