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탐사부문장 임명 후 곧바로 본격 세부기획 도입
심우주 탐사의 새로운 기점 확보 기대
"다누리 BLT 기법 경험 통해 라그랑주점 도달"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우주항공청이 '우주 관제탑' 역할을 해줄 라그랑주점(L4) 탐사에 1조원을 투입한다. L4는 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우주의 한 지점으로, 태양 활동과 태양권 환경을 지속적이고 포괄적으로 관측할 수 있는 구역이다.
탐사 분야에서 소행성 아포피스 프로젝트가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이번 탐사 사업이 구체화될 경우, 심우주 탐사의 새로운 기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9일 <뉴스핌>의 취재에 따르면, 우주청은 다음달께 탐사 부문의 프로젝트로 L4 탐사에 대한 세부기획에 돌입할 예정이다.
우주청 핵심 관계자는 "현재 탐사부문장이 공석인데, 6월에 임명되면 곧바로 탐사분야 과제에 대한 세부기획을 할 것"이라며 "L4 과제에 대한 세부기획을 우선 진행할 예정이며 1조원 규모"라고 밝혔다.
L4는 태양 활동과 태양권 환경을 지속적이고 포괄적으로 관측할 수 있는 구역이다. 일반적으로 라그랑주점은 두 천체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지점이다. L4는 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곳으로 태양에서 지구를 보는 시각에서는 태양의 왼쪽에 위치한다(그림 참고).
L4에서 태양 복사, 태양풍 및 태양권 자기장의 현장 측정을 하게 되면 달과 화성의 안전한 인간 탐사를 위한 방사선 환경을 모니터링하고 예측할 수 있다.
이번 과제는 한국천문연구원이 앞서 기획연구를 마친 프로젝트다. 천문연은 이 과제가 완료되는 시기를 2035년께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가 이번에 연구·개발(R&D) 예타 폐지를 예고한 상황에서 이번 L4 탐사 과제 추진에도 순풍이 불어올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근무했던 존 리 우주청 임무본부장 역시 그동안 도전적 우주 과제를 강조하며 L4 탐사의 중요성을 알린 바 있다. 천문연 역시 한미 공동으로 NASA Decadal Survey에 L4 공동 추진 백서 3건을 제출하면서 NASA와의 협력도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라그랑주점 탐사에 우리나라는 이미 경험을 축적한 바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022년 8월 5일 달 궤도선 다누리를 미국 케이프커네버럴 우주군기지 40번 우주발사대에서 스페이스X사의 발사체 '팔콘-9'에 탑재해 발사됐다.
우리나라 첫 달 탐사선(KPLO) 다누리는 탄도형 달 전이방식(BLT) 궤적으로 달에 도달하게 된다. [자료=한국항공우주연구원] 2022.08.05 biggerthanseoul@newspim.com |
당시 다누리에는 앞선 다른 국가들의 달 탐사선과는 다른 궤적의 비행인 탄도형 달 전이방식(BLT)이 적용됐다. BLT는 다른 궤적에 비해 이동거리가 길지만 연료를 상당량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누리는 150만km 떨어진 라그랑주점(L1)을 찍고 600만km 돌아 달 궤도에 안착했다. L1은 태양과 지구 사이에 있는 라그랑주점이다. 일직선 상에서 지구 밖에 있는 라그랑주점(L2)에는 현존하는 광학 우주 망원경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큰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배치됐다.
조경석 천문연 책임연구원은 "아무래도 전체 과제에 대한 예산에서는 탐사선과 탑재될 탐측장비 비중이 클 것"이라며 "자체 기획연구를 추가로 진행중인데, 다누리의 BLT 방식의 항행과 직접 도달 등의 방안이 모두 검토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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