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홍순의씨 등 14억 손배소 제기
미쓰비시·히타치조선서 강제노역
1·2심 원고 승소…대법 '확정'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일제강점기 강제노역에 동원된 피해자들이 일본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 3부(주심 대법관 안철상·오석준)는 28일 피해자 고(故) 홍순의씨 등 14명과 유족 등이 미쓰비시중공업과 히타치조선을 상대로 낸 14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 [사진=뉴스핌 DB] |
홍씨 등은 일제강점기 시절 미쓰비시중공업 등에서 강제노역에 동원됐다. 이들은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 및 시모노세키 피항 과정에서 부상을 입었다며 2013년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1심과 2심은 강제노역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미쓰비시중공업 측에 1인당 9000만원의 위자료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청구권 소멸시효가 완료됐다는 미쓰비시중공업 측의 주장도 배척했다.
1심 재판부는 "일본의 국가권력이 관여한 반인도적 불법행위나 식민지배와 직결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이 청구권협정의 적용 대상에 포함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개인청구권 자체는 청구권협정만으로 소멸한다고 볼 수 없다"고 봤다.
2심 재판부 또한 1심 판단을 유지해 미스비씨중공업 측의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도 "강제동원 피해자의 일본 기업에 대한 위자료청구권은 대한민국과 일본국 간의 재산 및 청구권에 관한 문제의 해결과 경제협력에 관한 협정(청구권협정) 의 적용대상에 포함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원심 판단에 법리 오해의 잘못이 없다"며 원심을 수긍했다.
이번 판결로 두 일본기업은 300만원에서 1억2000만원의 위자료를 피해자들에게 각각 지급해야 한다.
대법원은 2018년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강제동원 피해자의 청구권은 한일청구권협정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한 바 있다.
해당 판결 이후 대법원은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줬으며, 지난 21일 고(故) 김재림·양영수·심선애 할머니 등이 미쓰비시중공업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도 최종 승소했다.
하지만 일본 기업과 정부가 '제3자 변제안'을 내놓으면서 유족들은 배상액 수령을 거부하고 있다. 정부는 법원에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배상액 공탁을 신청했으나 잇따라 불수리됐다.
s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