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오피니언 내부칼럼

속보

더보기

[조용준의 시시콜콜] 독도 언급 문제, '김종필-오히라 밀약'의 2023 데자뷰

기사입력 : 2023년03월20일 10:43

최종수정 : 2023년03월20일 11:28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한일정상회담서 독도 문제에 대한 언급 있었는지, 그 진실은?

[서울=뉴스핌] 조용준 논설위원 = 역시 여지없이 독도 문제가 또 화약고가 됐다. 이번 한일정상회담에서 위안부 합의 이행과 독도 영유권 문제를 논의했는지 대통령실과 일본 측 주장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기하라 세이지 일본 관방장관은 한일정상회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독도 문제가 포함됐고 위안부 합의에 대해 착실한 이행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본 공영방송 NHK도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이같은 일본 측 입장을 회담에서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국내의 논란이 커지자 대통령실은 입장문을 내고 "한일정상회담에서 위안부 문제든 독도 문제든 논의된 바 없다"며 일본 측 주장을 부인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의 이런 부인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전혀 수그러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한 쪽은 분명히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진실을 명백히 밝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임오경 대변인은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대통령실은 위안부와 독도 논의가 전혀 없었다고 강변하기만 한다"면서 "일본 주장이 거짓말이라면 왜 항의하지 못하는 것이냐"고 반박했다.

독도 영유권 문제와 관련한 이런 양상은 지난 한·일국교 정상화와 관련한 지난 1962년 '김종필-오히라 밀약'의 전개 과정과 매우 흡사하다. 데자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5·16 군사쿠데타로부터 6일밖에 지나지 않은 어수선한 시기에 군정이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최초로 표명한 문제가 다름 아닌 한일교섭에 관한 희망이었다. 박정희는 집권 6일 만에 김종필에게 '한일교섭을 재개하라'고 지시했고, 김종필은 박정희의 밀서를 품에 안고 일본으로 갔다.(<興亡の世界史 18 : 大日本·満州帝国の遺産>, 講談社, 2010)

한일교섭의 막후에 대해 함구하고 있던 김종필은 2005년 6월 일본 NHK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소위 '김-오히라 비밀메모'에 대해 처음 털어놓았다. 이는 1962년 11월 12일 김종필의 카운터파트였던 오히라 마사요시(大平正芳) 외무대신과의 회담에서 작성한 최종 협상안이었다.

박정희 정권은 이날 비밀메모를 통해 대일 청구권 문제 등에 합의해줬지만 협상 내용은 2년 동안이나 비밀에 부쳤다. 이런 국가적 중대 사안을 당연히 알아야 할 권리가 있는 국민은 이를 정부 발표가 아니라 야금야금 퍼져나가는 소문으로 들어야만 했다.

실무회담에서 오히라는 3억 달러 이상은 어렵다는 입장이었고, 김종필은 적어도 6억 달러 정도는 돼야 한다며 대립했다. 액수 말고 명목도 매우 중요한 대립 사안이었다. 일본은 청구권이라는 명목을 내세워서는 절대로 안 되고 반드시 독립축하금 또는 경제원조금이라고 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종필은 "우리의 사정으로는 청구권이라는 명목을 내세워도 역적 취급 받을 상황"이라고 맞섰지만, 일본은 "청구권이라는 명목으로는 7천만 달러도 어렵다"고 고집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1962년 한일 교섭에 나선 김종필(왼쪽)과 당시 오히라 외무대신. 2023.03.20 digibobos@newspim.com

이렇게 양측의 입장이 맞서며 회담이 지지부진해질 무렵, 김종필은 "2시간이 지나도록 커피 한 잔도 안주는 속 좁은 나라이니까, 그 정도도 안 주는 것 아니냐"고 빈정댔다. 그러자 2시간 반이 지나서야 커피가 나오고, 회담에 진전이 있어서 일본은'무상원조 2억에 유상원조 2억'이라는 협상카드를 들고 나왔다. 이에 김종필은 '무상 3억, 유상 2억, 수출입은행이나 민간차관 형태로 1억+알파' 카드를 내놓았고, 결국 이 안으로 회담 시작 3시간 반 만에 최종 합의에 도달했다.

김종필은 회담 후 생길 수 있는 해석의 차이를 방지하기 위해 메모를 남기자는 제안을 했고, 이를 오히라 외상이 받아들여 메모가 작성되었다.

메모 내용은 일본이 제공할 청구권 액수와 방식만 명기되어 자금 명목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따라서 일본에서는 독립 축하금으로 해석하고 한국에서는 청구권 자금으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 셈이었다.

이에 대해 김종필은 "나는 국회와 국민의 보고에서 분명히 청구권을 이런 식으로 합의를 도출했다고 할 것이니, 당신도 다른 때와 마찬가지로 편한 대로 설명하면 된다."라고 말했다고 술회했다. 서로 편한대로 각자 보고하자고 한 것이다.

정말 아이러니한 것이 만약 당시 합의에서 일본 주장대로 '독립 축하금'으로 명목을 정했더라면, 지금의 한일 외교관계에서 일본의 입장은 매우 옹색해졌을 것이다. 배상문제는 이 때 완결된 것이라는 그들의 주장이 성립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당시 자금 명목이 없었으므로, 지금도 여전히 우리는 배상을 받은 것이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

어쨌든 당시 김종필-오히라 밀약에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모국에는 각자 편할대로 보고하자는 내용이다. 즉, 밀약의 실체와 상관없이, 한일 각 국민이 반발하지 않고 좋아할 레토릭으로 말하자는 '국민 기만'이다.

독도 문제와 관련한 한일 양국의 '서로 다른 말'은 이명박 정권 때도 있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2008년 7월 9일 홋카이도 도야코(洞爺湖) G8 정상회의에서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총리가 이명박 당시 대통령에게 '중학교 사회과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 명)를 일본 땅이라고 명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통보하자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달라."고 말했다고 같은 달 15일 보도했다.

이 사안은 요미우리 신문에 대한 소송으로 이어져 2011년 1월 대법원은 "이 대통령이 '기다려달라'고 말한 사실은 없다"고 결론 냈다. 그러나 대법원 판결이 나오고 일 년 여가 지난 2012년 2월 20일 경향신문은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미국 외교전문을 보면, 강영훈 주일 한국대사관 1등서기관은 교과서 문제에 대해 이 대통령이 후쿠다 총리에게 '기다려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한 것으로 나와 있다."고 보도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이 독도의 일본 땅 표기 문제와 관련해 '기다려달라'고 말했다는 경향신문 보도. 2023.03.20 digibobos@newspim.com

위키리스크에 따르면 2008년 7월 16일 강 서기관은 당시 주일 미국대사관의 정치담당관을 만나 일본의 중학교 학습지도요령 해설서 발표에 대해 "특히 이 대통령이 후쿠다 총리에게 '기다려달라'고 직접 부탁한 직후(particularly after Lee directly appealed to PM Fukuda to 'hold back')여서 한국 정부 관료들은 (일본의 움직임에)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전문은 강 서기관의 발언 다음날인 2008년 7월 17일 작성된 것이다. 따라서 요미우리 신문의 15일 보도를 한국 정부가 반박했지만, 이튿날 주일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이명박 발언이 사실임을 확인해준 셈이다.

2023년 3월 한일정상회담에서 한 쪽은 독도 문제를 거론했다고 하고, 한 쪽은 거론한 적이 없다고 서로 상반된 말을 내놓고 있다. 과연 무엇이 진실일까.  

digibobos@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노벨문학상 크러스너호르커이는 누구?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올해 노벨문학상은 헝가리의 소설가이자 각본가인 라슬로 크러스너호르커이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한림원은 9일 오후 8시(한국 시간) 라슬로 크러스너호르커이(71)를 올해의 수상자로 호명했다. 한림원은 라슬로 크러스너호르커이가 "종말적 공포의 한가운데서도 예술의 힘을 재확인시키는 강렬하고 예지적인 작품 세계"를 인정받아 이 상을 수상하게 됐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헝가리 작가 라슬로 크러스너호르커이. [사진 = 노벨상위원회] 2025.10.09 oks34@newspim.com 라슬로 크러스너호르커이는 헝가리 현대문학의 거장으로 평가받으며, 그의 작품들은 난해한 문체와 종말론적인 테마로 유명하다. 1954년생인 크러스너호르커이는 대학에서 법학과 헝가리문학을 전공하면서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했다. 대학졸업후 전업 작가의 길을 택한 그는 1985년 데뷔작인 '사탄탱고'로 문학성을 인정받으면서 명성을 얻었다. 1990년대 초반에는 몽골, 중국에서 거주했으며 '저항의 멜랑꼴리'와 '전쟁과 전쟁'을 발표한 이후 미국, 스페인, 일본 등 다양한 지역에서 생활해왔다. 2015년에는 헝가리 최초로 맨부커상 국제 부문을 수상했고,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의 한 사람으로 거론돼 왔다. '파멸''사탄탱고''런던에서 온 사나이''토리노의 말'등 각본을 쓰기도 했다. 수전 손택은 "크러스너호르커이는 현존하는 묵시록 문학 최고 거장이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국내에도 번역되어 소개된 '사탄탱고'는 공산체제 하에서 무기력하고 비참하고 곤궁하게 살아가는 인간 군상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oks34@newspim.com 2025-10-09 20:47
사진
'국정자원 화재' 1등급 복구율 62.5% [서울=뉴스핌] 고다연 기자 =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로 마비된 정부 전산시스템이 709개로 정정됐다. 화재로 멈춘 일부 시스템은 대구센터나 대전센터 내 타 전산실로 이전해 복구에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김민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차장은 9일 브리핑을 통해 화재 관련 상황과 복구 진행현황을 발표했다. [서울=뉴스핌] 윤호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행정안전부 장관)이 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행정정보시스템 화재 관련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행정안전부] 2025.10.09 photo@newspim.com 브리핑에 따르면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통합운영관리시스템인 엔탑스(nTOPS)의 데이터가 복구돼 대전센터의 전체 시스템 목록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후 부처와 확인 과정을 거쳐 시스템 목록을 709개로 확정했다. 기존에 정부가 공지한 647개에서 62개가 추가된 것이다.  이는 우체국금융, 공직자통합메일과 같은 일부 시스템이 기능별로 세분화돼 시스템 수가 증가했고, 온나라문서 시스템은 기관별로 있던 목록이 정부업무관리시스템으로 통합되는 등 목록 변화에 따른 것이다. 현재 목록의 등급별 시스템 수는 1등급 40개, 2등급 68개, 3등급 261개, 4등급 340개다. 화재로 장애가 발생한 정부 전산시스템은 이날 12시 기준으로 193개(27.2%) 시스템이 복구됐다. 1등급 시스템 40개 중에서는 25개(62.5%)가 복구돼 운영 중이다. 또 이달 말까지 도입 예정이던 장비를 연휴 중 도입해 현재까지 서버 90식, 네트워크 장비 64식 등 198식의 전산장비를 신규로 도입했다. 중대본은 장비 설치가 완료되는 15일 이후부터는 복구되는 시스템이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분진 및 화재 피해를 입은 5층 전산실의 시스템은 소관 부처와의 협의 및 세부 검토를 거쳐 대구센터로 이전하거나 대전센터 내 타 전산실로 이전해 복구할 예정이다. 김 차장은 "5층의 시스템 전체를 대구센터로 이전하는 것보다 대전센터에서 신속히 장비를 수급하여 복구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라는 기술적 판단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대전센터는 5전산실 및 6전산실에 신규장비를 설치해 시스템을 복구하고, 대구센터 이전 시스템은 민간 클라우드사와 소관부처 간의 협의가 완료되는 대로 조속히 이전할 계획이다. gdy10@newspim.com 2025-10-09 14:43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기사제목
기사가 번역된 내용입니다.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