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K무비 감독을 만나다] 강제규 감독 "1947 보스톤은 좋은 국뽕 영화죠"

기사입력 : 2023년09월13일 15:54

최종수정 : 2023년09월13일 15:54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1947 보스톤'의 강제규 감독이 한국 영화사의 주요 변곡점들을 지나, 다시 한 번 꼭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꺼내 들었다. 내일이라곤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힘껏 달리며 희망을 향해 나아갔던 '마라톤' 이야기다.

강제규 감독은 오는 27일 선보이는 '1947 보스톤'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 탓에 3년간 미뤄졌던 개봉 소감과 국민 대부분이 알지 못하는 보스톤 마라톤 대회의 실화를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세대와 격차를 뛰어넘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다시 꾸는 꿈과 희망을 얘기한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1947 보스톤'의 강제규 감독.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2023.09.13 jyyang@newspim.com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마라톤 영화이다보니, 얼마나 마라톤이란 종목의 가치와 의미를 집중해서 잘 전달할까. 실화를 충실하게 잘 구현해낼까 가장 신경 썼어요. 한 분의 이야기가 아니고 손기정, 남승룡, 서윤복 세 분 선생님의 이야기이다보니 잘 취합해서 특정인에 치우치지 않고 한 팀, 하나의 목표를 향해 가는 분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죠. 선배와 후배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가 밸런스를 잘 유지해보려고 애썼어요."

극중 주요 인물이자, 한국 마라톤계의 전설인 손기정, 서윤복 역을 맡은 하정우, 임시완의 캐스팅이 초반부터 화제였다. 강 감독은 "체격부터 성정까지 일치율이 좋았다"면서 두 배우가 일순위였음을 고백했다.

"가장 먼저 손기정의 중심 축을 세워야 했어요. 늘 마라톤 영화를 염두하고 있어서 그분의 성품, 행동, 말투 같은 것들이 입력돼 있었고 하정우는 일치율이 가장 높은 배우였죠. 키도, 덩치도, 걸음걸이도 비슷해요. 타고난 외적 조건이 기본적으로 좋았고 성품이나 성격도 그랬죠. 서윤복 역의 임시완은 '미생' 때부터 워낙 눈에 들어왔고 '불한당' 때도 '이 친구 봐라. 대단한 친구인데. 작은 체구에서 저런 당참과 저런 성실함이 나온다고' 해서 함께 작업하고 싶었어요. 키는 더 크지만 원체 체격이 비슷하고 선비같은 성품도 닮았어요. 손기정, 남승룡 선생님은 굉장히 강직하고 직관적인 스타일이고, 서윤복 선생님은 투지는 강했지만 권력이나 돈에 관심이 없는 분이셨거든요."

해방 직후, 마라톤, 보스톤 국제 대회. 세 가지 키워드를 깔고 가는 영화는 관객들에게 조금은 낯선 스포츠 종목, 낯선 시대적 배경에 대한 이해를 요한다. 강 감독은 마라톤의 종목 특성과 의미, 특히나 해방을 맞은 대한민국에서 세 사람이 달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작품 속에서 자연스럽게, 그러나 집요하게 표현한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1947 보스톤'의 강제규 감독.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2023.09.13 jyyang@newspim.com

"다른 스포츠 경기들은 득점 같은 재미가 연속적으로 반복되니 피로감이 별로 없어요. 오히려 반복이 중첩될 수록 극적이죠. 마라톤은 다른 스포츠와는 다르고 팀웍을 이루는 것도 아니고 42.195km 동안 다른 선수들과 더불어 스스로와 경쟁을 하는 스포츠예요. 철저한 자기 분석과 계산이 필요하죠. 인간으로서 장거리를 100m를 20초 이내의 속도로 계속 달려야 스코어가 나와요. 초인적인 스포츠이고 그 본질을 이해하고자 했어요. 다들 가난하던 시절을 살았던 사람들의 꿈이 달리기를 통해서 자기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 소위 흙수저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달리기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그렇게 제2의 손기정을 꿈꾸는 인물이 등장하는 상황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공감할 수 있게 되죠."

특히 '1947 보스톤'에서는 누가 보면 지나치게 드라마틱하다고 할 법한,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실화의 설정들이 가득하다. 강제규 감독은 오히려 실화가 너무 극적인 탓에 영화적 연출로는 최대한 힘을 빼려고 했음을 털어놨다.

"마라톤 장면이 자칫 단조롭고 식상하게 느껴질까봐 고민 됐어요. 어떻게 하면 우리가 2시간 30분동안 마라톤하는 이야기를 20분 정도의 제한된 시간에 잘 농축해낼까 생각했죠. 사실 대학 다닐 때부터 스포츠 영화, 마라톤에 관심을 가졌던 사람으로서 1947년 보스톤의 상황을 몰랐던 게 부끄러웠어요. 손기정의 베를린 올림픽 당시 아픔, 그래서 더 후배 양성에 힘썼던 남승룡과 손기정, 천재 마라토너인 신예 서윤복. 세 분이 감독과 선수 겸 코치, 선수로 참가해서 결과를 만들어낸 게 거짓말 같았어요. 대회를 통해서 드라마가 잘 짜여진, 일부러 설정한 것 같은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리얼이 있었죠. 그런 점에서 이 얘길 내가 풀어낼 수 있다는 게 행운이고 뭉클했어요."

코로나 3년을 거치며 긴 편집 과정에서, 강 감독은 일명 '국뽕' 영화라 불릴 '1947 보스톤'을 수없이 손 봤다. 중간에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린 배성우의 분량도 할 수 있는 선에서는 재편집을 거쳤다. 해방 후 난민국으로 분류된, 나라가 아무것도 해주지 않던 시절 보스톤으로 달려가 조국의 국기를 달고 달리게 해달라고 고군분투한 세 사람. 그들의 성취를 통해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현재를 사는 모두에게도 의미있는 메시지가 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1947 보스톤'의 강제규 감독.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2023.09.13 jyyang@newspim.com

"흔히 말하는 '국뽕'과 좋은 국뽕은 가공과 비가공의 차이 아닐까요. 보기좋게 치장하고 감정을 끌어올리려 인위적으로 얘기를 비틀고 만들어내서 강요하면 나쁜 국뽕이겠죠. 진짜 있는 사실을 담대하게 그려내고 특정한 울음이나 민족애, 국가애를 고취시키기 위해 과장해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면 착한 국뽕이라 봐요. 과유불급이 되지 않게 노력했어요. 독립운동이다 뭐다 해도 외신에 한 줄 나지 않는데 2시간 만에 한국인이 우승한 보스턴 대회는 대서특필 됐어요. 모두 힘든 시절에 각자가 맡은 소임을 열심히 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가.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서 꿈, 노력, 열정을 실현시키고자 하는 정신이 결국은 우리나라를 오늘에 있게 만든 동력이고 힘이라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은 분들이 조금이라도 느꼈으면 좋겠어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격동의 한국 영화사에서 '은행나무 침대'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 등의 작품으로 변곡점을 마련해온 강제규 감독은 현재 K무비의 양 극단에 처한 위상을 언급하며 우려와 희망을 동시에 얘기했다.

"한국영화 시장점유율 10% 때부터 영화를 시작했고 업계의 명암을 너무 잘 알고 경험하면서 지금까지 왔어요. '은행나무 침대' '쉬리' '태극기'를 통해 스스로 도전하면서도 한국 영화가 무엇을 극복해 가야만 위기를 벗어나고 단단히 버텨나갈지, 할리우드 콤플렉스 극복할 수 있을지 많이 고민했죠. 다행히 운 좋게도 잘 이루어져 왔고 그 안에서 많은 실패와 어려움도 겪었지만 큰 성장을 이루었고 지금의 상황이 감사하죠. 중국에 가서 어떤 영화 감독을 만나면 '쉬리 보고 영화 감독이 됐다'는 말을 들을 때, 일본에서 '태극기 휘날리며가 제 인생 영화다'라고 할 때면 보람을 느껴요. 늘 어려울 때가 있으면 좋을 때가 오듯이 지금은 위기를 맞았지만 또 극복해나갈 거라고 믿어요. 팝콘 들고 들어와서 못먹고 나가는 영화를 만들어야죠. 두 시간동안 관객의 모든 걸 송두리째 뺏어서 아무 생각하지 않고 빠져서 볼 수 있는 영화, 숨 쉴 틈 없는 영화만이 살 길이라고 봐요."

jyya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남편 신분증으로 대리투표자 구속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제21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첫날 배우자 신분증으로 대리투표를 한 선거사무원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염혜수 판사는 1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60대 여성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증거 인멸과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제21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첫날 배우자 신분증으로 대리 투표를 한 혐의를 받는 60대 선거사무원이 1일 구속됐다. 사진은 지난 5월 29일 한 유권자가 사전투표하는 모습. [사진=뉴스핌DB] A씨는 대선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대치2동 한 사전투표소에서 남편의 신분증으로 투표용지를 발급받아 대리 투표를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약 5시간 뒤 자신의 신분증으로 다시 투표했는데 동일인이 두 번 투표하는 모습을 본 참관인의 신고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강남구 보건소 소속 계약직 공무원이던 A씨는 이번 대선에서 투표사무원으로 위촉돼 유권자에게 투표용지를 발급하는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선거법 제248조는 성명을 사칭하거나 신분 증명서를 위조·변조해 사용하거나 기타 사위의 방법으로 투표하거나 하게 하거나 투표를 하려고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특히 선거사무에 관계있는 공무원이 사위투표 행위를 하거나 하게 한 때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A씨를 공직선거법상 사위투표 혐의로 고발하고 사전투표 절차를 방해할 목적으로 배우자와 공모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A씨 배우자에 대해서도 수사를 의뢰했다. 수서경찰서는 지난달 30일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이날 오후 1시30분께 법원에 출석하며 '대리 투표가 불법인 것을 몰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전혀 몰랐다. 순간 잘못된 선택을 했다"고 답했다. shl22@newspim.com 2025-06-01 19:37
사진
극우단체 댓글 여론 조작 의혹 [서울·청주=뉴스핌] 한태희 지혜진 기자 = 극우 단체가 댓글 조작팀을 만들어 여론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반란 행위"라고 규정하며 국민의힘과의 연관성도 거론했다. 국민의힘은 댓글 조작팀은 김문수 대통령 후보뿐 아니라 당과 관련이 없다고 부인했다. [평택=뉴스핌] 김학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1일 경기도 평택시 배다리 생태공원 앞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2025.05.31 yooksa@newspim.com 이재명 후보는 31일 경기 평택 배다리 생태공원에서 선거 유세에서 "국민 여론을 조작하려는 것은 사실상 반란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어 "댓글을 조작하고 가짜뉴스를 쓰는 행위를 용서할 수 있나"라며 "마지막 잔뿌리까지 다 찾아내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는 댓글 조작팀이 국민의힘과 연관돼 있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재명 후보는 "더 심각한 것은 국민의힘 관련성이 높다는 것으로 국회의원이 그 단체를 오갔다는 말도 있고 가짜 기자회견을 함께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며 "나라 뒤집어질 중범죄 행위가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거들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충북 청주 오창프라자 앞 광장에서 긴급 브리핑을 통해 "김문수 후보와 국민의힘은 저열한 여론조작에 어디까지 가담했는지 실토하라"고 말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12·3 쿠데타의 실패에도 또다시 대한민국을 집어삼키려는 극우 내란 카르텔의 여론조작을 규탄한다"면서 "김 후보와 국민의힘은 여론 조작 공작에 어디까지 가담했는지 밝혀야 하며 보도에 거명된 권성동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조정훈 의원은 직접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릉=뉴스핌] 최지환 기자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31일 오후 강원 강릉시 중앙시장 앞에서 열린 집중유세 현장에서 이재명 후보와 부인 김혜경 여사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비판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5.05.31 choipix16@newspim.com 국민의힘은 반박문을 내고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맞섰다. 국민의힘 중앙선대 미디어법률단은 "국민의힘과 김문수 후보는 '리박스쿨'이나 '자손군'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민주당이 드루킹 댓글조작단을 운영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허위 사실로 해당 단체들과 국민의힘을 억지로 연관시키고 있는데 무리한 시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미디어법률단은 "뉴스타파와 민주당 주장을 일방적으로 받아쓴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며 "유권자 민심을 왜곡할 수 있는 불공정 보도, 허위보도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온라인매체 뉴스타파는 전날 '리박스쿨'이라는 보수단체가 '댓글로 나라를 구하는 자유손가락 군대(자손군)'를 만들어 이재명·이준석 후보를 비방하고 김문수 후보를 추켜세우는 댓글을 올리고 댓글을 올린 사람에게 초등학교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하는 여론 조작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ace@newspim.com 2025-05-31 17:0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