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순직' 수사 의혹으로 임명 25일만에 사퇴
주요 외교 상대국인 호주 대사 다시 공석
"수사 대상자를 공관장에 무리하게 임명" 비판 제기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를 받고 있는 이종섭 주 호주대사의 사퇴가 결정됐다.
외교부는 29일 출입기자단에게 보낸 문제 공지를 통해 "이종섭 대사 본인의 강력한 사의 표명에 따라 임명권자인 대통령께 보고드려 사의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받고 있는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28일 방산협력 관계부처 주요 공관장 합동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 도착하고 있다. 2024.03.28 yooksa@newspim.com |
특임공관장은 형식상 외교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기 때문에 외교부 장관의 사의 수용은 사실상 대통령의 재가를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 대사의 사퇴를 최종 결정했다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의 결단에 따라 이 대사가 이날 사의를 밝힌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 대사가 임명된 지 25일만에 전격 사퇴하면서 한국의 핵심 우방국이자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파트너 국가인 호주 주재 대사 자리가 공석인 상태가 됐다. 이 대사는 채상병 사건 수사와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수사선상에 오른 용의자를 무리하게 해외 주요 공관장에 임명한 것이 문제였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 대사는 앞서 법률대리인인 김재훈 변호사를 통해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김 변호사는 이 대사가 대사직에 대한 사의를 표명하고 꼭 수리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조태열 외교부 장관에게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 대사는 부임 11일 만인 지난 21일 방산 협력 주요 공관장회의 참석을 이유로 귀국해 한국에 체류하며 공수처에 자신을 조사해 달라고 요구해 왔다. 하지만 회의 일정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귀국이 이뤄져 정부가 악화된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귀국 명분을 만든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 대사는 28일 외교부 청사에서 방산 협력 주요 공관장회의에 참석했다. 이 대사는 29일 한국무역보험공사 방문 등의 일정이 잡혀 있었지만 사퇴가 결정되면서 이날 일정은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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