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과학기술 자립·자강을 강조하고 있는 중국이 선진 제조업 기업에 대해 증치세(부가가치세) 감세 정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디이차이징(第一財經) 6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재정부와 세무총국은 이날 '선진 제조업 기업 증치세 추가 공제 정책에 관한 공고'를 발표했다. 선진 제조업 기업의 공제 가능한 매입세액에 5%를 가산해 증치세를 감면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증치세는 중국의 최대 세목 중 하나로, 매출세액에서 매입세액을 제외한 금액에 대해 부과된다. 매입세액이 늘어나면 납부해야 하는 증치세가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앞서 생산형 서비스업 및 생활형 서비스업 납세자에 대해 각각 5%, 10%의 추가 공제율이 적용되던 것에서 처음으로 선진 제조업으로까지 추가 공제 대상이 확대된 것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으로 기업의 세수 부담이 크게 경감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상하이 차이징(財經)대학교 공공정책 연구원 톈즈웨이(田志偉) 부원장은 "선진 제조업 기업의 혁신 촉진을 위해 정부가 내놓은 또 하나의 중요한 조치"라며 "업계 기업의 영업비용을 직접적으로 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톈 부원장은 "일부 기업의 경우 증치세 부담을 최대 20%가량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수익 기업이나 적자 기업에게나 모두 유리한 정책이지만 특히 이윤율이 낮은 기업일 수록 감세폭이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진=로이터] |
한편 이번 '공고'는 중국이 기술 패권을 둘러싸고 미국과 경쟁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미국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중국에 대한 기술 규제를 강화하자 중국은 과학기술 자립·자강을 거듭 강조하면서 기업을 '과학기술 혁신의 주체'로 내세웠다.
이달 4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 국영 항공기 엔진 개발업체인 중국항공엔진그룹(AECC) 산하 랴오닝(遼寧)성 선양(沈陽)시 리밍(黎明)엔진조립공장의 리즈창(李志強)팀 기술진들에게 엔진개발을 독려하는 서신을 보냈다. 시 주석은 서신에서 "항공기 엔진 개발은 국가의 중점사업"이라며 "중국의 항공기가 중국의 항공기 엔진을 장착할 수 있도록 더욱 기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지난달 초에는 중국 공산당 이론지 추스(求是)가 시 주석이 올해 2월 열린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제3차 집단학습 당시 했었던 연설 전문을 실었다. 시 주석은 '기초 연구를 강화해 높은 수준의 과학기술 자립자강을 실현해야 한다'는 제목의 연설에서 "과학기술 설비·운영체계·기본 소프트웨어 등의 국산화 난관을 잘 돌파하고, 연구소·대학·기업이 힘을 모아야 한다"며 "국산화 대체 수준과 응용 규모를 높이고 우리의 연구 플랫폼과 기기 설비로 기초연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국 과학기술부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첨단기술 기업은 2012년 3만 9000개에서 2022년 40만 개로 늘어났다. 이들 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액이 전체 기업의 68%를 차지하고, 762개 기업은 글로벌 기업 R&D 투자 2500위 안에 진입했다.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