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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들의 일터] 조미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사무총장 "나눔 실천 직업... 나에겐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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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은 책임져야 할 내 선택"..인재 발굴에 보람 느껴
"나눔 가치 실천할 때 가장 행복...나만의 리더십 키워야"
"내 탓일까, 엄마 죄책감 버려야", 일하는 엄마가 대세

절박할수록 돌아갈 수 있는 있는 지름길이나 꼼수는 없다. 우리 사회 일터 고수들에게는 그들만의 성공 노하우가 있다. 어떤 철학을 가지고 일을 대하는지, 그 일터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까지 지난했던 과정과 그늘들, 화려함 뒤에 가려진 노력과 자세를 곱씹어 보면서 성공의 실마리를 찾아볼 일이다. 고용노동부 관료를 거쳐 여성가족부 차관까지 일자리 문제를 전문적으로 고민하고 일터의 정점까지 올랐던 김경선 행복한직장생활연구소장이 각 전문 분야의 고수들을 만나 그들만의 경험과 비밀스러운 성공 레시피를 듣는다.

[서울=뉴스핌] 김경선 행복한직장생활연구소장 =유엔 산하 아동구호기관인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이자 재단법인 세종문화회관 이사장인 조미진 이사장은 자신만의 성공의 정의를 갖고 있었다.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와 자신이 매일같이 하고 있는 일이 일치하는 것"이라고 했다. 남들이 인정하는 자리에 올라가거나 큰돈을 버는 것이 아니고 내가 하고 있는 일, 나의 직업이 내가 추구하는 가치를 실천하는 삶이라면 성공한 삶이라는 것이다. 모토로라 미국, 한국, 중국 법인의 임원을 거쳐 LG디스플레이 첫 여성 임원, 현대자동차그룹 전무 등 인적자원 개발과 인재관리 전문가로 30여 년을 근무한 내공이 묻어나는 의견이었다.

유니세프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현재의 본인은 자신이 정의한 성공의 5단계 중 성공나눔과 성공마감 사이에 있다고 스스로 진단하기도 했다. 경력 단절의 큰 고비인 출산과 육아를 거치면서 한 번도 일을 놓아본 적이 없고, 자신이 하는 일의 의미를 정확히 꿰뚫고 그에 최선을 다하면서 프로페셔널한 삶을 살아온 그가 남들은 정년퇴직을 할 나이에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사무총장에 도전하고, 그 일을 또 멋지게 성공시켜 나가는 이야기를 들으니 정말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는 삶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세종문화회관 라운지에서 진행된 인터뷰는 그가 일을 통해 추구하는 삶의 가치, 일에 대한 철학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사회 의장으로서 세종문화회관을 시민들에게 열린 예술 공간으로 변화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는 그의 모습에서 다부진 자부심이 묻어나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조미진 세종문화회관 이사장이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뉴스핌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7.30 mironj19@newspim.com

◆ "나에게 일은 책임져야 할 선택이다"
-일은 나에게 무엇인지 정의한다면.
▲ 일은 내가 책임지고 컨트롤해 나갈 나의 선택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저는 평생 일하는 어머니를 보고 커서 당연히 일은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다만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인지, 어떻게 해 나갈 것인지는 그 일 자체가 제가 컨트롤해 나갈 삶의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책임져야 할 선택이라고 말한 것이고요. 어린 시절 군인이셨던 아버지가 작전 도중 돌아가시고 생계를 어머니가 책임지셨습니다. 어머니는 평생 자식들을 공부시키기 위해 일을 해오셨고, 그런 어머니를 보고 자라서 저도 당연히 평생 일을 하고 직장을 다녀야 한다고 생각했죠.

제가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던 때에는 결혼이나 출산을 하면 여성들은 직장을 그만두어야 하는 것이 다반사였습니다. 운이 좋게 제가 처음 입사한 회사는 글로벌 회사였는데 공장과 사무실 모두 여성들이 출산을 하고도 일을 다 하고 있었습니다. 워낙 삶의 이벤트로 일을 관둬야 한다는 생각도 안 했지만 이후에도 일과 가정을 병행하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그러니 그 과정에서 생기는 어려움은 당연히 제가 다 감당해야 할 몫이었죠. 뚝심 있게 저의 삶을 선택하고 그 결과는 제가 책임져야 할 부분으로 생각하며 살아온 것 같습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조미진 세종문화회관 이사장이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뉴스핌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7.30 mironj19@newspim.com

◆ "인재를 발굴 육성하는 일 무엇보다 보람 있어"
- 모토로라의 HRD 스페셜리스트로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국내외 대기업에서 인적자원 개발과 HR 업무를 해오셨는데 그 일의 가장 큰 보람은 무엇인지.
▲ 채용 단계부터 교육훈련, 배치, 보상 등 성과관리, 퇴직관리 등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인적자원 관리업무를 수행해 왔습니다. 조직의 목표 달성을 위해 이러한 업무들이 잘 구조화되어야 합니다. 구조화 작업을 하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들을 키우는 일은 정말 보람이 있지요. 기업이 성과를 내려면 결국 사람이 중요합니다. 그러한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실행하는 것이 저의 역할이었습니다. 저의 역할이 다는 아니었지만 제가 성장을 도왔던 인재들이 지금 해당 기업에서 중요한 리더로 활약하고 계신 것을 보면 큰 보람이 느껴지죠.

- 반대로 HR 업무를 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을 텐데 어떤 경우가 가장 힘들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 가장 힘들었던 점은 제한적인 정보를 가지고 인사 판단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임원 인사는 한분 한분의 중대한 삶의 결정이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라 제가 인사담당 임원으로서 객관적인 정보를 제대로 수집하고 활용하는가에 대해 늘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퇴임이 결정된 임원분들과 마지막 면담을 하게 될 때, 저 역시 그분들의 개별적 상황에 대해 깊이 공감하지만 회사의 결정도 이해가 되는지라 참으로 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조미진 세종문화회관 이사장이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뉴스핌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7.30 mironj19@newspim.com

◆ "나눔의 가치를 실천하는 일 너무나 행복"
- 지난해 말 유니세프 사무총장에 취임하셨는데 어떻게 하게 되었고 하시는 일은 어떤지요.
▲ 현대자동차그룹 인재개발원 부원장을 마치고 나서 리더십 컨설팅과 관련된 콘텐츠 제작에 전념하였습니다. '미진 서재'라는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였고요. 그러던 중 유니세프 사무총장 공모를 보고 응모하게 되었습니다. 28대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고요. 유니세프는 유엔 산하 공식 아동구호기관입니다. 전 세계 150여 개국의 아동들을 돕고 있습니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는 모금이 주된 업무인데 우리나라가 과거 혜택을 받던 나라에서 이제는 33개 공여국가 중의 하나가 되었죠. '나눔'은 사실 저의 커리어를 통해 지속적으로 추구해온 가치입니다. 이제까지 조직 내에서 제 역할을 통해 리더십 나눔을 해왔다면, 유니세프라는 나눔의 미션을 가진 조직에서 보다 실질적인 나눔을 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합니다. 제가 추구하는 가치와 제가 매일 하고 있는 일이 하나로 통하게 되어서 그야말로 성공이라고 해야겠죠?

- 남들 정년퇴직하는 나이에 공모직에 응모하신 거군요. 직접 준비를 하신 건지.
▲ 제가 다 직접 공모 준비를 하고 인터뷰도 두 차례나 했습니다. NGO에서 일한 적은 없었지만 NGO도 하나의 조직이니 기본적으로 조직 운영과 관리라는 측면은 같겠다 싶긴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만에 인터뷰를 하고 검증받는다고 생각하니 긴장도 되고 살짝 부담도 됐습니다.

취임한 후 일을 하면서 지금까지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의 인적자원 퀄리티입니다. 제가 취임하고 석 달 동안 90여 명 되는 직원을 모두 면담했어요. 많은 분이 가치지향적으로 살고자 하는 삶의 목표를 가지고 있었고, 국제기구의 하나이다 보니 영어 실력들이 정말 좋더라고요. 삶의 가치와 뛰어난 역량이 합쳐져 훌륭한 조직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점이 참으로 인상적입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조미진 세종문화회관 이사장이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7.30 mironj19@newspim.com

◆ "리더십엔 정답이 없다. 자신만의 리더십 키워야"
- 리더십 전문가로서 많은 컨설팅도 하셨을 텐데 직장인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 과거 기업 조직에서 각광받던 리더십은 카리스마 리더십이었지요. 한 사람의 카리스마적인 리더가 모든 해답을 가지고 강력하게 이끌어 가는 리더십은 추격형(Fast Follower) 경제발전 모델에 가장 부합하는 스타일이었습니다. 그런데 현재와 같이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다이내믹한 조직 환경에서는 한 사람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없습니다. 이렇게 복잡하고 다양해진 환경에서는 많은 사람이 자신의 아이디어와 생각을 자발적으로 내놓고 기여할 수 있도록 공감하고 성장을 지원하는 리더십이 더욱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감성적으로 접근하고 협력하도록 이끄는 리더십은 여성들이 훨씬 더 유리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과거에는 외향적인 사람이 리더로 더 적합한 것처럼 보였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외향적이든 내성적이든 리더십은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을 갖춰 나가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 세종문화회관 이사회 의장으로도 리더십을 발휘하고 계신데 어떤 원칙하에 이사회를 운영하시는지.
▲ 제가 문화예술계에 직접 종사한 것은 아니었는데 이사장 제안이 왔을 때 굉장히 보람 있는 일이고 제가 은퇴 후 집중해온 콘텐츠 제작 확산과도 많이 관여되어 있어서 맡게 되었죠. 안호상 사장님이 워낙 뛰어난 공연예술 기획자이시기 때문에 제가 의장을 맡고 있는 이사회는 세종문화회관이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운영되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사님들의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이사회 참여를 원칙으로 이사회를 진행합니다. 그래서 이사회 참석률이 거의 100% 가까이 됩니다. 이사님들이 각자의 전문성을 가지고 이사회에 창의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사전에 이사회 안건을 꼭 공부해 오시도록 합니다. 그리고 의결에 앞서 충분히 토의를 거치도록 해서 이견을 없애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합니다.(웃음)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조미진 세종문화회관 이사장이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7.30 mironj19@newspim.com

◆ "무조건 내 탓이 아닐까 하는 죄책감 버려야"
- 여성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 일하는 엄마로 살아가면서 항상 미안한 마음이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에 대해 항상 죄책감을 가지죠. 큰아이가 4~5살 무렵에 아이를 돌봐주던 도우미 분이 울면서 회사로 전화를 한 적이 있었어요. 아이가 없어졌다고. 그래서 저도 울면서 급하게 집으로 달려갔는데 도착해 보니 아이가 무사히 집에 돌아와 있는 거예요. 잠깐 사이에 아이가 친구 따라 친구 집에 들어갔는데 그걸 못 봐서 생긴 일이었죠. 짧은 시간이었지만 얼마나 참담한 기분이었는지 모릅니다. 내가 일하러 다닌다고 아이를 제대로 못 키우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죠.

이제는 일하는 엄마가 대세입니다. 일이냐 가정이냐 어느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시대는 지났고요. 뭐든지 내 탓인가 하는, 일하는 엄마 콤플렉스를 버리라고 말해 주고 싶습니다. 자신의 일을 대범하게 뚝심 있게 해 나가면 좋겠습니다. 또 하나는 오래 일해야 하기 때문에 건강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꾸준하게 운동해서 체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고, 자신만의 시간을 꼭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명상을 통한 성찰의 시간을 갖는 것도 좋습니다.

<에필로그>

김경선 소장.

조미진 이사장의 유니세프 사무총장 취임 기사를 모 일간지에서 보고, 또 우연한 기회에 세종문화회관 재단이사장도 맡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인터뷰를 청하게 되었다. 주된 경력에서 은퇴하고도 이렇게 왕성하게 활동하는 비결은 무엇일지가 가장 궁금했는데 인터뷰를 하면서 답을 금세 찾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일에 대한 깊은 열정을 갖추고 있었다. 또한 그 일이 가지는 가치를 정확히 파악하면서 일을 추진하는 명석함과 분석력을 갖추고 있었다. 기회가 주어졌을 때 주저하지 않고 바로 도전할 수 있는 용기도 지니고 있었다. 반짝이는 눈빛이 인상적인 조미진 이사장은 나이와 관계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는 언제나 도전할 수 있는 영원한 현역일 것이다. 자신만의 성공의 정의를 만들고 성공준비, 성공예감, 성공시대, 성공나눔, 성공마감이라는 성공의 5단계를 설계한 리더십 컨설턴트로서 스스로를 성공나눔과 마감의 중간쯤에 있다고 진단하는 모습을 보면서 필자는 '나는 지금 어디쯤 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웃음)

*김경선 행복한직장생활연구소장은 1991년 행정고시를 합격하고 공직에 입문했다. 30년 넘는 공직생활 대부분을 고용노동부에서 보냈고, 마지막으로 여성가족부 차관을 역임했다. 은퇴 후 공직생활에서의 경험과 역량을 MZ세대 직장인들과 공유하고자 행복한직장생활연구소를 만들어 온라인으로 소통하고 있다.

kyoungseon04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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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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