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사회 법원·검찰

속보

더보기

대법 "가방 속 녹음기 유효 증거 아냐"…향후 아동학대 재판에도 영향?

기사입력 : 2024년01월12일 16:30

최종수정 : 2024년01월12일 19:28

大法 "교실에서 이뤄진 대화 공개됐다고 보기 어려워"
법조계 "해당 판결, 관련 재판 영향 미칠 것…아동의 녹음 사실 인지 증거 채택 여부 가를 수도"
"교실 내 대화 공적 대화 범위 확정 의의, 아동학대 증거 수집 방향은 강구해야"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부모가 등교하는 자녀를 통해 몰래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감청) 확보한 교사의 아동학대 정황은 증거로 채택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면서 주호민 특수교사 고소 사건 등 관련 재판에도 여파가 미칠 전망이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오경미)는 전날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초등학교 교사 A씨의 상고심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서울=뉴스핌DB]

A씨는 서울 광진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로, 지난 2018년 3월 전학 온 학생 B군에게 5월 8일까지 16회에 걸쳐 폭언하는 등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교실에서 수업 시간 중 30명의 학생 앞에서 B군에게 "학교 안 다니다 온 애 같아", "학습 훈련이 전혀 안 되어 있어. 1, 2학년 때 공부 안 하고 왔다갔다만 했나 봐"라고 말했다.

B군이 이 같은 내용을 부모에게 전하자 어머니 C씨는 아동학대를 의심한 끝에 3월 13일 B군의 가방에 몰래 녹음기를 넣어 A씨의 발언을 감청했다. 이후 그해 4월 이를 신고한 다음 녹음 파일과 녹취서를 제출했다.

수사 결과 A씨는 B군에게 "뭔지도 모르고 손드는 거야 저 바보가"라고 했을뿐 아니라 B군을 포함한 다른 학생에게도 "너희 둘은 정말 구제 불능이다"라는 등 폭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B군 부모의 신고 후에도 "너희 부모님이 너희 말만 믿고 선생님 나쁜 사람인 줄 아는데 다른 교과 선생들이 증인을 서줄 거다. 선생님 무섭다고 하는 사람 손 들어라. B밖에 없지"라고 하며 자신의 권위를 내세우며 해당 내용을 인정하지 않는 자세를 보이기도 했다.

해당 사건을 심리했던 서울동부지법은 1심과 이어진 항소심에서 모두 A씨의 유죄를 선고했다.

특히 지난 2020년 1월 열린 항소심에서 재판부는 감청을 통해 얻은 증거의 위법성에 대해 다뤘다.

재판부는 해당 녹취의 증거 능력이 있다고 인정하며 "B군이 당시 초등학교 3학년으로 담임교사인 A씨의 행위에 대해 스스로 방어할 능력이 없고, 말로 이뤄지는 학대 범행의 특성상 녹음 외에는 범죄행위를 밝히고 방어하기 어렵다는 점, 녹음자인 부모와 대화자인 B군을 동일시할 정도로 밀접한 인적 관련이 있는 점" 등을 들었다.

이어 "초등학교 교육 공공성을 감안하고 A씨의 발언이 30명 정도의 학생들이 있는 가운데서 이뤄졌기에 초등학교 교실에서 이뤄진 대화는 공개되지 않은 대화라고 할 수 없다"고 덧붙이며 통신비밀보호법 제14조 제1항의 보호 대상이 되는 공개되지 않는 타인 간의 대화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법원은 B군 측 녹취파일의 증거효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A씨의 발언은 교실 내 학생들에게만 공개된 것이고 일반 공중 및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된 것이 아니며 교실은 출입이 통제된 공간이기에 청취자가 다수였다는 점만으로 공개된 대화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봤다.

따라서 B군 부모의 감청 행위는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 대화'를 녹음한 것이기에 통신비밀보호법 제14조 제1항을 위반해 같은 법 제2항 및 제4조에 따라 증거능력이 부정된다고 밝혔다.

◆법조계 "해당 판결 여타 하급심에도 영향 미쳐…아동 녹음 인지시 증거 인정 가능"

법조계는 이번 대법원의 판결이 흡사한 아동학대 혐의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2020.12.07 pangbin@newspim.com

법무법인 호암의 신민영 변호사는 "대법원은 감청으로 얻은 증거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강력하게 취해왔다. 감청은 안 된다는 일관된 입장을 다시 한번 재확인한 것"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하급심에 모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서 2022년 감청 증거 등을 통해 특수교사를 신고한 웹툰작가 주호민 씨 사건 등 진행 중인 관련 재판도 해당 대법원의 판결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피해 아동이 녹취 행위를 충분히 인지할 경우에는 판단이 달라질 여지가 있다. 아동이 녹음 사실을 명백히 알고 있을 경우 대화 참여자의 녹음 행위이기 때문에 현행법상 불법 증거가 아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존재의 노종언 변호사는 "아이가 사용에 대한 동의와 의사를 가질 경우 녹음기의 소유권과 상관없이 당사자 간 녹음으로 취급돼 유죄의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노종언 변호사는 "치매 초기라 하더라도 비슷한 사례에서 유효 증거로 인정한다. 지능 발달 수준이 떨어지는 경우더라도 정도에 따라 증거 능력이 인정될 수 있다. 녹음 행위를 이해하고 있는지가 쟁점"이라고 덧붙였다. 신민영 변호사 역시 "의사 능력이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판례를 종합했을 때 4~5세 정도의 아동 정도가 인지 능력이 있다고 볼 거 같다"고 전했다.

이어 대법원이 교실에서의 감청 행위를 불법이라고 판단한 것에 대해서는 특수한 공간에서 공적 대화의 범위를 확정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봤다.

노 변호사는 "대법원이 30명 정도의 집단이 있는 교실에서 녹취한 것도 인원수와 약간 범위가 특정되면 사인 간 대화로 볼 수 있다고 확정 지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전했다.

다만 아동학대 사건에서 적법한 증거 취득 방법은 남겨진 숙제다. 유사 사건에서 녹취 외에 타인의 증언 등이 효력을 발휘할 수 있지만 의사 판별이 어려운 아동을 대상으로 폐쇄적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학대의 경우 마땅한 증거를 제시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신 변호사는 "부모가 베이비시터의 아동학대를 의심해 녹음했던 사건에서도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증거 능력을 인정 못 하고 때리는 소리나 우는 소리만 인정해서 유죄 선고한 사례가 있다"며 "암수적으로 일어나는 범죄에 대해서는 다른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대법원은 해당 판결이 A씨의 유무죄를 종국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아니라며 서울동부지법에 해당 사건을 돌려보냈다.

doso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지지율 2.7%p↓ 29.4%…"의료대란·국회 개원식 불참 등 영향"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소폭 하락해 20%대 후반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5일 발표됐다.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2일~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29.4%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67.8%로 나타났다. '잘 모름'에 답한 비율은 2.8%다. 지난 조사 대비 긍정평가는 2.7%포인트(p) 하락했고 부정평가는 2.7%p 상승했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간 격차는 38.4%p다. 연령별로 보면 만 40대에서 긍·부정 평가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만 18세~29세에서 '잘함'은 22.1% '잘 못함' 74.2%였고, 30대에서는 '잘함' 31.5% '잘 못함' 64.7%였다. 40대는 '잘함' 21.3% '잘 못함' 78.7%, 50대는 '잘함' 22.4% '잘 못함' 76.7%로 집계됐다. 60대는 '잘함' 33.3% '잘 못함' 64.2%였고, 70대 이상에서는 '잘함'이 50.4%로 '잘 못함'(42.3%)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 '잘함' 30.6%, '잘 못함'은 65.1%로 집계됐다. 경기·인천 '잘함' 29.2% '잘 못함' 69.2%, 대전·충청·세종 '잘함' 27.2% '잘 못함' 68.0%, 부산·울산·경남 '잘함' 31.9% '잘 못함' 66.2%로 나타났다. 대구·경북은 '잘함' 40.2% '잘 못함' 53.8%, 전남·광주·전북 '잘함' 16.3% '잘 못함' 83.7%로 나타났다. 강원·제주는 '잘함' 28.9% '잘 못함' 69.2%로 집계됐다. 성별로도 남녀 모두 부정평가가 우세했다. 남성은 '잘함' 29.5% '잘 못함' 68.1%, 여성은 '잘함' 29.4% '잘 못함' 67.4%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 지지율 결과에 대해 "친일 논란 및 의료대란, 검찰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며 "윤 대통령이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국회 개원식에 불참하며 국회 외면 논란 등이 번지며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됐다"고 해석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난번 조사에서도 지지율이 떨어졌으니 하락하는 추세로 볼 수 있다"며 "8·15광복절 행사 뒤에도 이어지는 친일 논란과 윤-한 갈등, 국회 개원식 불참 등의 원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국민은 정치 전반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본인 정치를 못 하고 있다고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할당 추출 방식으로 추출된 표본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2.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24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셀가중)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arksj@newspim.com 2024-09-05 06:00
사진
'주담대 제한' 인뱅·2금융권 확산 조짐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에 따라 제2금융권으로까지 대출 풍선효과가 확산되면서 주택담보대출 제한이 인터넷전문은행과 외국계은행을 넘어 2금융권으로까지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제2금융권까지 주담대 제한이 확산되면 대출 실수요자들은 지금보다 더욱 자금 확보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국계은행인 SC제일은행은 이날부터 주담대 금리를 0.2%포인트(p) 일괄 인상하기로 했다. SC제일은행의 주담대 최저 금리는 3.64%로, 주담대 금리를 조정해 인상한 건 올해 들어 처음이다. 앞서 카카오뱅크도 지난 3일부터 주택구입목적의 주담대 대상자를 '무주택자'로 제한했다. 최장 50년이던 주담대 대출 기간은 30년으로 축소했고,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 한도는 1억원으로 제한했다. 시중은행들이 금리 인상에 이은 비금리 방식의 주담대 제한에 나서자 대출 수요가 몰릴 것을 대비해 외국계은행과 인터넷은행이 대책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들이 대출 억제를 위한 초강수 대책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대출 수요가 지방은행 뿐 아니라 인터넷전문은행, 외국계은행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 역시 은행권 대출 절벽을 피해 최근 대출 수요가 몰리는 곳 중 하나다. 지난달 말 기준 삼성, 한화, 교보 등 3개 대형 생명보험사의 주택 관련 대출잔액은 30조6080억원으로 7월 말 30조2248억원 대비 3832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은 전날부터 보험업권 중 처음으로 수도권 주담대의 경우 기존 주택 보유자에 대해 주택 구입 자금을 제한하기로 했다. 원금을 일정 기간 이후부터 갚는 거치형 대출 취급도 전면 중단했다. 지난달 28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권 간담회 이후 발표한 것으로 당국과의 교감 속에 제2금융권으로의 대출 '풍선효과' 우려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이복현 금감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개최된 '가계부채 관련 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 간담회'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금융당국의 은행권 가계대출 억제 압박에 실수요자의 피해 우려가 제기되자 애로사항을 듣는 자리를 마련한 가운데, 대출 실수요자의 애로사항과 금융권·부동산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했다. 2024.09.04 yym58@newspim.com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4일 '가계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간담회'에서 "보험, 상호금융 등 아직 대출 규제가 느슨한 제2금융권으로 풍선효과가 있을 수 있다"며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원장은 "최근에는 대출 정보의 유통속도가 빨라 금융회사 간 대출수요가 이동하는 이른바 풍선효과 우려도 크다"며 "은행권 뿐 아니라 보험, 중소금융회사 등 전 금융권이 합심하여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주담대 제한은 삼성생명에 이어 다른 보험사와 상호금융업권 등 여타 제2금융권으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높다. 전 금융권이 비슷한 수준으로 규제를 강화하지 않으면 대출 수요가 새로운 틈새시장으로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박충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지난달 27일 가계부채 현황 브리핑에서 "아직 다른 업권으로 대출이 몰리는 풍선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고, 현재까진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라면서도 "이상징후가 발생하면 현장검사 등을 통해 지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보험업권과 상호금융의 가계대출 증감과 함께 선행지표인 대출 신청 건수를 하루 단위로 점검하고 있다. y2kid@newspim.com 2024-09-05 14:3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