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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관계, 불안한 '살얼음판'…싱하이밍 中대사·정재호 韓대사 '맞초치'

기사입력 : 2023년06월12일 09:55

최종수정 : 2023년06월12일 13:36

中 외교부 부장조리, 정재호 주중대사 불러 항의
주중한국대사관 "싱 대사 발언에 엄중한 항의"
외교부 "주중대사관 보도자료로 갈음" 속도조절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의 내정간섭 발언을 놓고 한·중 외교당국이 신경전을 벌이며 한중관계가 경색되고 있다.

한중 양국은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코로나 방역을 위한 단기 비자 발급 제한과 중국 측의 맞중단, 지난 4월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나온 윤석열 대통령의 대만해협 발언 등을 계기로 악화일로를 걸어왔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를 방문해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와 만찬 회동을 하고 있다. 이날 이 대표와 싱 대사는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저지를 위한 공동대책 마련 방안, 양국 간 경제협력 및 공공외교 강화 등에 대해 논의했다. 2023.06.08 photo@newspim.com

최근에는 한중 외교장관회담과 외교안보대화, 한중일 정상회의 실무급 회의 등을 통해 물밑 협의를 진행하면서 관계 개선에 나섰으나 악재가 이어지며 관계개선을 위한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지난 1월 친강(秦剛) 신임 중국 외교부장과 한 차례 전화통화를 했으나 아직 대면 회담도 열리지 않고 있다.

일단 외교부는 지난 9일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이 싱 대사를 초치하고 중국 외교부가 정재호 주중한국대사를 불러 항의한 데 대해 본부 차원의 공식 입장은 없다며 전날 주중한국대사관의 입장을 담은 보도자료로 갈음한다고 12일 밝혔다.

한중관계가 필요 이상으로 악화되고 과열되는 방지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중국 외교부는 11일 "눙룽(農融)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가 전날 정재호 주중대사와 '회동을 약속하고 만나'(웨젠·約見) 한국 측이 싱 대사와 이재명 야당 대표가 교류한 것에 부당한 반응을 보인 것에 대해 교섭을 제기하고 심각한 우려와 불만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웨젠'은 중국 외교부가 중국 주재 타국 외교관을 외교부로 부르거나 별도의 장소에서 만나 항의 등을 전달하는 것을 의미하는 외교 용어다. 강경한 뜻을 내포한 자오젠(召見·불러서 만나다)에 비해 수위가 낮지만, 한국 외교 용어로는 '초치'(招致)에 해당한다.

눙 부장조리는 정 대사에게 한중 관계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설명한 뒤 "싱하이밍 대사가 한국 각계 인사들과 접촉하고 교류하는 것은 그의 업무다. 이해를 증진하고 협력을 촉진하며 중한 관계의 발전을 수호하고 추진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주장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아울러 "한국이 현재 중한 관계의 문제점이 어디에 있는지 되돌아 보고 진지하게 대하길 바란다"며 "중한 수교 공동성명의 정신을 성실히 준수하고 중국과 함께 양국관계의 건전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 적극 노력하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주중 한국대사관은 "주한 중국대사가 우리나라 야당 대표와의 회동에서 외교 관례에 어긋나는 비상식적이고 도발적이며 사실과 다른 언행을 한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엄중한 항의를 전달했다"고 홈페이지에 소개했다.

대사관은 이어 "정 대사는 상호존중과 호혜 공동이익을 기반으로 한중관계가 건강하고 성숙하게 발전해나가기 위해서는 양측의 공동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이를 위해 한중 간 더욱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은 지난 9일 싱 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초치해 전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만찬에서 나온 내정간섭 발언에 대해 엄중 경고하고 항의했다.

장 차관은 "주한중국대사가 다수의 언론매체 앞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과 묵과할 수 없는 표현으로 우리 정부 정책을 비판한 것은 외교사절의 우호 관계 증진 임무를 규정한 비엔나협약과 외교 관례에 어긋날 뿐 아니라 우리 국내 정치에 개입하는 내정간섭에 해당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싱 대사의 금번 언행은 상호존중에 입각해 한중관계를 중시하고 발전시켜 나가려는 양국 정부와 국민들의 바램에 심각하게 배치되는 것으로서, 오히려 한중우호의 정신에 역행하고 양국 간 오해와 불신을 조장하는 무책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교부는 장 차관이 싱 대사에게 이번 언행과 관련해 외교사절의 본분에 벗어나지 않도록 처신해야 할 것이며, 모든 결과는 본인의 책임이 될 것임을 분명히 경고했다고 전했다.

싱 대사는 지난 8일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만나 A4 용지 5장 분량의 원고를 꺼내들어 약 15분간 윤석열 정부의 외교 정책에 대해 비판했다.

그는 "일각에선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데 베팅을 하고 있다"며 "이는 분명히 잘못된 판단이자 역사의 흐름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언할 수 있는 것은 현재 중국의 패배를 배팅하는 이들이 반드시 후회한다는 점"이라고도 했다.

싱 대사의 '미국 승리, 중국 패배 베팅' 발언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애용하는 표현을 '패러디'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통령 재직 시절인 2013년 12월 방한해 박근혜 당시 대통령과 만나 "It's never been a good bet to bet against America"라고 말한 바 있다. "미국의 반대편에 베팅하는 것은 절대 좋은 베팅이 아니다"는 뜻이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버락 오바마 당시 미 행정부가 추진한 '아시아로의 중심축 이동'(Pivot to Asia) 정책에 대한 의지를 믿어달라는 취지였다는 것이 미국 측 해명이었지만, '미중 경쟁에서 미국이 아닌 중국에 배팅해서는 안 된다'는 속내를 담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다.

medialy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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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UAE,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체결…원유·무기류 관세 철폐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가 29일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체결했다. UAE는 중동 지역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와 남아시아를 잇는 물류 허브로, 우리 기업들이 세계 각국으로 진출을 확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양국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안덕근 산업부 장관과 타니 빈 아흐메드 알제유디 UAE 대외무역 특임장관이 한-UAE CEPA에 정식 서명했다고 밝혔다. ◆ 무기류 수입 관세 즉시 철폐…원유 수입 관세 3%→0% 양국 CEPA는 지난해 1월 윤석열 대통령의 UAE 국빈 방문을 계기로 본격 추진되기 시작했다. 이후 양국 정부 간 집중적인 협상을 거쳐 같은 해 10월 타결됐다. 정부는 협정문에 대한 법률 검토와 국문본 마련, 법제처 심사 등 정식 서명에 필요한 국내 절차를 진행해 왔다. UAE는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14위 교역 상대국으로 손꼽힌다. 교역 규모는 2021년 113억달러에서 2022년 195억달러, 지난해 209억달러 등으로 매해 상승하고 있다. 우리는 주로 자동차·전자기기·합성수지 등 공산품을 수출하고, UAE로부터 원유·석유제품·천연가스 등 국내 산업에 필수적인 에너지와 원료를 주로 수입한다. [서울=뉴스핌]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연합국(UAE)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빈 방한 공식 환영식에서 양국 국기를 든 삼광초등학교 어린이환영단의 환호에 인사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2024.05.29 photo@newspim.com CEPA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양국은 높은 수준으로 상품 시장을 개방하기로 했다. 시장 개방 수준은 품목수를 기준으로 한국 92.5%, UAE 91.2%다. 우리 중동 주력 수출품인 무기류는 대부분 품목이 협정문 발효 즉시 UAE 시장 내 관세가 철폐돼 수출 증대가 기대된다. 압연기·금속 주조기 등 기계류 상당수는 5년 내, 자동차·부품·가전제품 등은 발효 후 최장 10년 이내에 관세가 철폐된다. 특히 향후 성장 잠재력이 큰 전기차·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에 대한 관세도 발효 후 최장 10년 내 철폐된다. 화물·특수차 중에서는 덤프차·적재차량 등에서 상당수 즉시 철폐를 확보해 중동의 건설시장 붐에 힘입은 수출 상승이 전망된다. 이 외 의료기기·화장품 등 공산품뿐만 아니라 우리 주요 농수산물도 관세 철폐 혜택을 받게 된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이로써 UAE와 아직 CEPA를 체결하지 않은 미국과 일본, 중국 등 주요 경쟁국과 비교해 우리 기업의 수출 여건을 대폭 개선하게 됐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CEPA를 통해 원유 수입 관세도 철폐된다. 양국은 UAE산 원유 수입 관세를 발효 후 1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석유화학 제품의 주 원료인 나프타 수입 관세는 5년에 걸쳐 절반으로 감축하기로 했다. 원유 수입 관세는 3%에서 0%로, 나프타 수입 관세는 0.5%에서 0.25%로 줄어든다. 이를 통해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가격 경쟁력 제고와 국내 물가 안정 효과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 온라인 게임 서비스 '최초 개방'…처음으로 국경 간 정보 이전 허용 UAE는 다른 나라와의 자유무역협정(FTA)에서는 개방하지 않았던 온라인 게임 서비스를 한국과의 CEPA에서 최초로 개방했다. 이를 통해 중동 지역으로 게임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공급하거나 관련 업체가 직접 현지에 진출할 때 우리 기업 활동의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게 됐다. 또 우리 의료 기관의 현지 개원과 원격 진료를 허용하고, 산후조리·물리치료 서비스도 개방하기로 했다. 아울러 양국은 이번 CEPA에서 ▲에너지·자원 ▲첨단산업 ▲순환경제 ▲시청각 서비스·공동제작 ▲스마트팜 ▲보건산업 ▲관광 ▲수송 ▲해상운송 ▲디지털경제·무역 ▲귀금속 ▲공급망 ▲경쟁 ▲바이오경제 등 신통상 의제를 포함한 14개 협력 분야를 명시했다. 특히 UAE는 다른 국가들과 기존에 체결한 CEPA와 달리 대체·신재생에너지를 포함한 에너지·자원에 관한 협력을 포함했다. [서울=뉴스핌]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연합국(UAE)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빈 방한 공식 환영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2024.05.29 photo@newspim.com 이에 대해 산업부는 "14개 협력 분야를 명시함으로써 양국 간 미래지향적 경제 협력을 가속화하기 위한 포괄적인 경제 협력 체계를 마련했다"고 풀이했다. 또 양국은 CEPA를 통해 통관과 정부 조달, 디지털 무역, 지식재산권 등 양국 간 무역 과정에서 적용되는 무역 규범을 개선했다. 이를 기반으로 양국은 물품 통관에 대한 사전심사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수출기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비용 절감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 또 세계무역기구(WTO) 정부 조달 협정 비가입국인 UAE와 주요 중앙정부기관의 조달 시장을 개방하고, 투명성·비차별성 원칙이 반영되도록 했다. 디지털 무역과 관련해 UAE는 자국 최초로 국경 간 정보 이전을 허용했다. 이 규정을 통해 UAE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은 현지에서 수집한 정보를 국내로 이전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높은 수준의 지재권 보호 규범을 도입해 우리 기업의 저작권·상표 침해에 대해 효과적인 대응 조치가 가능하도록 했다. 앞으로 정부는 이날 서명된 CEPA의 후속조치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 이른 시일 안에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양국은 CEPA 비준과 발효를 위한 자국 내 법적 절차를 완료한 후, 이를 증명하는 서면 통보를 교환하게 된다. 이후 한-UAE CEPA는 서면 통보 접수일 후 두 번째 달의 첫 번째 날에 발효된다. rang@newspim.com 2024-05-29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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