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완 "가전·IT 경험 활용해 모빌리티 혁신할 것"
LG전자, UP가전 이어 두 번째 전장사업 청사진 제시
[서울=뉴스핌] 이지용 기자 = "고객 중심의 새로운 미래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할 것입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현지시간 4일 오전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IAA 모빌리티 2023'에 앞서 연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전반의 변화를 이끌겠다는 비전을 제시하며 이 같이 말했다. LG전자가 국제 모터쇼에서 프레스 콘퍼런스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콘퍼런스에는 글로벌 미디어 및 거래선 약 1000명이 참석했다.
이날 연사로 나선 조주완 사장은 'Taking Life's Good on the Road(이동 공간에서 즐기는 라이프스굿)'를 주제로 LG전자가 바라보는 모빌리티 산업과 미래 비전 등을 소개했다.
조 사장은 "오랜 기간 가전과 IT 사업을 통해 쌓아온 고객경험 노하우를 기반으로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혁신적인 고객경험을 제시하고자 한다"며 "이 여정에 업계 리더들이 동참해 성장 가능성을 함께 높여가자"고 제안했다.
LG전자는 지난 7월 고객경험을 다양한 영역으로 연결·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이어 생활가전 분야의 스마트 홈 솔루션 'UP가전 2.0'을 공개했고 이번에 두 번째로 전장사업 분야에서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고객경험 청사진을 제시한 것이다.
LG전자는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전동화와 자율주행으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모빌리티 영역에서 새로운 고객가치를 창출할 기회를 얻은 것으로 보고 있다. 모빌리티를 이동 수단을 넘어 고객 경험을 확장하고 차별화하는 공간으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LG전자 조주완 사장이 지난 7월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미래 비전과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
LG전자는 롤러블, 플렉서블, 투명 등 다양한 폼팩터를 구현하는 디스플레이 혁신기술과 독보적인 가전 기술 및 솔루션을 활용해 자동차를 독창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가변 공간으로 만들어낼 방침이다. 집에 거실, 서재, 놀이방 등 다양한 공간이 있듯이 차량을 개인화된 '디지털 동굴'로 보고 상황과 목적에 따라 다목적 공간으로 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LG전자는 확장현실(XR) 기술을 모빌리티 기술과 결합해 차량의 탐험 경험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 예정이다. 투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부착된 차량 유리창에 일상 풍경 외 아름다운 경치를 띄우면 전혀 다른 운전 경험을 선사한다. 차량 인테리어를 드림카처럼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또 LG TV의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구심점 역할을 하는 'webOS 플랫폼'도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기회요소로 판단하고 있다. 차량에 webOS 플랫폼을 적용하면 고객은 집에서 TV를 통해 보는 다양한 콘텐츠를 차에서도 즐길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목적지와 이동 시간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기본이고 고객 맞춤형 콘텐츠까지 알아서 제안한다.
LG전자는 변형·탐험·휴식으로 구성된 세 가지 미래 모빌리티 고객경험 테마를 개발하고, 모든 것을 가능케 한다는 의미의 'Alpha-able(알파블)'이라는 이름을 붙이며, 자동차를 개인화된 디지털 공간으로 재정의했다. 'Alpha-able'을 구성하는 세 가지 테마가 미래 모빌리티 고객경험의 핵심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고객 중심의 혁신 기술, 서비스, 콘텐츠는 이를 현실화하고 LG전자 만의 차별점으로 부각할 방침이다.
앞으로 LG전자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SDV)'로 전환하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고객 특화 디자인, 차별화된 고객경험 등을 앞세워 대응 전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LG전자 전장사업은 미래 모빌리티 시대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VS사업본부)', 전기차 파워트레인(LG마그나)', '차량용 조명 시스템(ZKW)' 등 3대 축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인포테인먼트는 탑승자에게 주행 관련 다양한 정보와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동시에 제공한다. ▲고용량 데이터를 빠른 스피드로 전송하는 텔레매틱스 ▲디지털 콕핏과 같은 디지털 인터페이스 ▲차량 내 발생하는 데이터를 관리하고 분석하는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등 LG전자의 앞선 기술력은 완성차 업체에 SDV의 차별성을 부여하고, 고객에게는 최적화된 모빌리티 경험을 누리도록 지원한다.
LG마그나는 전기차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이파워트레인의 성능을 고도화하고 제품 커버리지와 고객 확대를 위해 헝가리에 신규 생산기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ZKW가 생산하는 스마트 램프도 고객경험 향상을 위해 더 큰 역할을 하게 된다.
LG전자는 전기차 충전 솔루션을 통해 전장사업 영역을 넘어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강화에 일조하겠다는 로드맵을 그리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전기차 충전기 핵심기술을 보유한 '하이비차저(HiEV Charger)'를 인수했다. 차량과 차량 외적인 영역을 아우르는 최적의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전략이다.
LG전자는 최근에는 기존 충전기의 약점을 보완하고 고객 니즈를 반영한 충전기 4종을 출시했다. 신제품은 발광다이오드(LED) 상태 표시, 터치 디스플레이 적용 등으로 고객 사용 편리성을 높였다. LG전자는 높은 신뢰성이 요구되는 전기차 충전 솔루션 분야에서 제조, 품질관리 및 AS, 공급망 역량 등을 기반으로 충전 고객들의 '충전 경험가치'를 제고해 사업을 본격 확장할 계획이다.
조 사장은 연설을 마무리하며 "LG전자는 항상 고객을 이해하고 차별화된 제품과 솔루션을 제공하는 DNA를 갖고 있다"며 "고객 중심의 경험을 제공하는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여정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강조했다.
leeiy52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