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는 'K북과 K출판의 재도약'을 위해 소속 기관과 문체부의 지원금을 받고 있는 기관을 대상으로 한 감사에 한창이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감사 결과 책과 출판이 K컬처와 콘텐츠의 중심에 서기 위한 구조적 개편을 위해 '이권 카르텔'적 방만 경영이 확인됐다"며 이를 추적하고 개선하겠다는 강한 의지도 드러냈다.
윤정부의 키워드 중 하나가 '이권 카르텔'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그간 시민단체와 노조, 공직 사회의 '이권 카르텔' 해체를 강조해오다 지난 18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이권 카르텔, 부패 카르텔에 대한 보조금을 전부 폐지하고 그 재원으로 수해 복구와 피해 보전에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고 발언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수해복구와 이권 카르텔의 관계가 무엇인지, 이권의 범위가 어디인지에 대한 의문 등이 제기됐다.
이 가운데 박보균 장관은 24일 'K북, K출판 재도약 실천의 진행상황 및 계획' 발표하는 자리에서 서울국제도서전을 주최하는 대한출판문화협회(회장 윤철호)의 감사가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K컬처의 바탕과 추동력은 '책'과 '출판'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책과 출판 산업의 지평을 넓히고자 여러 방안을 고민하면서 출판 분야를 들여다 본 결과 여러 문제와 기득권적 요소가 많다고 발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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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중소 ·1인출판사, 신진·청년 작가에게 거칠고 높은 진입장벽이 처져 있었다"고 지적하며 "국민이 피와 땀과 눈물이 담긴 세금이 지원되는 공공기관은 허술하고 방만한 운영행태가 관습처럼 퍼져있고 불투명하고 불공정한 업무처리가 이권 카르텔로 작동하고 있으며 출판 약자에게는 거칠고 높은 진입장벽이 쳐져있음이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문체부는 올해만 출판 관련 공공기관인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원장 김준희)과 한국문학번역원(원장 곽효환)의 감사를 진행했고, 이어 대한출판문화협회에 대한 감사는 마무리 단계에 있다. 공공기관 감사 상황을 장관이 직접 기자 간담회 자리를 만들어 최종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을 발표한 것은 드문 일이다.
이날 발표된 출협에 대한 문체부의 감사 과정을 살펴보면 출협의 보조금 정산 과정이 2018년부터 지금까지 수익금의 상세내역 제출이 없었고, 입출금 내역 일부를 지우고 제출했으며 제출한 부분 중 상당 부분이 해외의 참가기관으로부터 받은 참가비였다. 이에 재정적 탈선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박 장관은 "서울국제도서전은 10억원 내외의 국민 혈세가 지원된다"며 "출판진흥원은 국고보조금 집행을 포함해 수익금 사용까지 출협의 사업 운영을 집행, 감독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출협과 출판진흥원의 묵시적인 담함이 있었는지, 이권 카르텔적인 요인이 작동했는지를 면밀히 추적할 것"이라며 "조사 결과 보조금법 등 실정법 위반 혐의가 밝혀지면 출협 책임자에 대해 관계당국에 수사 의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4일 서울 용산구 문체부 서울사무소 회의실에서 언론 간담회를 갖고 K-북, K-출판 재도약 실천의 진행 상황 및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문체부] 2023.07.24 89hklee@newspim.com |
이날 저녁 출협은 '파탄 난 출판문화정책, 박보균 문체부 장관의 해임을 촉구한다'는 제목으로 입장문을 냈다. 출협 측은 "출판 불항에 이를 바로 잡을 예산의 정비는 전혀 거론되지 않았으며, 출판 약자에게 거칠고 높은 진입 장벽이 어떻게 쳐져 있는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결국 압력을 못이긴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은 장관에게 사표를 냈다. 한국문학번역원장도 끊임없이 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고 한다. 두 사람 모두 지난 정권 시기에 임명된 인사들이다"라고 언급했다.
김준희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은 지난 17일 문체부 장관에 사의 표명을 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임명된 김 원장의 임기는 내년 12월 말까지다. 지난달 문체부 산하 기관을 대상으로 한 경영평가에서 최하 등급인 D를 받은 영향으로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곽효환 한국문학번역원장 역시 2021년 5월 문재인 정부 시절 임명됐다. 윤철호 출협 회장 역시 2018년부터 6년째 직을 이어오고 있으며, 올해 2월 연임하게 됐다.
출협의 입장 발표 이후인 다음날 문체부는 또다시 반박 자료를 냈다. 문체부와 출협의 팽팽한 입장 차이에 출판계에 긴장감이 이어지고 있다. 26일 취재 결과 출협은 더이상의 반박 자료는 내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25일 내용으로 충분히 내용을 전달했으며 문체부의 반박 자료는 이전의 자료와 다를게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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