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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어도어 갈등...'멀티 레이블' 체제의 모순과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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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월간 '한류나우' 웹진서 '멀티 레이블' 문제 조명
대형 케이팝 기획사들, 상호 경쟁과 갈등 조율 실패
독립 레이블과 모기업 간의 대립 심화로 시너지 못내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하이브-어도어 갈등을 불러온 케이팝의 '멀티 레이블' 체제가 좀더 체계적으로 정리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발행한 격월 한류동향 분석보고서 '한류나우' 7·8월호에서 하이브-어도어의 갈등은 국내 케이팝 산업의 '멀티 레이블' 체제가 가진 모순과 불안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의 기고문을 요약해봤다.

◆ 몸집만 불려온 케이팝 기획사들, 멀티 레이블 조율 실패

세계 음악 시장에서 레이블은 음반사를 뜻하지만, 케이팝 산업에서는 다른 의미로 사용된다. 1990년대 유명 가수 및 프로듀서들을 중심으로 설립된 케이팝 기획사들은 대중음악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혀나가며 회사 규모를 키웠고, 그 과정에서 해외 활동, 음악 제작 특화의 기능을 수행하는 산하 부서 및 레이블을 설립했다. 2010년대 방탄소년단의 커다란 성공과 함께 성장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하이브로 사명을 바꾸며 플레디스, KOZ, 쏘스뮤직, 빌리프랩 등 다수의 음악 레이블을 인수합병하며 오늘날 '멀티 레이블'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지난 5월 열린 하이브-어도어 경영권 사태와 관련한 문화연대 주최 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 = 뉴스핌 자료사진]  2024.07.29 oks34@newspim.com

어도어는 그 확장 과정에서 하이브가 처음으로 선보인 독자 레이블이다. 하이브-어도어 갈등 사태를 통해 멀티 레이블 체제의 모순과 불안을 지적하는 의견이 제기됐지만, 실제 멀티 레이블은 케이팝 산업의 발전 과정에서 줄곧 존재했던 구조였다. 국내 굴지의 엔터테인먼트 기획사로 거듭난 하이브가 다양한 레이블 인수합병 및 운영 과정에서 상호 간의 경쟁과 갈등, 상이한 이해관계를 제대로 조율, 융합하지 못한 것이 이번 하이브-어도어 사태의 원인이다.

◆ 음악 레이블, 그리고 케이팝 산업의 '멀티 레이블' 체제가 주목받기까지

음악 산업에서 레이블(Lable)은 복합적인 용어로 사용된다. 넓은 의미로는 음악의 브랜드와 상표를 관리하고 소유하는 회사를 뜻하며, 자세하게 들어가면 음반 제작, 뮤직비디오 제작, 제도, 유통, 마케팅, 홍보, 저작권 관리와 더불어 신예 음악가 발굴 및 개발, 음악가와의 계약 유지를 담당하는 퍼블리싱 등 음악과 관련된 대부분의 업무를 진행하는 회사가 레이블이다. 

2024년 하이브-어도어(ADOR) 경영권 분쟁을 통해 하이브의 '멀티 레이블' 체제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늘었다. 해외에서는 멀티 레이블이라는 용어가 쓰이지 않을 정도로 레이블 산하 레이블 경영의 사례가 익숙한 반면, 케이팝 업계에서는 생소하기에 경영권 분쟁 사태를 설명하는 데 있어 핵심 관계자들부터 언론, 전문가들의 활용이 잦았다. 그러나 사실 케이팝 역시 1990년대 태동기부터 오늘날까지 크고 작은 레이블의 등장과 인수합병, 모회사와 자회사 개념의 관계는 꾸준히 존재했고 그 규모도 나날이 확장됐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하이브 본사. [사진 = 뉴스핌 자료사진] 2024.07.29 oks34@newspim.com

◆ 국내 3대 기획사들도 멀티리이블 체제 운영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등 '3대 기획사'라 불리는 케이팝 기획사 역시 한국에서의 지칭이 다를 뿐 해외 개념으로 레이블이다. '멀티 레이블' 체제는 SM엔터테인먼트가 2013년 울림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합병, 2017년 3월 30일 가수 윤종신이 설립한 미스틱엔터테인먼트의 최대 주주로 등극한 과정에도 적용할 수 있다.

YG엔터테인먼트가 2015년 소속 가수 에픽하이의 리더 타블로의 하이그라운드(HIGHGRND)를, 2016년 메인 프로듀서 테디(Teddy)의 더블랙레이블(THEBLACKLABLE)을 설립한 경우가 그 예시다. JYP엔터테인먼트는 2018년 7월 자사 제작본부를 아티스트별 레이블로 개편해 독립적으로 역할을 수행하는 지배구조로 개편하면서 2023년 매출 5,665억 원을 기록했고, SM엔터테인먼트 역시 2023년 'SM 3.0' 계획을 통해 유사한 형태의 산하 레이블 구조 개혁을 약속하고 실천했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어도어 로고. [사진 = 어도어 제공] 2024.07.25 oks34@newspim.com

하이브 역시 2005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설립 후 사명 변경 전까지 케이팝에서의 레이블 확장을 일궈왔다. 2010년대 중반에는 소속 그룹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성공과 더불어 산하 레이블 설립을 시작했다. 2017년 9월 방탄소년단의 일본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재팬을, 2018년에는 엠넷(M.net)과의 합작 오디션 프로그램 '아이랜드(I-LAND)' 제작을 위한 합작 회사 빌리프랩을 설립했다. 이 과정에서 하이브는 전례 없이 과감하고 빠른 투자를 통해 케이팝 시장에서 검증됐거나 가능성을 보여준 중형 레이블을 대거 인수하며 '멀티 레이블' 체제를 열었다. 현재 하이브의 국내외 레이블은 11개다.

갈등을 빚고 있는 어도어는 하이브가 처음으로 인수합병 과정을 거치지 않고 자사 레이블을 물적 분할하여 새롭게 설립한 레이블이다. 2019년, SM엔터테인먼트에서 다양한 그룹의 기획을 담당한 민희진을 하이브의 CBO로 영입한 이후 하이브는 민희진의 대표이사 지위와 함께 독자적인 음악 프로듀싱 팀, 크리에이티브 팀, 사업, 제작, 마케팅 등의 체제를 구축했다. 이 특수한 상황과 관계를 이해해야 하이브-어도어 갈등 사태와 '멀티 레이블' 체제를 정확히 바라볼 수 있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YG엔터테인먼트가 설립한 멀티 레이블.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2024.07.25 oks34@newspim.com

◆ 케이팝 '멀티 레이블' 체제를 둘러싼 논쟁과 갈등

어도어 민희진 대표는 4월 25일 긴급 기자회견 자리에서 하이브의 '멀티 레이블' 체제에 대한 비판과 함께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방시혁은 의장이지 않나. 두루 봐야 하는데 의장이 주도를 하면 알아서 기는 사람이 생긴다. 군대 축구 같이 골을 자꾸 의장한테 몰아준다. 그냥 인간 본성의 문제다.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으면 최고 결정권자가 위에 떠 있어야 한다"라며 방시혁 의장의 한계를 지적했다. 또한 멀티 레이블 운영 과정에서 빌리프랩 소속 걸그룹 아일릿이 어도어 소속 걸그룹 뉴진스의 제작 포뮬러를 무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레이블 내의 경쟁 심화 및 차별 대우에 불만을 토로했다.

'멀티 레이블' 체제 운영의 전제는 레이블의 자율과 독립 보장이다. 해외의 경우 거대 레이블 산하의 레이블이 고유의 개성을 살려 독특한 음악 세계를 펼치는데, 이를 위해 레이블 대표들은 모기업과의 지분 분배를 의논하거나, 거대 레이블에 유통하기 위해 협력하고 독립성을 유지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인다.

어도어는 2019년 하이브 CBO로 영입된 민희진 대표가 쏘스뮤직의 물적분할을 통해 2021년 설립했으며, 2023년에 어도어가 약 18% 주식을 인수하기 전까지 하이브의 지분율이 100%인 자회사 개념의 독립 레이블이었다. 2023년 인수 소식이 전해졌던 당시에는 하이브가 뉴진스의 성공을 이끈 민희진 대표에 동기를 부여하고 힘을 실어준다는 긍정적인 해석이 등장했다.

그러나 최근의 갈등 상황을 통해 임원진 내부에 갈등이 존재했으며, 하이브 이사진에 대한 민희진 대표의 불신과 어도어 레이블에 대한 차별 대우에 대한 불만이 상당했음이 공개됐다. 모기업과 자회사 관계의 대립, 독립 레이블 인수합병이 아닌 회사 차원의 분할을 통해 성공을 거둔 레이블이 겪는 모기업과의 갈등 상황이라는 점에서 하이브-어도어 갈등은 세계 음악 레이블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독특한 사례의 대립이다.

따라서 이번 사태의 책임을 '멀티 레이블' 체제 자체에 돌리는 주장은 적합하지 않다. 정확히는 하이브가 급속히 추진한 레이블의 인수합병 및 운영, 창작의 자율 및 독립성 보장의 과도기적 상황과 실패에 책임이 있다. 하이브가 설립한 빌리프랩, 하이브의 모체가 되는 빅히트 뮤직, 소성진 사내이사의 역할이 줄어든 쏘스뮤직은 '멀티 레이블' 체제를 표방했음에도 방탄소년단의 성공을 견인한 방시혁 이사와 빅히트 뮤직 프로듀서들의 의견 및 창작이 중요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방탄소년단과의 작업으로 명성을 얻은 빅히트 뮤직 프로듀서 피독(Pdogg), 슬로우래빗(Slow Rabbit)이 빌리프랩 소속 엔하이픈과 아일릿, 쏘스뮤직 소속 르세라핌, 빅히트 뮤직 소속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음악에 참여하고, 방시혁 의장의 의중이 소속 그룹의 서사와 콘셉트 의사 결정 과정에 중요하게 반영된다. 반면 한성수 대표와 범주(BUMZU) 프로듀서, 소속 그룹 세븐틴의 멤버 우지(WOOZI)가 기획과 음악 제작의 중심을 잡고 있는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의 경우는 하이브 인수합병 이후에도 고유의 개성을 지켜나가며 2023년에는 'FML' 앨범으로 6백만 장 판매고를 기록하는 등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독자 레이블 어도어 역시 민희진 대표의 의사결정에 따라 기획, 스타일, 마케팅, 유통 등 모든 창작 과정이 결정된다. 그러나 어도어는 독립 레이블 인수합병이 아닌 하이브의 자회사 격으로 출발했고, 민희진 대표는 하이브의 인적자본과 자금 지원을 바탕으로 걸그룹 뉴진스를 제작할 수 있었다. 각자 출발선과 지향점이 다른 레이블이 하나의 회사로 통합돼 가는 과정에서 상호 간의 경쟁과 갈등, 상이한 이해관계가 충돌했고, 그 가운데 하이브가 이를 내부에서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며 사태가 커졌다.

1990년대 가요계에서 영향력 있는 제작자들이 독자적으로 설립한 레이블로부터 출발한 케이팝은 성장을 거듭하며 2023년 기준 코어 팬덤 규모 350만 명, 업계 추정 8조 원 이상의 거대 음악 산업의 위용을 갖췄다. 치열한 경쟁과 육성을 거쳐 데뷔하는 아이돌 그룹과 충성스러운 팬덤의 소비, 이들을 지원사격하는 레이블의 마케팅과 판매 전략은 국제음반산업협회(IFPI) 기준 2023년 세계 음반 산업의 10.2% 성장에 기여했으며 글로벌 아티스트 차트에서 10위 권 내 네 팀의 케이팝 그룹이 진입하는 성과를 거뒀다(IFPI, 2024).

케이팝 레이블은 산업 확장에 발맞춰 기업 구조를 개편하고 창작의 자율권 및 독립성을 보장해 꾸준히 새로운 콘텐츠를 내놓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 과정에서 제왕적 지배구조의 모순을 지적하며 벌어진 첨예한 대립이 2023년의 SM 경영권 분쟁이었고, 급속히 성장한 하이브가 '멀티 레이블' 체제를 확립하는 과정에서 예측하지 못했던 분쟁과 구성원 간 조율 실패가 하이브-어도어 갈등으로 드러났다.

방시혁 의장은 2023년 SM 인수 실패 이후 3월 15일 관훈포럼 강연자로 나서 "세계 음반 시장 전체 매출 점유율이 3사는 합치면 67.4%에 달하지만, 국내 주요 케이팝 회사들은 아직 2% 미만"이라 언급하며 케이팝의 글로벌 경쟁력을 위한 레이블 인수 및 팬 플랫폼 개발을 언급했다. 케이팝의 확장 과정에서 '멀티 레이블'이라는 용어가 현재 해외에서는 사용되지 않는 것처럼 우리에게도 보편적인 음악 지배구조로 자리 잡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따로 또 같이, 각자의 영역에서 자유로운 창작과 다양한 철학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 오늘날 '멀티 레이블' 체제에 위기감을 느끼는 케이팝 레이블들의 지상과제다.

oks3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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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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