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용 원자력 RCP와 CRDM 제조
각각 원전의 심실과 신경계 중추역
원전 수요 왕성, 설비는 정체 상태
유럽 신규 발전소 건립 적극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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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의 정밀기기 제조업체 커티스-라이트(종목코드: CW)가 원자력 발전의 부흥기 재래 기대감 속에서 특수가 예상되는 이른바 '숨은 진주'로 거론되고 있다.
1. 어떤 기업
커티스-라이트는 공업과 방위산업 분야에서 정밀부품의 설계·제조·정비 등을 전개하는 회사다. ①항공우주·공업 ②방위전자 ③해군·전력 등 3가지로 사업이 나뉜다. 올해 1분기(1~3월) 매출액 기준 ①와 ②의 비중이 각각 모두 약 30%이고 ③이 40%다.
커티스-라이트 5년 주가 추이 [자료=코이핀] |
①에서는 상업용·군용 항공기에 사용되는 센서·제어장치·전자기계 작동 부품과 공업용·특수용 차량에 쓰이는 변속기 시프터나 견인 인버터, 제어장치 등을 다루고 ②에서는 상용 내장형 컴퓨팅 보드 모듈과 비행시험 장비, 포탑 조준 및 안정화 제품, 무기 처리 시스템 등을 취급한다.
③에서는 잠수함과 항공모함 등 미국 해군의 원자력 군함용 펌프·밸브·모터 및 발전기를 담당하고 상업용 원자로냉각재펌프(RCP)와 제어봉구동장치(CRDM) 등을 만든다.
2. 원전의 心室
3개 사업부 중에서 원전 투자 확대의 특수 기대감이 나오는 곳은 ③이다. 커티스-라이트가 취급하는 RCP와 CRDM은 각각 원전에서 '심장의 심실'과 '신경계 중추'와 같은 역할을 하는 설비다. 필수 장비인 만큼 원전 투자가 증가하면 자연스레 관련 장비의 수요도 늘 수밖에 없다.
원자로 구조, Control rods(제어봉), Coolant fluid(냉각재), Reactor coolant pump(원자로냉각재펌프) 등 [자료=아랍에미리트원자력에너지공사(ENEC)] |
RCP는 원자로 냉각재인 물을 강제 순환시켜 원자로 내부의 노심에서 발생한 열을 증기발생기로 전달하는 대용량 수직 원심형 펌프다. 한 마디로 고온의 열을 냉각시켜 주는 것이 냉각재이고 이를 순환시켜 주는 동력을 제공하는 게 펌프다. 원전에서 노심이 인체의 심장에 해당한다면 RCP는 심장의 심실(心室)이다.
CRDM은 원자로의 내부, 즉 노심에 삽입돼 핵분열 반응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제어봉을 더 깊이 삽입하면 핵분열 반응에 필요한 중성자를 더 많이 흡수해 출력(열에너지의 양)이 감소하고 반대로 인출하면 출력이 늘어난다. 신경계가 인체 활동을 조절하는 것과 유사하다.
3. 부흥기 재래
원전은 전력 생산 시 직접적인 탄소 배출이 거의 없고 태양광·풍력 등 다른 친환경 에너지원처럼 날씨에 큰 영향을 받거나 생산을 특정 지역에 의존하지 않아도 돼 안정적이면서도 친환경적인 전력원으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대량의 전력을 필요로 하는 인공지능(AI)이 열풍을 일으키면서 관련 기술을 가능케 하는 데이터센터 증설 수요가 늘어나자 이를 운영하는 대형 기술업체 사이에서 원전을 선호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2008년 원전 부흥기의 재래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기대감과 달리 원전 설비는 세계적으로 정체된 상황이다. WNA(세계원자력협회) 자료에 따르면 세계 전력 생산의 약 10%는 원전이 차지하는데 이는 약 440기 원자로를 통해 만들어진 것이다. 2022년 초 당시에는 438기(최다 기록)였다. 이런 까닭에 각국에서 원전 설비 투자 확대가 적극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4. 유럽 기회
각국의 투자 확대 흐름에서 커티스-라이트가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유럽에서의 신규 발전소 건립 수요, 미국에서는 원전 현대화 수요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상업용 원자로를 보유한 미국(94기)에서는 수명 연장의 수요가 많고 에너지 안보의식이 높아진 유럽에서는 신규 건립 의향이 늘고 있다.
국가별 가동 중인 원전 순발전용량(기가와트, 짙은 파란색)과 원자로 수(하늘색) [자료=IAEA] |
커티스-라이트의 주요 고객사는 세계 최대 원전 건설업체 웨스팅하우스다. 커티스-라이트는 웨스팅하우스에 RCP를 납품한다. RCP는 웨스팅하우스의 3세대 원전소 AP1000에 쓰이는데 모간스탠리에 따르면 각 발전소에는 RCP 4개가 필요하다고 한다.
커티스-라이트에 따르면 향후 10년 동안 유럽에서만 20~25곳의 신규 3세대 원전소가 건설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원자로 수(56기)를 보유한 프랑스는 2050년까지 최다 14기의 신규 원전을 건설할 방침이다.
모간스탠리의 크리스틴 리왁 애널리스트는 커티스-라이트의 관련 전망에서 웨스팅하우스가 원전 건설 계약의 50%를 수주(기본 시나리오)할 경우 커티스-라이트는 5년 동안 RCP로 15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연간으로 3억달러의 매출이 추가로 생기는 셈으로 회사의 올해 연간 매출액 컨센서스 30억3000만달러의 약 10%다.
▶②편에서 계속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