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유럽연합(EU)이 5일(현지시간) 무기 역내 생산과 공동구매 등을 골자로 한 유럽방위산업 육성 계획을 공개했다.
EU 집행위원회(EC)는 이날 발표한 '유럽방위산업전략'(EDIS)에서 2030년까지 27개 회원국 국방 조달 예산 50%의 EU 내 지출을 목표로 제시했다. EC는 15억 유로를 유럽기업으로부터의 무기 공동구매, 무기 생산 및 신기술 개발을 지원하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는데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 담당 수석 부집행위원장은 "생산 능력 부족으로 지난 2년 동안 무기 수요 급증에 대처하지 못했다"고 말하고 "국경이 갈라놓은 구조적 분열 문제에 봉착했다"며 역내 방위산업 육성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EU 회원국 개별 정부마다 자국 기업에 주문을 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지 못하고 불신을 조장하고 경쟁을 저해했다고 지적했다.
EC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지난해 6월까지 EU 국가들은 무기, 탄약 등 군 장비 구매에 1000억 유로 이상을 지출했으나, 이 중 80%가 EU 역외에서 조달됐으며 특히 60% 이상이 미국에서 조달됐다.
EC는 2030년까지 군수품의 40%를 공동구매하고 군수품 조달 예산의 50%를 EU 역내에서 지출하도록 제안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수입 무기 비중이 80%, 역내 구입 비중이 20%인 상황에서 미국 등 제3국 수입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의도이다.
조셉 보렐 EU 외교정책담당 집행위원은 "우리는 (미국처럼) 펜타곤을 갖고 있지 않고 강력한 구매력을 가지고 시장과 방위산업을 움직이는 기관도 없어 협력하고 조율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EU 계획이 실행되려면 회원국 모두와 유럽의회의 동의를 받아야 하나 방위산업은 각국의 안보 기밀과 군사 정책과 연관돼 있어 회원국 모두 호응할 지는 미지수로 남아있다.
EU의 방위산업 육성 전략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고조된 유럽의 안보 불안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 담당 수석 부집행위원장(가운데)이 조셉 보렐 EU 외교정책 담당 집행위원(왼쪽), 티에리 브르통 EU 내수시장 담당 집행위원과 함께 5일 EU 방위산업육성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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