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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키시마호 승선자 명부 제공으로 한·일 갈등 재연 가능성

기사입력 : 2024년09월09일 07:35

최종수정 : 2024년09월09일 07:35

日, 79년 동안 명부 존재 부인...정보공개로 거짓 드러나
첫 명부 제공에도 여론 악화...한·일 갈등으로 번질 수도
희생자 단체, 일본에 사과·배상·한·일 공동 진상규명 촉구
"자발적 제공 아닌 어쩔 수 없이 인정한 것"...협조 불투명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1945년 광복 직후 일본에 끌려갔던 조선인 강제동원 피해자를 태우고 부산으로 귀국하다 원인 불명의 폭발로 침몰한 우키시마호의 승선자 명부 일부를 지난 5일 일본이 처음으로 제공한 것은 79년 동안 역사 속에 묻혀 있던 우키시마호의 진실을 밝힐 수 있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일본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의 방한 하루 전에 전격적으로 조선인 승선자 명부 19건을 주일 한국대사관에 제공했다. 일본은 한·일 관계 개선의 흐름을 부각시키는 '방한 선물'로 받아들여지기를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명부 제공으로 우키시마호 침몰과 관련된 연구가 다시 이뤄지고 피해자 지원 등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은폐 책임, 배상 등을 둘러싸고 한·일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일본의 명부 제공은 한·일 관계 개선의 흐름과 순방향으로 작용하지 않고 오히려 새로운 갈등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6일 청와대 본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부인 기시다 유코 여사와 만찬에 앞서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4.09.07

우키시마 승선 조선인은 대부분이 강제동원 피해자와 가족들이기 때문에 일본이 제공한 명부는 사실상 강제동원 피해자 명부나 마찬가지다. 이 사실만 갖고 보면 전향적이라고 볼 수 있지만, 문제는 일본이 자발적으로 명부를 넘긴 것이 아니라는 점에 있다.

우키시마호는 해방 직후인 1945년 8월 22일 조선인 강제동원자 수천명과 가족들을 태우고 아오모리현 오미나토에서 출항해 부산으로 향하던 중 마이즈루항에 기항하려다 선체 밑부분에서 폭발이 일어나 침몰했다. 일본 정부는 승선 조선인 3725명 중 524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유족들은 생존자와 목격자 증언을 통해 승선자가 8000명 이상이며 사망자가 수천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우키시마호 침몰은 모든 것이 의문 투성이다. 처음부터 부산으로 가는 항로로 항해하지도 않았고, 마이즈루에 기항하려 했던 이유도 알 수 없다. 또 미군이 설치한 해저 기뢰가 폭발해 배가 침몰했다는 일본 정부의 발표와 달리 선체는 내부폭발의 흔적이 역력하다. 폭발이 일어나기 전 일본군 선원들이 작은 배로 먼저 탈출했다는 목격자 증언도 있다. 더욱이 일본 정부는 사고 후 수년 간 선체 인양과 유해 수습을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생존자와 유족들은 일본군이 배를 자폭 침몰시켜 조선인 승선자들을 몰살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사고 초기부터 승선자 명부를 달라는 한국의 요청에 "명부가 침몰과 함께 사라져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지난 5월 명부 존재 사실을 확인한 일본 언론인의 정보공개 요청에 따라 문서 3건을 공개하면서 일본 정부가 그동안 명부를 은폐하고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다큐멘터리 영화 <우키시마호> 포스터

이번에 일본이 한국에 명부를 제공한 것은 진실 규명이나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것이 아니다. 명부가 없다고 버티다가 거짓말한 것이 탄로나 어쩔 수 없이 일부만 넘겨준 것이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는 일본의 명부 제공 이후 대일 여론이 더 나빠졌다.

우키시마호 희생자 단체와 전문가들은 명부 제공에 앞서 일본의 사과가 선행되었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앞으로 전체 명단을 확보하고 한·일 양국이 공동으로 진상규명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희생자 유골을 국내에 봉환하고 일본 정부가 유족들에게 배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일본의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용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22명의 의원들은 '한·일 양국의 우키시마호 폭침 사건 진상규명 등 촉구 결의안'을 제출하고 일본의 공식 사과와 모든 관련자료 공개 등을 촉구했다.

한·일 관계 전문가는 "일본이 자발적으로 명부를 준 것도 아니고 방침이 변한 것도 아니므로 앞으로 일본이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 "일본이 소극적으로 대처할 경우 국내에서 일본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한·일 관계도 다시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이 이번에 제공한 명부는 전체 75건 중의 일부다. 나머지 명부를 제공할지, 언제 제공할지 등은 정해진 것이 없다. 또한 79년 동안 명부 존재 자체를 부인했던 일본 정부가 진상 규명에 적극 협조하거나 사과 및 배상을 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어렵다. 한·일 관계 개선을 최대 업적으로 내세우며 일본과의 갈등을 피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윤석열 정부가 얼마나 이 문제 해결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인지도 미지수다.

opent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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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로봇 '개미' 순찰·배달 시작 [서울=뉴스핌] 김양섭 기자 = 자율주행로봇 전문기업 로보티즈(대표 김병수)는 양천구 소재 공원에 자율주행로봇 '개미(GAEMI)'를 도입해 수거·순찰·배달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13일 밝혔다. 지난 7월 실외이동로봇 운행안전인증을 획득한 오픈형 타입의 '개미'는 이번 양천구에서 첫 운행을 시작했다. 넓은 적재 공간과 개방형 구조로 다양한 작업이 용이하게 설계된 오픈형 타입의 '개미'는 공원 내 재활용품 수거 서비스 및 안전순찰을 수행할 계획이다. 서울경제진흥원의 지원 사업 중 첨단기술이 적용된 혁신제품· 서비스를 시정현장에 활용 및 실증해 사업화를 지원하는 '테스트베드 서울'에 선정돼 양천구와 함께 2024년 실증을 진행한다. 또한 2025년부터는 '스마트로봇존'을 통하여 본격 기술사업화를 진행하는 것으로 각각 최종 선정됐다. 이를 통해 양천구 내 '양천', '파리', '오목' 총 3개소의 공원에서 각 8대씩 최종 24대의 '개미'를 운용하게 된다. 공원 곳곳에 배치된 QR코드를 통해 호출하면 해당 위치로 도착 후 재활용품을 수거하는 방식이다. 플라스틱, 종이, 캔 등의 수거함이 구별된 '개미'들은 재활용품 수거 이후 자동으로 충전 스테이션으로 복귀한다. 또한 수거함이 가득 차면 '개미'는 스스로 집하장으로 이동해 재활용품을 비운다. 이외에도 '개미'는 야간 공원 이용객들의 안전을 더욱 강화한다. 일정 시간이 되면 지정된 순찰 경로를 따라 이동하며 주변 환경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화재, 도난 등 긴급 사고 발생 시 즉시 감지하고 관제센터에 실시간으로 전송해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 로보티즈는 '개미'의 자동화된 수거·순찰 로봇 서비스의 도입을 통해 도심공원의 환경 미화 문제와 더불어 고령화된 근로자의 부담을 덜어주고 쾌적한 녹지 환경을 조성하는데 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개미'는 공원 인근 중소상공인과 협의를 거쳐 공원 내부까지 상품을 배달해주는 로봇 배달 서비스까지 수행하며 공원 내 편의성 더욱 높일 예정이다. 추가로 도입될 배달 서비스까지 포함하여 2025년까지 총 24대로 확장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로보티즈의 자율주행로봇 '개미'는 올해 1월 국내 최초 실외이동로봇 운행안전인증 1호를 획득하며 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도심지, 캠퍼스, 공원, 아파트, 병원, 호텔, 캠핑장 등 폭넓은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오랜 기간 실증을 거듭하며 쌓은 방대한 현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능 향상과 최적화를 진행하고 있다. 조만간 본격적인 자율주행로봇 양산 납품과 배송 생태계를 조성할 예정이다. 김병수 로보티즈 대표는 "이번 서비스 도입을 통해 공공분야에서 자율주행로봇 '개미'의 활용 가능성을 확인하고 나아가 실제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인력 효율화를 기대한다"라며 "앞으로 로보티즈의 현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더 많은 분야에서 자율주행로봇 '개미'가 활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로보티즈] ssup825@newspim.com 2024-09-13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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