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부터 발급...전체 면허증서 18% 불과
정부 "실물 신분증과 효력 같아"...현장에서는 실물 면허증 요구
신분 증명 효력 규정 및 위·변조시 처벌 조항 추가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정부가 지난해 발급하기 시작한 모바일 운전면허증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물 신분증과 같이 신분 확인 수단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행정안전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지난 25일까지 발급한 모바일 운전면허증 발급 건수는 148만3267건이다. 이는 전체 면허증 발급 건수 대비 17.8%에 그쳤다.
모바일 운전면허증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에서 신원 확인이 가능하도록 하고 실물 신분증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7월부터 발급이 시작됐다. 모바일 운전면허증은 QR코드나 IC면허증으로 나뉘는데 QR코드는 1000원, IC면허증은 1만3000~2만원 정도 수수료를 내야 한다.
정부는 모바일 운전면허증 플랫폼 구축에 예산 108억원을 투입했다. 기존 신분증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고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제대로 쓰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관공서나 금융기관 등에서는 쓰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많은 공공기관, 식당, 편의점, 시험장 등 신분확인이 필요한 곳에서는 모바일 운전면허증에서 쓰려고 해도 실물 신분증등을 요구하는 사례가 많아 제대로 쓰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7월 28일 오전 서울 강서구 강서운전면허시험장에서 열린 '모바일 운전면허증 전국발급 개통식'에서 발급받은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2.07.28 hwang@newspim.com |
회사원 서모(35) 씨는 "공공기관 출입구에서 위조 우려 때문에 신분확인은 실물 신분증만 된다고 해서 내부에 있는 직원을 불러서 양해를 구해 들어갔다"면서 "수수료도 더 내서 굳이 모바일 면허증을 왜 만들었나 싶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모(22) 씨는 "편의점에서 술을 사면서 직원에게 모바일 신분증을 보여주면 실제 신분증을 보여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요즘에는 신분증 필요할 때 모바일보다는 실물 신분증을 더 많이 쓴다"고 말했다.
모바일 운전면허증에 대한 개선 요구가 이어지자 국회에서도 관련법 개정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과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과 27일 각각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서는 모바일 운전면허증과 운전면허증의 신분 증명 효력 규정을 명확히 해 실제 신분 증명 효력을 높였다.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공문서에 포함시켜 위조·변조시 공문서 위조·변조죄로 처벌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을 마련했다.
정부는 내년부터 주민등록증도 모바일로 발급받을 수 있게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모바일 신분증 확대를 추진하기 전에 실제 모바일 신분증의 효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온라인 서비스나 많은 금융권에서 인증 등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면서 "실물 신분증과 같은 효력을 갖는다는 점도 홍보하면서 관련 법 개정 논의에도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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