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스폰서...성장성·안전성 부각
'금리 정점' 리츠 시장 반등 '청신호' 해석도
"보험업계, 킥스 대비 추가 리츠 상장 기대"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삼성그룹 최초의 공모 상장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 삼성FN리츠가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완판을 기록했다. 부동산 시장 부진이 지속되는 데다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등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각종 악재가 발생한 점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에 대한 신뢰도가 일정 부분 반영됐다고 분석하는 한편 리츠 시장이 어두운 터널의 통과 시점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한화리츠와 삼성FN리츠를 시작으로 대기업 스폰서 리츠들의 출격이 이어질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삼성FN리츠 통합경쟁률 [표=삼성FN리츠] 2023.03.29 yunyun@newspim.com |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FN리츠가 지난 27~28일 양일간 진행한 일반 투자자 청약 결과 1.8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얼어붙은 리츠 시장에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경쟁률도 약 25대1이었다.
실제 유가증권시장 상장 리츠 종목 중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을 바탕으로 구성된 'KRX리츠TOP10지수'는 전일 종가 기준 813.67로 최근 두 달동안 10% 넘게 하락했다. 더욱이 상장 리츠 가운데 신한알파리츠, 코람코에너지리츠, SK리츠를 제외하고는 공모가(5000원)를 밑돌고 있다. 한화리츠는 상장일(27일) 공모가 대비 9.8%(490원) 낮은 4510원에 거래를 마치며 적잖은 충격을 줬다. 지난해 마지막 상장 리츠인 KB스타리츠가 흥행 부진 성적표를 받아든 2.06대 1 경쟁률 대비 낮지만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투자자들이 삼성FN리츠를 택한 핵심 이유 중에는 삼성그룹의 스폰서형 리츠라는 점도 꼽힌다. 이를 기반으로 자산 매입 경쟁력 및 안정적 운영 기반에 대한 신뢰가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삼성FN리츠의 스폰서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이며, 국내 핵심 업무지구에 위치한 우량 오피스 자산 '대치타워'와 '에스원빌딩'을 기초자산 한다. 또한 1·4·7·10월 등 분기 배당을 통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제공한다는 점도 이점이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삼성FN리츠에 편입된 에스원 빌딩 [사진 = 삼성FN리츠] 2023.03.28 yunyun@newspim.com |
김상진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겸임교수는 "일반 투자자들은 대기업 스폰서에 대한 신뢰, 금리 인상 국면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 시점으로 보인다"면서 "리츠 시장이 어두운 터널을 통과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과 한화를 시작으로 국내 대기업 스폰서 리츠들이 줄이어 나올 것이란 기대도 리츠 시장의 반등을 기대하게 한다. 이는 올해부터 보험업계에 적용되는 새 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다. 보험사들이 킥스 산정에 불리한 보유 부동산을 리츠에 매각하면 자본 확충과 함께 투자 수익까지 확보할 수 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12개 그룹 주요 계열사의 투자부동산 규모는 21조원이고 대부분이 재평가가 되지 않은 취득가 기준임을 고려할 때 실제 가치는 최소 30% 이상 상회할 것"이라며 "투자 부동산을 상장리츠로 유동화한다면 LTV 50%를 적용한 시가총액은 10조원 이상으로 산정된다"고 분석했다. 이는 현재 국내 상장리츠의 시가총액(약 8조원)을 뛰어 넘는다.
이어 "기업 스폰서 리츠는 ▲편입 자산의 임차인이 계열사로 안정성이 높고 신용평가에 긍정적 ▲풍부한 계열 부동산에 기반한 높은 성장성 ▲ 무담보사채·전환사채·유상증자 등 다양한 조달방식 도입 등을 장점으로 갖고 있다"며 "향후 리츠의 성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