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국회 출입 기자 간담회 개최
"여야 극한 대치, 제왕적 대통령제·요즘 정치문화 탓"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이 21일 여야 대치 상황에 대해 "다람쥐 쳇바퀴에 머무는 것은 국민이 바라는 정치는 아니다. 무책임하다"라고 밝혔다.
우 의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출입 기자 간담회를 열고 "정치는 문제가 되는 현실을 변화시킬 때 힘을 갖는다고 생각한다"며 "한 발짝, 반 발짝이라도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치열함, 때로는 앞으로 나아가지는 못하더라도 뒤로 후퇴하는 것은 막으려는 필사적인 노력, 이런 것이 정치"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출입기자 간담회를 열고 있다. 2024.08.21 leehs@newspim.com |
그는 대치 정국을 해결하기 위해 ▲갈등하고 싸우더라도 합의된 기준은 지킬 것 ▲무엇이 민심인지 싸우지 말고, 현장에서 확인할 것 ▲국회를 사회적 대화의 플랫폼으로 만들 것 등을 강조했다.
이어 "국회 현실을 보면 구조적으로 여야 간 갈등과 대치 상황에 놓여 있다. 크게 제왕적 대통령제가 가진 권한의 불균형 영향이 있고 요즘 정치 문화의 영향도 있다"고 진단했다.
우 의장은 "그러다 보니 매번 상황이 가파르고 교섭단체 대표들이 교섭에 충분한 시간과 노력을 못 쓰는 측면도 있다"며 "구조적 갈등 요인이 국회 운영에서 사실상 상수인 셈"이라고 짚었다.
그는 "의장으로서 여야 중재에 난관이 클 수밖에 없는 조건이지만 더 많은 고심을 하고 애를 써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번 방송법 중재안을 낸 것도 이런 상황 인식이 있었다"며 "의장이 좀 욕을 먹더라도 상황을 좀 변화시켜 보자는 결심이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아주 안타깝고 아쉬웠다"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아쉽더라도 상황을 매듭지어야 다음 단계로 나갈 수 있기 때문에 국회법 절차에 따라 처리를 했다.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라며 "대화와 중재, 국회법 절차, 어느 하나에 묶이지 않고 어떻게든, 반 발짝이라도 앞으로 나아갈 방법, 국민에게 이로운 방향이 무엇인가를 중심에 놓으려고 한다"고 그간 소회를 밝혔다.
또한 최근 야당 주도로 통과된 법안이 여당의 필리버스터와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에 번번히 가로막히는 상황을 언급하며 "국회의장과 양당 원내대표 오찬 회동을 정례화했는데 잘 살려보려고 한다"고 했다.
그는 "여야 정당이 모두 전당대회를 마치고 새로운 리더십 하에서 성과를 보여야 하는 시간이 온 것도 의미 있게 생각한다"며 "성과를 내기 위한 진지한 협상의 시간을 만들 과제가 양당 모두에게 있는 게 아닌가, 이런 점에서 좀 기대를 갖고 있다"고 했다.
우 의장은 국회 5개 입법지원기관의 중점 사업을 발표하면서 ▲세종의사당 건립위원회 구성 ▲국회 탄소중립 로드맵 수립 ▲국회기록원과 국회 마음건강센터 운영 계획을 발표했다. 이외에도 저출생·불공정·디지털 전환 등 미래 의제에 대해 국회 내 기구들 총력 대응 체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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