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대사관·필리핀 코리안데스크 등과 공조 성과
1조3000억원 상당 부당 이익 취득
현지 체류 조직원 20명 중 16명 송환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경찰이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조직 총책을 필리핀서 강제송환했다.
31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오전 5시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40대 피의자 남성 A씨를 강제송환했다.
A씨는 필리핀 마닐라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도박사이트를 개설한 뒤 운영하면서 총 1조3000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했다.
경찰청 인터폴국제공조과는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필리핀 코리안데스크 담당관, 국정원은 2년여간 수사와 추적 끝에 지난 2021년 9월 18일 A씨를 검거했고 이후 A씨는 약 2년간 필리핀 이민국 외국인보호소에서 수용생활을 해왔다.
검거 당시 경찰주재관과 필리핀 코리안데스크 담당관, 필리핀 이민청 도피사범 추적팀, 현지 경찰특공대 등 30여명이 투입됐다. 필리핀 현지 A씨 주거지에서는 수많은 고가 외제차량과 명품 가방이 발견됐다.
강제송환되는 필리핀 도박사이트 운영 총책 [사진=경찰청] |
A씨는 필리핀 형사사법체계에서 현지 형사사건이 진행될 경우 재판 종결 전까지 한국으로 추방될 수 없다는 점을 악용해 허위의 사건을 현지 수사기관에 접수해 2년여간 국내 송환을 회피해왔다.
경찰은 이러한 동향을 파악해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을 통해 필리핀 법무부 측에 이들의 수법을 전달해 조기 송환에 협조할 것을 요청했다. 올해 7월부터는 필리핀 경찰주재관과 코리안데스크 담당관이 필리핀 법무부 측과 매주 실무회의를 개최해 A씨의 송환대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18일 필리핀 법무부는 A씨에 대해 추방결정을 내렸고 경찰청은 A씨 강제 송환을 위한 호송팀 파견을 준비해왔다.
한편 A씨는 지난 25일 국내 송환을 회피하기 위해 또 다시 허위 사건을 현지 수사기관에 접수했다. 이에 경찰은 호송팀을 28일 현지로 급파했다.
필리핀 법무부는 A씨를 추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대사관은 필리핀 법무부 측에 송환 협조를 강력히 요청했고 강제송환 예정 시간 5시간 전에 추방이 최종 결정됐다.
경찰은 A씨 송환과 함께 범죄조직의 추가 범행을 막기 위한 공조와 수사도 지속하고 있다. 국제공조를 시작한 후 현재까지 필리핀에 체류 중이던 조직원 20명 중 16명을 국내로 송환했고 국내 조직원 177명 중 166명을 검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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