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선 근접 홍콩 H지수...은행권, 손실 축소 기대감
H지수 6900 돌파, 올 최저점 대비 40% 가까이 급등
은행들, ELS 관련 예상 손실 규모 급격히 줄어들 듯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홍콩 H지수가 7000선에 근접하면서 시중은행들이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부담을 줄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번주에도 은행권에선 H지수의 향방에 촉각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주 홍콩 H지수는 6900선을 웃돌면서 7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최근 H지수 반등은 중국판 밸류업 프로그램인 '신(新)국9조', 내수 부양책, 중국 증시 바닥론 등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H지수는 연중 최저치였던 1월 22일 5001.95에 비해 40% 가까이 급등한 상태다.
H지수가 급격히 회복세를 보이면서 은행권은 지수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은행들의 ELS 관련 예상 손실 규모가 급격히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3월 말 기준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등 5대 은행의 홍콩 ELS 예상 손실 규모는 약 4조7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1분기 실적에 손실 규모의 약 35%에 해당하는 예상 손실 배상액 1조6650억원을 이미 반영한 상태다. 각 사별로 살펴보면 국민은행이 8620억원으로 가장 많고 농협은행 3416억원, 신한은행 2740억원, 하나은행 1799억, 우리은행 75억원 등이다. 앞으로 홍콩H지수가 더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손실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
현재 추세가 하반기까지 유지될 경우 7월부터는 투자자 손실이 거의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H지수 ELS의 수익 조건은 상품별로 다르긴 하지만, 통상 만기 때 H지수가 가입 시점의 65~70%를 넘을 경우 당초 정해진 원금과 이자를 모두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3년 만기가 되는 ELS는 투자자들이 2021년에 가입한 상품이다. 2021년 H지수는 상반기에 1만~1만2000선, 하반기에는 1만선 이하에서 움직였다. 하반기 가입자 입장에서는 6500~7000선 정도가 손실을 보지 않을 수 있는 분기점인 셈이다. 2021년 상반기 가입자 중에서도 일부는 H지수가 6500선을 넘으면서 원금과 이자를 모두 돌려받는 경우도 속속 나오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H지수가 7000까지 오를 경우 손실액은 약 30% 감소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지수가 6500선을 유지할 경우 5대 은행의 5월부터 12월까지 예상 손실 규모는 1조2000억원, 7000선까지 상승하면 6800억원까지 축소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현재 추세가 하반기까지 유지될 경우 7월부터는 투자자 손실이 거의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은행 상품마다 조건은 다르지만 H지수가 7000선을 넘길 경우 거의 대다수 판매된 ELS의 수익상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지난 14일 분쟁조정위원회를 열고 은행권의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에 대한 배상비율을 30~65%로 결정했다. 다만 대다수 투자자는 '전액 배상'을 요구하며 소송 채비에 나서는 등 여전히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