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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 블랙베리 12% 급등...AMD와 손잡고 차세대 로봇 시스템 개발

기사입력 : 2024년04월15일 18:49

최종수정 : 2024년04월15일 18:49

BB 소프트웨어와 AMD 하드웨어 솔루션 결합
QNX 소프트웨어 솔루션+크리아 K26 SOM
산업·의료 부문 로봇 시스템 실시간 기능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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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캐나다에 본사를 둔 임베디드(내장형) 소프트웨어 업체 블랙베리(종목코드: BB)의 주가가 9일(현지시간) 뉴욕증시 장중 12% 치솟았다. 미국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와 차세대 로봇 시스템 혁신에 초점을 맞춘 협업을 9일 발표한 영향이다.

독일 뉘른베르크에서 열린 '임베디드 월드(4월 9~11일)' 콘퍼런스에서 발표된 이번 협업에서 블랙베리는 QNX 소프트웨어 개발 플랫폼(SDP)을 제공하고 AMD는 크리아(Kria) 시리즈 하드웨어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자율 이동 로봇을 포함해 로봇공학에 집중하며 성장을 주도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는 시기에 블랙베리와 AMD가 산업과 의료 업계에 더 나은 로봇 기능을 구현하게 하는 플랫폼을 출시할 목적으로 협력에 나선다고 밝혀 관심을 끈다.

1984년 설립돼 1997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블랙베리의 주가는 9일 이 소식에 전일 종가인 2.88달러에서 7.64% 오른 3.1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3.22달러까지 11.8% 뛰어 일중 고점을 찍었다.

시가총액이 17억달러인 블랙베리는 올해 들어 12.43%, 최근 1년 사이 32.17% 밀린 상태다. 지난해 9월 1일 5.75달러로 52주 최고치를 찍은 뒤 올해 3월 19일 2.46달러로 기록한 52주 최저치까지 후퇴했다.

블랙베리 로고 [사진=블룸버그]

9일 공개된 성명에 따르면 블랙베리와 AMD는 로봇공학 중심 하드웨어의 실시간 기능 관련 중대한 요구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블랙베리의 QNX 소프트웨어 개발 솔루션과 AMD의 크리아 KR260 로보틱스 스타터 키트를 결합하여 혁신적인 차세대 로봇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크리아 KR260 로보틱스 스타터 키트는 AMD가 FPGA(필드 프로그래머블 게이트 어레이, 프로그램이 가능한 비메모리 반도체의 일종으로 칩 내부 회로를 용도에 따라 변경 가능)반도체 기업 자일링스를 인수한 후 처음으로 내놓은 합작품으로, 로봇공학자가 FPGA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더라도 적응형 하드웨어 가속기를 사용해 로봇을 설계하도록 지원하는 제품이다.

크리아 KR260은 AMD의 적응형 시스템온모듈(SOM, 시스템 기능을 단일 모듈에 통합하는 회로) 포트폴리오 중 하나로, 높은 확장성과 신속하고 용이한 사용성을 갖춘 로보틱스용 개발 플랫폼이다. 로보틱스뿐만 아니라 머신비전, 산업용 통신 및 제어를 위한 하드웨어 애플리케이션을 빠르게 개발할 수 있도록 프리빌트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2022년 5월 크리아 KR260 로보틱스 스타터 키트 출시 당시 AMD의 산업, 비전, 헬스케어, 과학 시장 부문 수석 디렉터인 체탄 호나는 "급성장하는 로보틱스 애플리케이션 분야의 전문가들이 빠르고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완벽한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개발됐다"며 "이제 로봇공학자들은 1시간 안에 가동 및 실행에 필요한 모든 인터페이스와 기능을 갖춘 플랫폼의 표준 개발 환경에서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특유의 쿼티 자판으로 모바일 업계에 한 획을 그으며 한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던 블랙베리는 지난 몇 년 동안 대대적인 개혁을 거듭해 왔고, 현재는 자동차 회사를 비롯한 기업과 정부에 보안용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QNX는 블랙베리의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솔루션 부문이다. QNX는 원래 하만의 자회사였으나 2010년 블랙베리에 인수됐다.

블랙베리와 AMD는 산업 및 의료 부문의 로봇 시스템에 향상된 성능과 안정성, 확장성을 제공하는 합리적인 가격의 강력한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 플랫폼은 블랙베리의 QNX 소프트웨어 개발 플랫폼 및 실시간 기반 소프트웨어 솔루션에 대한 QNX 전문성과 Arm 및 FPGA 프로그래머블 로직 기반 아키텍처를 특징으로 하는 AMD의 크리아 K26 SOM 기반의 하드웨어 솔루션을 결합한다.

크리아를 활용하면 Arm 서브 시스템은 QNX 마이크로커널 실시간운영체제(RTOS)의 고급 기능을 강화하는 동시에 사용자가 AMD의 크리아 KR260 로보틱스 스타터 키트의 프로그래머블 로직에서 지연 시간을 단축하고 결정론적 기능을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크리아 KR260 로보틱스 스타터 키트 [사진=AMD 홈페이지]

양사는 QNX 소프트웨어 솔루션과 크리아 KR260 로보틱스 스타터 키트를 결합하여 센서 융합, 고성능 데이터 처리, 실시간 제어, 산업용 네트워킹, 로봇 애플리케이션의 지연 시간 단축 등을 가능케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객들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구성 요소의 원활한 통합과 최적화를 통해 혁신적인 로봇 솔루션을 개발하는 프로세스를 간소화하고 시장 출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FPGA 기반 적응형 하드웨어 가속기는 로보틱스 분야에서 기존 중앙처리장치(CPU)나 그래픽처리장치(GPU)보다 와트당 성능(Hz/Watt)이 뛰어나고 로봇 시스템 전반으로 확장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FPGA 특성상 해당 용어를 알지 않고는 프로그래밍이 어렵다는 한계가 존재했는데, 이를 보완한 것이 크리아 KR260 로보틱스 스타터 키트다.

AMD에 따르면 로보틱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스의 성능을 비교할 때 소모 전력이 적은 FPGA 블록을 활용한 크리아 SOM의 저지연 컴퓨팅 아키텍처가 GPU 기반 경쟁 솔루션 대비 8배 이상 향상된 와트당 성능을 제공하며 지연 시간도 최대 3.5배까지 단축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MD의 체탄 호나는 9일 성명에서 "고객은 QNX 소프트웨어 개발 플랫폼을 통해 AMD 크리아 KR260 스타터 키트에서 빠르게 개발을 시작할 수 있으며, 이후 필요에 따라 다른 고성능 AMD 플랫폼으로 원활하게 확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AMD와 QNX는 업계를 선도하는 강점을 결합하여 새로운 혁신의 문을 열고 지금까지의 제약을 뛰어넘는, 로보틱스 기술의 미래를 제시하는 기반이 될 플랫폼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랜트 쿠어빌 블랙베리 QNX 제품 및 전략 담당 부사장은 "AMD와의 협업을 통해 블랙베리 QNX의 통합 솔루션은 실시간 성능이 향상되고 지연 시간이 단축된 소프트웨어-하드웨어 통합 기반을 제공하며 중요한 로봇 작업이 매번 동일한 수준의 정밀도와 반응성으로 실행되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빠르게 성장하는 자율 이동 로봇과 수술용 로봇 산업과 같이 정밀한 작업을 수행하는 산업에 중요하다"며 "우리는 AMD와 함께 이러한 가장 복잡한 과제를 해결하고 로봇 산업의 미래를 변화시키는 기술 발전을 주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다양한 분야에 사이버 보안 제품과 라이선스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며 매출을 올리고 있는 블랙베리는 최근 몇 년간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관된 수익성 흐름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AMD와 한 번의 이벤트성 제휴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하지만, 일단 블랙베리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AMD 로고 [사진=블룸버그]

1984년 캐나다 온타리오주 워털루에서 리서치인모션(RIM)이라는 회사명으로 시작한 블랙베리는 1999년 쿼티 키보드가 달린 양방향 무선호출기 '블랙베리 850'을 출시하며 반향을 일으켰고, 2000년 스마트폰 '블랙베리 957'을 선보이며 업무용 휴대전화의 최강자로 자리매김했다.

2008년 미국 스마트폰 점유율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독보적이었지만,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이라는 강적을 내놓고, 이듬해 삼성전자와 모토로라 등이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을 출시하면서 스마트폰 경쟁에서 서서히 밀려났다. 터치스크린이 대세인 스마트폰 시장의 흐름을 따르지 못하고 쿼티 키보드와 자체 운영체제를 고집한 영향이 컸다.

결국 블랙베리는 스마트폰 단말기 생산을 포기하고, 2016년 중국 TCL커뮤니케이션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 스마트폰 개발과 생산, 마케팅 권한을 넘겼다. 현재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사물 인터넷(IoT), 사이버 보안 부문에 집중하고 있다.

블랙베리 QNX는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나 프로젝트 진행을 위한 솔루션을 판매하거나, 고객과 파트너를 위한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 모델을 갖고 있다. 임베디드 운영체제(OS)를 전문으로 하는 QNX는 1982년 창업 이후 산업 자동화 장비와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RTOS를 제공해왔다. 블랙베리에 인수된 후 자율주행차 흐름을 타고 자동차 소프트웨어 플랫폼 분야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했고, 의료, 에너지, 철도, 산업용 로봇 등의 산업에서도 쓰인다.

지난 3일 블랙베리는 예상보다 양호한 2024회계연도 4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4분기 매출은 1억7300만달러로 전년 동기의 1억5100만달러에서 개선되며 월가 컨센서스인 1억5480만달러를 웃돌았다. 특히 사이버보안 사업부 매출이 9200만달러로 전년 대비 5% 증가했다.

애널리스트들은 4분기에 주당 3센트의 손실을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이러한 예상을 뒤엎고 주당 3센트의 수익을 기록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블랙베리의 깜짝 분기 수익은 사이버보안 소프트웨어 업체로서 경쟁력을 구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존 지아마테오 블랙베리 최고경영자(CEO)는 "업계의 자동차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그램 지연에도 불구하고, 블랙베리의 사물인터넷(IoT) 사업부는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으며, 새로운 QNX 로열티 수주 잔액이 전년 대비 27% 성장한 약 8억1500만달러로 이 또한 최고의 해를 보냈다"고 밝혔다.

업무용 휴대전화의 대명사 '블랙베리' 폰으로 2000년대 컴퓨터 없이 이메일 확인이 가능한 개인용 디지털 단말기(PDA) 시대를 열었던 블랙베리는 휴대폰 제조사에서 인터넷 보안 소프트웨어 개발사로의 탈바꿈에 어느 정도 성공한 모습이다. AMD와 같이 인지도와 선호도가 높은 거대 칩 제조업체와의 협업은 블랙베리가 다시 과거의 명성과 부를 되찾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현재 블랙베리에 대한 월가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최근 3개월간 블랙베리를 커버한 4개 투자은행(IB)이 모두 '보유(팁랭크스 기준)' 투자의견을 냈다. 이들이 제시한 향후 12개월 목표주가는 9일 종가인 3.10달러보다 3.55% 낮은 2.99달러다. 월가 최고 목표주가는 3.50달러, 최저 목표주가는 2.21달러다.

kimhyun0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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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트럼프, 관세전쟁 첫 포문 [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중국에 10% 관세를 부과하며 관세전쟁(tarrif war)의 첫 포문을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2월1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관세명령에 서명했다. 발효 시점은 오는 2월4일 0시1분으로, 실제 적용까지는 이틀의 시간이 남았다. 4개 당사국(미국 캐나다 멕시코 중국)이 이틀 간의 협상 기회를 살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명령은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이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관세 등으로 맞대응할 경우 미국 정부가 관세율을 인상할 수 있는 보복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 앞서 캐나다 등은 트럼프의 관세 위협에 보복조치로 응수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는데, 이를 실행에 옮길 경우 트럼프 행정부는 더 묵직한 보복 관세(25%를 넘는 관세율)로 응징에 나설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간 2월1일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에 예고했던 관세부과를 명령했다 [사진=블룸버그] ◆ 관세부과 대상 7년전의 4배 육박 캐나다산 석유 등 에너지 수입 품목에는 예고한 대로 10% 관세만 부과된다. 백악관 관리들은 블룸버그에 "이는 미국내 가솔린과 난방유 가격의 상승 압력을 최소화하기 위한 예외 조치"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현지시간 2월1일) 자산의 트루스소셜 계정에 "불법 이주민, 그리고 펜타닐을 비롯해 우리 시민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치명적인 약물이라는 주요 위협 때문에 국제경제긴급권한법(IEEPA, 일종의 비상 경제 권한)을 발동해 관세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우리는 미국인을 보호해야 하며 모두의 안전을 지키는 것은 대통령으로서 나의 책무"라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미국이 수입한 캐나다산 재화는 4186억달러에 달한다. 이 가운데 약 1060억달러어치는 캐나다산 원유와 천연가스, 전기 등 에너지 관련 품목이다. 같은 해 미국이 멕시코에서 수입한 재화는 4752억달러를 기록했다. 여기에다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제품까지 보태면 이번 조치로 영향을 받는 수입품은 (2023년기준) 1조3000억달러에 이른다. 트럼프 1기 행정부가 2018~2019년 중국산 수입품에 4차례 관세를 부과했을 당시 적용 대상이었던 수입품은 약 3600억달러어치였다. 이번 조치로 영향을 받는 수입품은 금액기준으로 7년전의 4배에 육박한다. ◆ 높은 협상 문턱? 앞서 지난해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그리고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로도 트럼프는 "캐나다와 멕시코의 허술한 국경 경비 탓에 불법 이민자와 카르텔(범죄조직), 마약이 미국으로 유입돼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으며 불법 펜타닐 문제에 있어서는 중국이 그 온상"이라고 지적하며 "이들 나라가 문제를 바로잡지 않으면 관세를 물릴 것"이라고 거듭 공언해 왔다. 비경제적 목적, 즉 정치·사회적 목적으로 두 동맹국에 단행된 이날의 관세조치는 목표한 바가 이뤄질 때까지 유지된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미국과 다자무역협정, 즉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맺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미국으로 유입되던 불법적인 펜타닐이 제거됐다고 확신이 설 때까지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관세 조치의 실제 발효까지는 이틀의 말미가 남았다. 앞서 콜롬비아 정부는 미국내 불법 체류자 인수를 거부했다가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25%의 관세 폭탄을 맞은 뒤 9시간 만에 백기를 들었다. 백악관도 불법 이민자 추방조건을 콜롬비아가 수용하자 관세 등의 제재 조치를 유보하기로 했다. 그런만큼 캐나다와 멕시코 등에 대한 이번 관세조치 역시 협상의 여지는 열려 있다. 일종의 '선(先) 관세 선포-후(後) 협상'의 수순인데, 다만 미국 고위 관리들의 발언을 전한 외신들에서는 협상의 문턱이 제법 높아 보인다는 관측이 뒤따랐다. WSJ는 미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 캐나다 및 멕시코와 협상은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관세 인하의 기준이 높게 설정된 것 같다고 전했다. 이 고위 관계자는 "진전의 최고 척도는 미국인들이 불법 펜타닐로 사망하는 사건이 멈추고 미국 국경에서의 (불법) 이주와 광범위한 범죄 활동이 '극적으로 감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 멕시코, 보복 예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조치에 캐나다와 멕시코는 즉각 맞대응을 예고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1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미국이 4일부터 대부분의 캐나다 제품에 25%, 에너지에 10% 관세를 부과하기로 확정했다"며 "이런 것을 원하지는 않았지만, 캐나다는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캐나다의 더그 포트 온타리오주 주지사는 "이제 캐나다는 반격하고, 더 강하게 반격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자,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경제부 장관에게 멕시코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관세 및 비관세 조치를 포함, 플랜B를 시행할 것을 지시했다"고 발표했다. ◆ 미국 내부에서도 불만..."자동차·정유·전자상거래 등 타격 불가피" 트럼프의 이번 관세 부과조치는 그간 면세 혜택을 받던 캐나다산 소액 수입품에도 적용된다. 이는 800달러 미만의 소액 캐나다산 수입품이 통관 과정에서 적절한 검사를 받지 않고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WSJ는 이러한 최저한 면세(de minimis exemption)조항이 사실상 제거됨에 따라 이번 조치는 실질적으로 매우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된다는 업계 관계자들의 반응을 전했다. 더구나 블룸버그는 이번 명령은 캐나다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미국으로 보내는 소형 소포에 대한 면세 축소를 포함하고 있는 만큼 잠재적으로 전자상거래와 온라인 쇼핑물 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번 조치의 적용 범위가 아직은 명확하지 않다고 했다. 미국 관리는 기자들에게 "미국은 이러한 면세(de minimis exemption) 조치로 막대한 관세 수입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자동차 산업 공급망은 캐나다와 멕시코의 부품 및 조립 공장과 긴밀히 연계돼 있다. 그런만큼 이번 관세로 미국 자동차업계가 겪게될 충격도 상당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오토스 드라이브 아메리카(Autos Drive America)의 제니퍼 사파비안 대표는 이메일 성명에서 "관세 부과는 미국의 일자리와 투자, 그리고 소비자 모두에게 해로울 것"이라며 "미국의 자동차 제조사들에게는 장벽을 줄이고, 생산을 방해하는 규제를 완화하고, 더 큰 수출 기회를 창출하는 정책이 더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 자산시장 충격파 예고...스태그플레이션 그늘 미국 태평양 북서부와 북동부 지역은 캐나다산 천연가스와 전기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캐나다산 에너지 품목은 관세율이 상대적으로 낮게(10%) 적용되지만 가계와 기업들의 비용 증가는 불가피하다. 정유업계도 마찬가지다. 당장 미국 내 원유 생산과 송유관 설비를 크게 늘릴 수 없는 상황에서는 그간 지리적 조건으로 캐나다산 원유에 의존했던 정유사들의 경우 정제 마진 압박을 겪게 된다. 캐나다산 원유에 10% 관세가 부과될 경우 원재료 비용 상승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비용을 판매가격에 전가하면 물가상승률이 꿈틀대게 된다. 예고했던 관세가 단행되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다시 들썩일 위험, 그리고 이를 선반영해 미국의 시장금리(미국 국채 금리)와 달러가 덩달아 고도를 높일 가능성은 글로벌 자산시장을 흔들어 놓을 위험 변수다. 특히 캐나다와 멕시코 등의 경우 통화 가치 급락으로 자산시장이 한바탕 휘청댈 수 있다. 앞서 국제결제은행(BIS)은 관세를 장착한 달러 강세가 글로벌 경제에 스태그플레이션의 그늘을 짙게 드리울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 "관세 장착한 강달러,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 야기한다"   osy75@newspim.com 2025-02-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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