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태 윤채영 기자 = 박진 외교부 장관은 12일 논란이 일고 있는 싱하이밍(邢海明) 주한중국대사의 최근 '베팅' 발언에 대해 "매우 부적절한 언행"이라며 "모든 결과는 본인의 책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이 '싱하이밍 대사가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은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고 언급한 것은 무례한 언급이 아니냐'는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주한 대사가 야당 정치인과 함께한 자리에서 다수 언론 매체 앞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묵과할 수 없는 표현으로 우리 정부 정책을 비판한 것은 외교사절의 우호 증진 임무를 규정한 비엔나 협약과 외교 관례에 어긋나는 행동이라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특히 문제는 타국 대사가 우리나라 정책에 관여하는 데 자리를 깔아주고 작심하듯 이어지는 고압적 막말에 공손히 두 손 모아 들으면서 이 대표를 비롯한 그 누구도 이의제기를 하지 않은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박 장관은 "외교부는 그렇기 때문에 주한 (중국)대사를 초치해서 대사의 언행에 대해 엄중히 경고하고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고 부연했다.
다만 박 장관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싱 대사를 외교적 기피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persona non grata)로 지정해야 한다'는 국내 일각의 주장에는 "외교부는 모든 결과는 대사 본인 책임이 될 것임을 분명히 경고했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그는 "중국은 우리의 가장 큰 무역 상대국이고 이웃 국가"라며 "지정학적으로 한반도 문제에 대해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중국과는 상호 건강하고 성숙한 관계를 만들어가는 게 우리의 국익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나 이런 상호 성숙하고 건강한 관계를 만들기 위해선 상호 존중이란 게 대단히 중요하다"며 "이 때문에 이번 주한중국대사의 발언은 한중 간 우호를 증진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한중 우호에 역행하는 발언"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싱 대사는 지난 8일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A4 용지 5장 분량의 원고를 꺼내들어 약 15분간 윤석열 정부의 외교 정책에 대해 비판했다.
그는 "일각에선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데 베팅을 하고 있다"며 "이는 분명히 잘못된 판단이자 역사의 흐름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언할 수 있는 것은 현재 중국의 패배를 배팅하는 이들이 반드시 후회한다는 점"이라고도 했다.
이후 한국 장호진 외교부 차관이 지난 9일 싱 대사를 초치해 내정간섭이라며 엄중 경고하고 항의하자, 중국 측도 10일 눙룽(農融)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가 정재호 주중국대사를 불러 항의하는 등 한중관계가 경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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