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량 증가에 가격까지 10% 넘게 올라
"올 하반기 베트남 쌀 황금기 도래할 것"
[하노이=뉴스핌] 유명식 특파원 = '쌀 수출국 1위' 인도가 쌀 수출금지 조치를 내리자 베트남이 미소 짓고 있다. 인도에서 쌀을 수입하던 국가들이 베트남 시장으로 몰릴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베트남 껀떠(Can Tho)에서 쌀을 수출하는 기업의 관계자는 지난 23일 현지 매체인 Vn익스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달 주문량이 지난달보다 7%나 증가했고,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20%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인도가 쌀을 수출하지 않기로 한 뒤 많은 수입업체가 장기 계약을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24일 베트남 농업농촌개발부 자료에 따르면 베트남은 지난 1~6월 쌀 427만t(톤)을 수출해 23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톤당 수출가격도 539달러로 지난해 보다 10.2% 올랐다.
이런 가운데 인도의 갑작스런 조치는 베트남의 쌀 수출 증가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현지에서는 쌀 수출가격이 30~40% 급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도 정부는 지난 20일 비(非) 바스마티 백미 수출을 즉시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비스마티 품종은 한국 쌀보다 수분기가 적은 긴 모양의 쌀이다. 인도 정부가 비스마티를 제외한 모든 백미 품종의 수출을 중단한 이유는 몬순(우기) 폭우에 따른 작황 악화로 현지 쌀 소매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인도 정치권이 국내 식탁 물가 안정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인도는 세계 쌀 수출 물량의 40%를 차지한다. 지난해 인도의 전체 쌀 수출 규모는 2200만t에 달했다.
베트남 안장(An Giang)대학교 보 떵 시언(Vo Tong Xuan) 교수는 "인도의 이번 결정으로 베트남 쌀의 수출가격이 톤당 600~700달러에 이를 수 있다"며 "올 하반기는 베트남 쌀의 황금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기후도 좋아 쌀 4300만t 이상을 수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수출 규제를 완화하고 수출기업과 농가가 연계해 세계 시장에 맞는 품종의 쌀을 생산할 수 있도록 정부가 뒷받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도 뉴델리 상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쌀. [사진=블룸버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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