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말 기준 증권사 PF 잔액 4.5조
"중소형 증권사 리스크 관리 집중"
[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금리인상 여파로 증권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체율이 5년 사이 6배 넘게 뛰면서 증권사 자산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부동산 경기가 꺾이면서 연체율이 8%대까지 치솟았다. 업계는 중소형 증권사들의 재무건전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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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2023.02.15 ymh7536@newspim.com |
15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국내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잔액은 125조 3000억원으로 2021년 말(110조2000억원)보다 15조 1000억원 늘었다. 2020년 말 90조 3000억원과 비교하면 35조원 급증했다. 이중 증권사의 PF 대출잔액은 4조 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6% 상승했다. 부동산 PF 대출 규모가 급증한 가운데 연체율도 급등세다. 증권사 연체율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8.2%로 2021년 말(3.7%)보다 4.5%포인트(p) 증가했다. 이는 2019년 말(1.3%)보다는 6배 넘게 올랐다.
부동산 PF 고정 이하 여신 비율 역시 증가 추세에 놓였다. 지난 2019년 2.7%까지 내렸던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올 초 8.3%까지 증가했다. 이에 고정이하여신 잔액도 같은 기간 1619억원에서 3459억원까지 늘어났다.고정이하여신은 채무상환능력 등을 고려해 '정상', '요주의', '고정' 등으로 나뉘는데 그 중 고정 이하로 분류되는 부실 자산이 고정이하여신이다.
채무보증액도 증가했다. 국내 주요 증권사의 올해 상반기 채무보증액은 2조~5조원대로 집계됐으며 이중 부동산 PF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이 5조 8484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KB증권(5조1337억원), 하나증권(4조8545억원), 메리츠증권(4조7609억원), 신한투자증권(4조3608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미래에셋증권(2조9842억원), NH투자증권(2조2526억원) 등도 2조원을 넘어섰다.
자기자본 대비 비중을 따져보면 한국투자증권(94.2%), 메리츠증권(90.6%)이 90% 이상이고 KB증권(89.2%), 신한금융투자(85.9%), 하나증권(82.4%) 등이 80%대다. 금융감독원은 채무보증 한도를 자기자본 대비 비율 100%로 설정해놓고 있는데, 몇몇 대형사들이 이에 가까워지고 있는 셈이다.
증권사들은 기업금융(IB) 부문 중에서도 부동산 PF 사업을 공략해왔다. 수익 다각화에 더해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저금리 기조와 풍부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호황을 맞은 부동산 경기 수혜를 보기 위한 목적이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자이언트스텝(금리 0.75%p 인상)을 밟는 등 공격적 긴축을 단행했고, 한국은행도 이에 발맞추지 않을 수 없게 되면서 시중 유동성이 흡수됐다.
PF로 전환하지 못하는 브릿지론(토지 매입, 인허가 등 부동산 개발사업 초기자금 조달을 위한 대출) 토지 공매가 증가하고, 미분양 사례가 속출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냉각기에 들어간 이유다.
금융당국은 증권사 정기검사에서 부동산PF와 더불어 현재 익스포져 관리 시스템도 살펴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중소형 증권사의 부동산PF 현환에 대해 면밀히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중형사(자기자본 1조~3조원)의 중후순위 대출 비중은 63%, 소형사(1조원 이하)는 72%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중후순위 대출은 변제 우선순위가 선순위 대출에 밀려 디폴트 시 회수 가능성이 낮다. 자본 대비 브리지론의 위험 노출도 중소형사(18%)가 대형사(10%)보다 높다.
전문가들 중소형 증권사들의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PF 유동화 규모는 경쟁사 대비 큰 상황이지만 유동 자산 역시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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