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ESA 레이더, 한국 전투기 개발 기술력 증명
세계 12번째 개발 성공, 2025년 KF-21 탑재 예정
국내기업·정부, AESA 레이더 국산화·수출 속도
기업들의 신기술 개발은 지속가능한 경영의 핵심입니다. 이 순간에도 수많은 기업들은 신기술 개발에 여념이 없습니다. 기술 진화는 결국 인간 삶을 바꿀 혁신적인 제품 탄생을 의미합니다. 기술을 알면 우리 일상의 미래를 점쳐볼 수 있습니다. 각종 미디어에 등장하지만 독자들에게 아직은 낯선 기술 용어들. 그래서 뉴스핌에서는 'Tech 스토리'라는 고정 꼭지를 만들었습니다. 산업부 기자들이 매주 일요일마다 기업들의 '힙(hip)' 한 기술 이야기를 술술~ 풀어 독자들에게 전달합니다.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전 세계적으로 무인 체계의 필요성이 커지는 추세입니다. 아군의 전투력을 극대화시키며 생존성까지 보장하는 방안이 군의 흐름으로 자리 잡으면서 유무인 복합 체계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최첨단 레이더는 현대 공중전에서 전투기의 생존 및 전투의 승패를 가르는 핵심 장비로 꼽힙니다.
◆AESA 레이더, 전투기의 미래...적 전파 방해 무력화
최첨단 레이더 중에서도 AESA(능동전자주사식 위상배열) 레이더는 미래 공중전의 가장 중요한 장비 중 하나입니다. 공중과 지상·해상 표적에 대한 탐지 및 추적 등 다양한 임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최첨단 레이더로 분류됩니다. 이 때문에 AESA 레이더는 '전투기의 눈'이란 별명이 붙기도 했습니다.
한국형 전투기(KF-21)에 장착된 한화시스템의 AESA 레이다. [사진=한화시스템] |
AESA 레이더는 전면부에 장착된 1000여개의 소형 통합 모듈을 장착하는데 각 모듈들은 송신·수신이 가능합니다. 서로 다른 주파수를 만들어 송신할 수 있습니다. 적의 전파 방해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조금 더 세부적으로 설명해볼까요. 기계식 레이더는 단일한 발생기가 내는 전파를 각각의 송신기로 내보내는 형태로 상대방이 하나의 주파수만 역추적하면 됐습니다. 하지만 AESA 레이더는 임의의 주파수를 가진 여러 전파를 개별 모듈이 송신하는 방식이라 적의 레이더 추적으로부터 잡힐 가능성이 낮아집니다. 전투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또 AESA 레이더는 기계식 레이더를 적용한 전투기보다 전투력은 3~4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투력 극대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핵심 기술인 셈입니다.
◆AESA 레이더, 한국 기술력 증명...세계 12번째로 개발 성공
AESA 레이더는 원래 미국과 유럽, 이스라엘, 중국, 일본 등 일부 국가만 보유한 첨단 기술이었습니다. 미국으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아 개발하는 것을 시도했었습니다.
하지만 2015년 미국이 이를 거부했고 우리 정부와 관련 기업들은 독자 개발을 추진했습니다.
당시 해외 각국에선 기술 이전 없이 국내 기술로만 레이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는 시선이 많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개발한 지 4년 만인 2020년 8월 우리나라는 세계 12번째로 AESA 레이더 개발에 성공했고, 시제 1호기를 출고했습니다.
국내 기업은 최근 AESA 레이더의 상품화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AESA레이다를 장착해 점검 중인 KF-21 시제기. [사진=한화시스템] |
대표적으로 한화시스템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하는 한국형 전투기(KF-21)에 탑재되는 AESA 레이더 국산화에 성공했습니다. 지난해 5월 KF-21 시제기에 탑재해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고, 올해 6월 방위사업청과 KF-21 한국형전투기에 탑재될 AESA 레이더 최초양산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2025년 8월 말부터 KF-21에 실제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LIG넥스원도 지난 7월 네덜란드 왕립 항공우주센터와 'FA-50 공랭식 AESA 레이더 비행시험'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습니다. 비행시험이 완료되면 국내 최초의 FA-50용 공랭식 AESA 레이더의 즉시 탑재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산 AESA 레이더, 해외 수주 기대
통상적으로 AESA 레이더에는 수랭식(Water Cooling) 냉각기법이 사용됩니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이 개발한 AESA 레이더는 '공랭식(Air Cooling) 냉각 기술'을 적용했습니다.
[서울=뉴스핌] 국내 최초 공랭식을 적용한 전투기용 AESA 레이더 [사진=LIG넥스원] |
공랭식은 별도의 냉각 장비가 필요 없어 부피와 무게를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경공격형 항공기의 도입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의 AESA 레이더 탑재가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정부도 AESA 레이더의 수출을 적극 지원할 것으로 보입니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앞으로 KF-21 AESA 레이더의 해외 수주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향후 다른 유사 무기체계에 적용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습니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