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우 의원 "구속기간 제한 악용 사례 늘어…이젠 반칙의 단계"
김정중 중앙지법원장 "구속 필요성 남았는데 석방되기도…법원에서도 논의"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의 서울고법·중앙지법 등에 대한 국정감사가 22일 진행 중인 가운데 여당 의원들이 사형선고, 구속기간 연장, 국민참여재판 등 법원의 주요 이슈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은 "살인, 성범죄, 마약, 촉법소년 사건 등이 일제히 증가세인데 처벌은 미약하다는 국민 여론이 들끓고 있다"며 "최근 1년간 극악한 사건에서 검찰은 모두 사형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모두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8년간 사형선고는 단 한 건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윤준 서울고법원장은 "법관이 사형이 적합한 사건이라면 과감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윤준 서울고등법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수원고법 및 서울중앙·인천·수원지법, 서울행정·가정·회생법원 등 17개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10.24 pangbin@newspim.com |
박 의원은 또 "무기징역을 받아도 20년이 지나면 가석방된다. 살인으로 무기징역을 받아도 가석방으로 출소해 다시 살인을 저지르는 사례도 있다"며 "다른 수감자를 살해하는 사건도 다수 있는데, 이런 자들에게도 사형선고가 되지 않는 것에 대해 큰 우려가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현재 1심은 최대 6개월까지 피고인을 구속할 수 있다"며 "피고인이 장기간 구속되면 방어권 보장에 문제가 그렇게 규정된 것 같은데, 사건이 예전보다 굉장히 복잡해지면서 이를 악용하는 피고인들이 굉장히 많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그는 "예를 들어 증거를 대거 부동의하거나 재판연장을 계속해서 재판을 질질 끌면 자동으로 석방되거나 보석으로 나올 수 있는 길이 열린다"며 "1심에서 적극적인 재판방해 행위가 있을 때는 기일을 촘촘하게 잡는 등 빠르게 결론을 내줘야 한다. 예외적으로 구속 기한을 연장할 수 있는 제도를 고민해야 할 때가 됐다"고도 했다.
이에 김정중 중앙지법원장은 "소송 전략상 구속기간 제한 기간 범위 내 결론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고 이 때문에 불가피하게 (피고인의) 구속 필요성이 남아있는데도 석방해야 하는 문제점이 대두됐다"며 "구속 제도 전반에 대한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고 법원 내에서 논의도 했다"고 답했다.
그러자 주 의원은 "일반 국민은 구속됐을 때 변호 비용이나 여러 가지 재판 상황상 재판이 구속된 상태에서 6개월을 넘기는 경우가 잘 없다"며 "주로 권력자나 변호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재력자만 감당 가능해 변호전략이라고 할 수 있지만 반칙의 단계에 왔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김 법원장에게 "국민참여재판이 심각한 수준으로 감소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라고 물었다.
김 법원장은 이에 대해 "국민참여재판은 피고인의 신청에 따라 하는데, 신청했다가 철회하면 진행할 수 없다"며 "우리 법원의 올해 상황을 보면 지난해 진행된 5건과 새로 접수된 33건을 합해 38건이 있었는데 4건만 진행됐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1건은 완료, 3건은 진행 중이고 22건은 신청 후 철회됐다"며 "이런 제도적 한계 때문에 국민참여재판의 활성화에 어려운 점이 있다"고 부연했다.
이에 장 의원은 "법관들이 국민참여재판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철회율이 높은 것은 아닌지, 재판이 늦어져서 신속한 재판을 받기 위해 피고인들이나 변호인들이 철회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흘러가는 것은 아닌지 등 원인을 적극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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