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게임사회' 12일부터 개최
뉴욕미술관·스미소니언미술관 게임 소장품 공개
'게임의 예술성' 영향 주고 받은 현대미술작품 소개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당연히 게임은 예술이다".
세계 3대 미술관 중 하나인 뉴욕현대미술관(MoMA)은 2012년 게임을 소장품으로 등록했다. 이에 미술계가 발칵 뒤집혔다. 당시 MoMA의 큐레이터 파울라 안토넬리는 "게임은 예술이다"라며 미술관이 지향하는 예술작품의 선정 기준도 밝혔다. 게임의 미학적인 디자인뿐 아니라 시나리오, 프로그램, 코드, 그리고 참여하는 행위자까지 모두 예술의 범주에 포함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MoMA 소장품 '팩맨'이 국립현대미술관 기획전 '게임 사회'에 소개된다. 2023.05.11 89hklee@newspim.com |
2012년 뉴욕현대미술관이 소장한 이와타니 토르의 비디오게임 '팩맨'(1980)을 비롯해 스미소니언미술관이 수집한 비디오 게임 소장품 7점이 국립현대미술관이 기획한 특별전 '게임가 사회'에서 선보인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비디오 게임이 세상에 등장한 지 50년이 지난 오늘날 게임의 문법과 미학이 동시대 예술과 시각 문화, 더 나아가 우리 삶과 사회에 미친 영향을 짚어보기 위해'게임과 사회'를 마련했다. 전시는 '게임이 미술관에서 어떤 경험을 전달하고 공유할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기존의 게임적 경험을 새로운 접근과 관점으로 제시한다. 전시는 12일부터 9월10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개최한다.
전시는 MoMA와 스미소니언미술관이 수집한 비디오게임 소장품과 국내 게임등을 포함한 9점의 게임과 함께 비디오 게임의 문법과 미학에 영향을 주고받은 현대미술 작가 9명의 작품 30여 점을 소개한다.
비디오게임 관련 뉴욕현대미술관 소장품은 '포털과 '팩맨', '마인크래프트', '플로우', '심시티' 그리고 스미소니언미술관 소장품은 '헤일로 2600'이 있다. 뉴욕현대미술관과 스미소니언미술관의 공동 소장품인 '플라워'도 볼 수 있다. 관람자들은 미술관에서 이 게임을 직접 해보면서 예술로서의 게임에 대한 접근을 경험하게 된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게임 사회' 전시장 전경 2023.05.11 89hklee@newspim.com |
아케이드 게임 공간도 설치돼 있다. 이 공간은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영향을 받은 작가 루양의 관심사를 바탕으로 했으며, 마치 유년 시절의 오락실을 떠올리게 한다. 다양한 비디오 게임기가 설치된 아케이드 공간에서 작가 루양의 3채널 비디오로 구성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아케이드 게임 공간에서는 3채널 비디오로 구성된 '물질 세계의 기사'(2018)를 중심으로 '유테루스 맨'(2013), '캔서 베이비'(2014), '루 양의 댄스 댄스 레볼루션'(2018) 등 아케이드 게임 및 영상을 선보인다.
게임 언어의 영향을 받은 흥미로운 작품을 기대해도 좋다. 그중 다니엘 브레이스웨이트 셜리의 '젠장, 그 여자 때문에 산다'는 게임에서 총을 쏘는 행위와 실제 총을 쏘는 행위의 차이점을 게임의 방식으로 구현한 작품이다.
작품은 관람객이 직접 화면에다 총을 쏘는 게임의 형식을 갖고 있다. 게임의 내용의 소재는 흑인 트랜스젠더들로 관람객은 화면에 나온 안내에 따라 선택을 내리고 화면을 향해 총을 쏘게 된다.
이 공간을 나오면 다큐멘터리 화면을 통해 자신이 총을 쏘고 있는 장면을 확인할 수 있다. 작가는 게임의 방식으로 스스로 내린 자신의 선택과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질문한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서울박스에서 상영하는 김희천 작가의 대형 영상 설치물 '커터3' 2023.05.11 89hklee@newspim.com |
한국 작가 람한의 VR 작품 '튜토리얼:내 쌍둥이를 언이스톨하는 방법'도 흥미롭다. 실제로 쌍둥이인 작가는 쌍둥이 형제로부터 느낀 사랑과, 질투라는 감정 그리고 경쟁자라는 특이한 관계를 생각하면서 시나리오를 쓰고 VR 게임의 형식을 차용한 영상 작품을 구현했다.
게임 속 주인공은 안구의 기능 오류로 인해 불편을 겪는 여학생으로 한 사기업에서 진행하는 임상 실험의 피실험자고 참여하게 된다. 관람객은 VR 헤드를 쓰고 가상 애니메이션 영상을 보게 된다. 실제처럼 느껴지는 애니메이션 영상을 보면서 관람객은 직접 체험하고 참여하는 게임의 형태로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서울관 중앙 공간인 '서울박스'에는 김희천 작가의 대형 영상 설치물 '커터3'가 전시된다. 미술관 관계자가 국립현대미술관을 다니며 일어나는 서사를 담고 있는 러닝타임 40분의 작품이다. 관람객은 바닥에 자리한 빈백에서 편하게 감상할 수 있다. 40분 중 5초간 서울박스 내에 설치된 35개의 CCTV 중 한 장면이 화면에 랜덤으로 공개된다. 이 작품은 8월13일까지만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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