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부부와 3세 자녀 사망...5세 자녀는 치료중
현지 교민 '믿을 수 없는'일이라며 애도
현장 사살된 범인 인종주의 심취 정황 '인종 증오 범죄' 가능성도
[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주말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교외 쇼핑몰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의 희생자 가운데 한인 교포 일가족 3명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되며 현지 교민 사회가 충격에 휩싸였다.
주휴스턴 총영사관 댈러스출장소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오후 3시 30분경 댈러스 교외 '앨런 프리미엄 아웃렛'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현장에서 30대 한국계 부부 조 모씨와 강 모씨, 이들의 3세 아이가 총격에 맞아 숨졌다.
[참사가 발생한 앨런 아울렛에서 희생자를 추모하는 시민들, 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 koinwon@newspim.com |
현장에 있던 부부의 또 다른 5세 자녀는 이번 총격으로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으로 알려졌다. 일가족 모두 미국 국적자로 확인됐다.
현지 한 교민은 이들 부부가 각각 변호사와 치과의사로 현지 사회에서 좋은 평판을 받고 있었으며, 이번 참사로 한인 사회가 슬픔에 잠겼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민은 "이들 부부가 현지 한인 교회 신자였다"면서 "이번 소식에 교회가 눈물바다가 됐다"고 먹먹한 심경을 전했다.
현지 한인 커뮤니티 사이트인 '달사람닷컴'에도 이들을 애도하는 현지 교민들의 글이 속속 올라왔다. 이번 사건을 알리는 게시글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가슴이 먹먹하고 마음이 너무 아프다'는 등의 추모글이 댓글로 달렸으며, 잇따른 총기 사고에 불안을 호소하는 글도 올라왔다.
한 교민은 '뉴스에서나 볼법한 일이 우리 동네에서 일어났다니 믿기지 않는다'면서 '몰, 마트 등 사람 많은 곳을 갈 때마다 불안한 마음이 든다. 텍사스에 사는 것이 너무 불안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번 참사가 벌어진 '앨런 프리미엄 아울렛'은 텍사스주 댈러스 외곽에 위치한 소도시인 앨런에 위치해 있으며, 인근에 거주하는 한인들도 많이 찾는 곳으로 알려졌다.
◆ 현장 사살된 범인 인종주의 심취 정황 '인종 증오 범죄' 가능성도
현지 경찰은 이번 총격 사건의 범인이 33세 남성 마우리시오 가르시아라고 밝혔으며, 현재까지는 그의 단독 범행으로 보고 있다.
범인이 사건 현장에 출동한 경찰과 교전 끝에 사살돼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극우주의와 인종주의에 심취해 있던 정황이 드러나 '인종 증오 범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시되고 있다.
미국 NBC 방송은 "경찰 가르시아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서 인종차별주의 관련 게시물 수백 건을 확인했다"며 가르시아가 극우주의와 인종주의에 빠져있었다고 전했다.
또 여러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범인은 범행 당시 'RWDS(Right Wing Dead Squad·우익 암살단)'라고 적힌 휘장을 몸에 두르고 있었는데, 이는 백인 우월주의자와 신나치주의자들 사이에서 최근 인기 있는 문구로 알려졌다.
[참사가 발생한 앨런 아울렛에서 대피하는 쇼핑객들, 자료=댈러스 텍사스_tv] koinwon@newspim.com |
이번 희생자 가운데, 한국계 3명을 비롯해 인도계 여성도 포함돼 있는 등 유색 인종 비율이 높았던 점도 이번 총격이 인종 증오 범죄로 유발되었을 가능성에 힘을 실어줬다.
이와 관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7일 전국에 조기를 게양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내리고, 의회에 총기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을 마련해 주기를 재차 촉구했다.
댈러스에서는 지난해에도 인종 증오 범죄로 인한 총격에 한인들이 희생된 사건이 있었다. 지난해 5월 댈러스 코리아타운의 한인 미용실에 침입한 30대 남성 제러미 세런 스미스는 22구경 소총을 13발 발사해 한인 여성 3명을 다치게 했다. 체포된 용의자는 증오범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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