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올해 기술주를 필두로 뉴욕증시 랠리가 장기화하면서 주가 하락을 점쳤던 공매도 투자자들이 대규모 손실을 떠안게 됐다고 20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시장조사업체 S3파트너스에 따르면 공매도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1200억달러(약 155조원)의 평가손실을 기록했으며, 이달에만 720억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공매도는 향후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서 매도한 뒤 실제로 주가가 하락하면 싼 값에 되사들여 이익을 남기는 투자방식이다.
공매도 투자자들은 올해 증시 상승이 소수의 기술주로 한정됐고, 밸류에이션도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오른데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이 조금 더 남았다는 판단에 따라 증시 하락 반전에 베팅하고 있다.
뉴욕증시 공매도 잔량은 이달 들어 1조달러(약1290조원)를 넘어서며 2022년 4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초 기록했던 8630억달러에서 늘어난 수준으로, 전체 유통 주식의 5%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호르 두사니프스키 S3 전무이사는 "증시가 반락할 것으로 믿는 투자자들과 헤지펀드들이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뉴욕증시 상승 랠리는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경우 올해 들어 14%, 6월 한 달 동안에만 5% 상승하며 14개월 만에 최고의 상승을 기록했다. 게다가 대형 기술주에 집중됐던 상승 분위기는 최근 중소형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WSJ는 주식 익스포저를 늘리는 기관 투자자들도 늘고 있어 랠리 분위기가 좀 더 이어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며, 공매도 손실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공매도 잔량이 가장 많은 종목은 테슬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아마존 등이다. 특히 테슬라는 지난 8일 기준 애플을 제치고 공매도 1위 종목으로 올라섰다.
하지만 테슬라 주가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테슬라 공매도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124억달러의 손실을 봤으며, 평가수익률은 -78%를 기록했다. 최근 인공지능(AI)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엔비디아의 경우 공매도 투자자들의 평가수익률은 -105%인 것으로 확인됐다.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2023.06.16 kwonjiun@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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