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부풀리기 부작용, 상대평가로 보완
내신 9등급제, 교실 황폐화 원인 지목…경쟁 완화 기대
교육부 "과잉 선행 사교육 줄어들 것" 전망
[서울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교육부가 10일 공개한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시안'에는 고교 내신 체제의 변화에 대한 내용도 담고 있다. 2025년 전면 실시되는 고교학점제에 맞춰 내신 9등급제를 5등급제로 전환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고교학점제는 진로와 적성에 맞춰 학생에게 과목 선택권을 주는 제도로 2025년 전면 시행을 앞두고 있다. 고교학점제 실시와 함께 고교 내신평가를 고 1~3학년 모두 전 과목에 동일한 평가체제를 적용해 학교 현장에서의 혼란을 피하겠다는 취지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을 발표하고 있다. 교육부는 현재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치르게 될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부터 국어, 수학, 사회·과학탐구, 직업탐구 영역 모두 선택과목 없이 '통합형'으로 시험을 보게 된다고 밝혔다. 2023.10.10 yooksa@newspim.com |
이를 위해 모든 과목에 절대평가와 상대평가를 병기하는 방식의 내신 평가가 실시된다. 전 과목에서 절대평가를 실시하며 발생할 수 있는 성적 부풀리기 등 부작용은 상대평가로 보완하기로 했다. 등급별 구간을 살펴보면 1등급(10%), 2등급(24%, 누적34%), 3등급(32%, 누적66%), 4등급(24%, 누적90%), 5등급(10%, 누적100%)이다.
이는 학년별 평가방식 차등화로 인한 혼란을 줄이고, 공정성을 확보하겠다는 정부 방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교육부는 학생들의 출신 학교, 과목에 따른 유불리가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고교 내신 체제에 정부가 칼을 빼든 이유는 현행 내신 9등급제가 교실을 황폐화시키는 원인으로 진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신 9등급제 실시로 인해 고교 1학년 학생들이 이른바 '내신 전쟁' 및 과잉 선행 사교육에 내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미국, 일본, 프랑스, 호주 등과 같이 5등급제로 전환해 학령인구 감소 등 변화에 대응하기로 했다. 학생들의 출신 학교, 과목에 따른 유불리가 해소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실이 공개한 '2019~2022년 교육정보통계(EDS)상 고등학교 자퇴생(학업중단)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2만3440명이 학교를 떠났다. 고교 자퇴생의 절반 이상인 1만2078명(51.5%)이 1학년이었다.
이와 관련해 입시업계에서는 내신이 좋지 않은 학생들이 고교 1학년을 마치기 전 자퇴한 후 이듬해 검정고시를 거쳐 수능을 치르는 수준으로 입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편 교육부는 대입에 필수적인 변별력을 확보해 대학에 다양한 성적·통계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들을 극도의 경쟁으로 몰아넣어 교실을 황폐화시키는 원인을 제거하고, 대학에는 평가의 자율성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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