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윤석열 정부가 추진 중인 '주 최대 69시간 근무제'에 주요 외신도 주목했다.
14일(현지시간) 호주 ABC방송은 ''한국의 주 69시간 근무제 제안, 호주 등 다른 아시아 국가와 비교하면'이란 제하의 기사에서 "한국 정부는 노동자들이 일주일에 최대 69시간까지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개혁안 통과를 모색하고 있다"고 알렸다.
방송은 한국이 기존의 주 52시간이었던 근로시간을 연장하는 이유가 떨어지는 출산율과 이에 따른 고령화 때문이라고 알렸다.
노동 유연성을 높이고 양육과 커리어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여성들에게 일과 삶의 균형을 개선시키기 위한 조치라고 정부는 설명하지만, 야권에서는 오히려 '인구소멸을 향한 지름길'이라고 비판하고 있으며, 노동조합은 노동자의 건강과 휴식을 고려하지 않은 조치라고 반발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서울지하철 9호선이 출근길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2020.11.26 yooksa@newspim.com |
호주의 경우 법정 근로시간은 주 38시간이다. 일부 업체와 노조가 합의한 근로시간의 경우 이보다 적은 주 26시간이지만 "호주가 한국과 다른 점은 초과근무에 제한이 없다는 점"이라며 "고용주들은 초과근무에 따른 더 높은 수당을 지급하면 합리적인 선에서 초과근무를 지시할 수 있고 이를 비합리적으로 여기는 근로자들은 초과근무를 거부할 수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대학교의 코니 정 부교수는 서방과 동양 국가들의 다른 근로시간 행태에 대해 "서방 사회는 비교적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고 위계질서가 없다. 반면 아시아 사회는 집단주의 성격을 띄고 위계 체계가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ABC방송은 '과로사'를 발음 그대로의 영어로 'Kwarosa'라고 언급하며 "극한의 노동에 따른 심정지나 뇌졸증으로 인한 사망을 일컫는다"고 소개했다. 한국 노동자의 근로시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평균인 연간 1716시간보다 높은 1915시간이라며, 지난 2020년 10월 택배근로자 14명이 '과로사'로 숨졌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미국 연방의회와 일부 주의회에서도 주 32시간 근무제 법안을 모색 중이고 호주 상원은 우선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근로시간 단축을 추진 중"이라며, "미국과 영국 등지에서는 노동자의 근속을 늘리고 생산성 저하를 방지하기 위해 주4일 도입 실험이 부상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역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0일 미국의 주간지 포춘은 뉴질랜드의 비영리 단체 '주4일 글로벌'이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영국 내 업체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주4일 실험 결과가 성공적이었다면서 참가 업체의 상당수가 실험이 끝나도 계속 주4일제를 지속하겠다고 하는 등 긍정적이었다고 소개한 바 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도 한국 노동자들의 장기간 근로가 저출산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근로시간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며, 전문가 말을 인용해 "주 55시간 이상 근무하는 것은 심각한 건강 위험"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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