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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두 영풍 사장 "동업 깬 것은 최윤범 회장…대항공개매수 힘들 것"

기사입력 : 2024년09월27일 14:07

최종수정 : 2024년09월27일 14:07

강성두 영풍 사장 27일 기자회견…공개매수가 상승 후 첫 공식 석상
"갈라선 계기는 최윤범 회장 때문"
"오버밸류는 인정, 그러나 그만큼 자신감 있다고 이해해달라"

[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강성두 영풍 사장은 "동업 정신을 먼저 깬 것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라며 "이대로 참는 것은 주주를 위한 것도, 영풍을 위한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MBK파트너스와 손을 잡고 공개매수를 한 배경에 대해 밝혔다. 이어 최 회장의 대항공개매수에는 회의적이라는 입장도 전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강성두 영풍 사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영풍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설명 기자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2024.09.27 choipix16@newspim.com

강 사장은 27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 20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개매수가 상승 이후 첫 공식 입장을 이같이 밝혔다. 영풍은 전날 고려아연 공개매수가를 기존 66만원에서 75만원까지 상승했다. 기존 공개 매수가보다 13.6% 높은 가격이다.

영풍은 이날 서린상사, 황산취급대행계약 갱신거절 통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고려아연 사유화 등의 이유를 들어 고려아연과 영풍을 정상화 시키는 방안 중 하나로 MBK파트너스를 선택한 것뿐이라는 설명을 이어갔다. 자금을 동원해 직접 공개매수에 나설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되면 회사가 전체적으로 위태로워질 뿐 아니라 가문 간의 경영권 쟁탈전처럼 보일 수 있어 그것을 원치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풍과 고려아연이 갈라서게 된 계기는 최윤범 회장의 독립과 동시에 벌어진 불합리한 일들 때문이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영풍은 올해 4월 15일 고려아연의 일방적인 '황산취급대행계약' 갱신 거절 통보가 고려아연 공개매수와 같은 결정을 하게 된 주된 요인이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강성두 영풍 사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영풍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설명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9.27 choipix16@newspim.com

황산취급대행계약은 영풍 석포제련소에서 만들어진 황산을 수출할 수 있는 항만부두 내 황산저장시설이 있는 온산항으로 수송하는 과정에서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의 일부 황산 탱크와 파이프라인을 유상으로 이용하는 계약인데 고려아연이 이를 일방적으로 끊었다는 것이다.

◆공개매수가 인상 계획 없어…고려아연 대항공개매수 힘들 것

한편 강 사장은 공개매수가를 한 번 더 인상할 계획은 지금으로선 없다면서 기업가치가 과평가된 것에 대한 우려에 대해선 공감을 표했다. 강 사장은 "주가가 한 번도 가보지 못 한 고지 저 너머에 공개매수가가 설정돼 있으니 오버밸류됐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다만 짧게는 7~8년, 길게는 10년이면 주가가 100만원, 120만원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때는 피해보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오버밸류된 상태로 인수한다는 것은 이후 경영권을 가지고 왔을 때 이 이상의 가치 있는 기업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라고 설명했다. 강 사장은 공개매수 이후 중장기적으로 고려아연의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려아연의 대항공개매수는 (이익) 구조가 안 나온다고 전망했다. 강 사장은 "영풍·MBK파트너스는 경영권을 가지게 되는 주식을 팔게 되는데 고려아연은 그렇지 않다"며 "비싼 가격에 사서 더 비싼 가격에 사줄 (다른) 사람이 있을지 그게 고려아연의 난관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대항공개매수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권리니까 이래라 저래라 말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면서도 "고양이 피하려다 호랑이 만나는 꼴 안되도록 했으면 좋겠다. 특히 불법 요소가 있는 일은 정말 안하셨으면 좋겠다"고 우려했다.

고려아연이 전구체 가공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선정해달라고 정부에 신청한 것에 대해서는 "언제 저희가 해외 매각하겠다고 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중국에 매각) 안하겠다고 했는데 자꾸 그 얘기 군불을 떼우는 것은 다른 의도가 있다고 본다"며 "일종의 공격성 발언 아닌가"라고도 말했다. 고려아연은 지난 2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국가핵심기술 판정신청서를 제출했다.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경제 안보 등의 이유로 외국 기업이 이 기업을 인수하려면 정부 승인이 있어야 한다.

고려아연 내부 반발로 인해 화학적 결합을 어렵지 않겠냐는 지적에는 "회사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들어온 사람이 점령군처럼 대책도 없는 얘기로 감놔라, 배놔라 얘기하면서 갈등을 일으키면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시간을 두고 인내를 가지면서 화학적 결합을 하게되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 24일엔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이제중 부회장을 비롯한 핵심기술인력이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권이 영풍·MBK 측으로 넘어가면 모두 회사를 그만둘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영풍의 기자회견 이후 고려아연 주가는 오후 1시 39분 기준 71만1000원으로 전일 종가 대비 0.28% 떨어졌다. 

bean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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