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SM·YG·JYP 자회사 4곳 청약철회 방해행위 적발
"박스 개봉시 영상 필요"…교환·환불 규정 제멋대로 강제
공정위, 직권조사 실시…시정명령 및 과태료 1050만원 부과
[세종=뉴스핌] 백승은 기자 = 국내 4대 연예기획사의 온라인 쇼핑몰이 '꼼수' 판매를 하다가 덜미를 잡혔다.
교환 및 환불 요건을 법정 규정보다 훨씬 엄격하게 적용해 사실상 청약철회를 방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위버스컴퍼니 등 4개 아이돌굿즈 판매사업자의 청약철회 방해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태료 1050만원을 부과한다고 11일 밝혔다.
공정위가 국내 주요 엔터테인먼트 4개사의 청약철회 방해행위에 대해 일제히 시정명령 조치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적발된 사업자는 ▲위버스샵 ▲에스엠 타운앤스토어 ▲와이지 셀렉트 ▲집샵 등 4곳이다. 이들 쇼핑몰은 각각 하이브 자회사 위버스컴퍼니(위버스샵), SM엔터테인먼트 자회사 SM브랜드마케팅(에스엠 타운앤스토어), JYP엔터테인먼트 자회사 JYP쓰리식스티(집샵), YG엔터테인먼트 자회사 YG플러스(와이지 셀렉트)가 운영하는 쇼핑몰이다.
특히 위버스샵에서는 하이브의 5개 자회사 소속 아이돌인 방탄소년단, 뉴진스 등 외에도 YG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등 여러 연예기획사 소속 아이돌의 음반 굿즈를 판매하고 있다.
[사진=위버스샵 홈페이지 캡쳐] 2021.02.03 peterbreak22@newspim.com |
공정위의 조사에 따르면 이들 4개 업체는 쇼핑몰 상품 상세페이지, FAQ 등에 상품 하자의 경우 '7일 이내'에만 청약철회가 가능하다고 기재했다.
전자상거래법에 따르면 물품을 받은 날부터 7일 이내 청약 철회를 할 수 있고, 물품에 하자가 있는 경우 3개월(해당 사실을 안 날로부터 30일) 내에 철회할 수 있다. 이에 따르면 4개 업체는 청약철회 가능 기간을 임의로 단축해 고지해 관련 법을 위반했다.
이들 업체는 상품에 구성품이 누락돼 교환·환불을 요청하는 경우 상품 개봉 과정을 촬영한 동영상, 이른바 '언박싱' 영상을 반드시 제출하게 했다.
전자상거래법에는 재화나 재화 포장이 사용 또는 훼손된 경우 청약철회가 제한된다고 규정한다. 다만 이에 대한 입증은 사업자가 해야 하기 때문에 언박싱 영상 요구는 소비자의 청약철회권 행사 방해다.
상품 공급 시기를 특정해 표기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예를 들어 위버스 컴퍼니는 방탄소년단의 '아미 멤버십 기프트' 상품 상세 페이지에 '다음 분기 내 순차 배송 예정이다"라고만 표기하고, 공급 시기 정보를 보다 구체적으로 제공하지 않았다.
SM엔터테인먼트의 청약철회 방해행위 [자료=공정거래위원회] 2024.08.09 100wins@newspim.com |
공정위는 4개 사업자의 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향후 행위금지명령)을 부과하고, 위버스컴퍼니·SM브랜드마케팅·JYP쓰리식스티의 상품 분실 관련 청약철회 제한 행위에 대해서는 경고를 부과했다.
시정명령·경고와 함께 총 과태료도 1050만원을 부과했다. 위버스컴퍼니는 300만원, 그 외 3개 사업자는 250만원이다. 다만 4개 사업자 모두 위법 사항을 자진 시정한 점을 고려해 금액을 감경했다.
박민영 공정위 시장감시국 전자거래감시팀장은 "지난 2022년 말 한국소비자원과 서울시 전자상거래센터에 아이돌 굿즈 관련 청약철회 방해 등 관련 민원이 굉장히 많이 들어 왔다는 민원분석 리포트를 발간했다"며 "이를 단서로 공정위가 직권조사를 실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박민영 팀장은 "이번 조치는 아이돌굿즈의 주된 수요 계층이지만 전자상거래법상 권리에 대한 인식은 상대적으로 낮은 10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엔터업계의 위법행위를 적발·시정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공정위의 조치에 대해 하이브는 "당사(위버스컴퍼니)는 이번 공정위 조사 과정에서 인지한 소비자 안내사항 등에 대해 자진 수정을 진행했으며, 조사결과에 따른 조치를 모두 수용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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