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무려 40년이 넘도록 글로벌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스테디셀러 뮤지컬 '캣츠'가 돌아왔다. 지방 투어를 거쳐 서울에 상륙한 젤리클 고양이들의 쇼가 희망으로 가득찬 새해의 밤을 수놓는다.
지난해 12월부터 김해, 세종, 부산을 거쳐온 '캣츠'는 5년 만에 돌아온 오리지널 연출 무대로 현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팬들과 만나고 있다. 사랑스러운 젤리클 고양이들의 무대와 여전한 힘을 지닌 명곡 '메모리', 코로나 이후 재개된 '플레이타임'까지 '캣츠'를 기다려온 이들을 즐겁게할 매력이 배가됐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뮤지컬 '캣츠'의 한 장면 [사진=에스엔코] 2023.01.25 jyyang@newspim.com |
◆ 돌아온 '플레이타임'과 더불어 설 인사까지…'한국 맞춤형' 다 된 고양이들
'캣츠'는 '오페라의 유령'과 함께 빅4 뮤지컬로 손꼽히는 동시에, 거장으로 불리는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대표작이다. 전 세계 30여 개국, 300개가 넘는 도시에서 공연 7,50만 명이 관람했으며 노벨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대문호 T.S. 엘리엇의 시를 독창적인 상상력으로 무대 위로 옮겨낸 명작이다. 불후의 명곡 '메모리''등 웨버의 아름다운 음악, 환상적인 무대 예술과 아크로바틱이 결합한 무대로 인간이 만들 수 있는 최고의 뮤지컬이라는 극찬을 받아왔다.
이번 '캣츠'는 서울 공연에 앞서 김해, 세종, 부산을 먼저 거쳐오면서 한국 관객들을 위한 최적의 '현지화'가 돋보인다. 이번 시즌 돌아온 '플레이타임'은 공연 시작 전부터 객석 곳곳에서 고양이들이 등장하며 시시각각 관객들과 소통을 나눈다. 매 시즌 성의있게 준비했던 제마이마의 '메모리' 한 소절은 관객들을 절로 환호하게 한다. 서울 개막날이던 20일엔 올드 듀터로노미 역의 브래드 리틀이 인터미션에 객석을 향해 큰절을 올리며 설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뮤지컬 '캣츠'의 한 장면 [사진=에스엔코] 2023.01.25 jyyang@newspim.com |
국내 메이저 항공사의 안내방송 BGM으로도 익숙한 '캣츠'의 '메모리'는 모두를 가장 아름다웠던 추억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아름다웠던 젊은 시절을 노래하며 다시 한 번, 새로운 삶을 꿈꾸는 그리자벨라 역의 조안나 암필은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객석의 심금을 울린다. 인간보다도 더 인간다운 매력이 넘치는 젤리클 고양이들의 축제에서, 관객들도 잠시 고양이가 돼 함께 춤추고 싶은 감흥에 젖는다.
◆ 보고, 듣고 즐기는 재미…가장 아름다웠던 추억을 선물하는 뮤지컬
뮤지컬 '캣츠'는 사람보다도 더 다양한 캐릭터와 특징을 지닌 고양이들이 차례로 등장하며 이들을 '젤리클 고양이'라고 소개한다. 따분한 듯하지만 열정의 탭댄서인 제니애니닷, 사고뭉치 고양이 몽고제리와 럼플티저, 무시무시한 맥커비티를 소개하는 봄발루리나와 드미터, 막내 고양이 빅토리아, 섹시한 천방지축 고양이 럼텀터거, 기차역 고양이 스킴블샹스, 마술사 고양이 미스터미스토펠리스, 정신적 지주인 올드 듀터로노미 등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흔한 구전동화 속, 또는 지금 내 주변의 어떤 사람들을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뮤지컬 '캣츠'의 한 장면 [사진=에스엔코] 2023.01.25 jyyang@newspim.com |
가장 사람과 닮은 고양이들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면면도 흥미롭다. 몇 시즌째 한국을 찾는 배우들이 있는가 하면, 이번 시즌 처음 한국을 찾은 신입 배우들도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한국의 K콘텐츠 인기와 문화 선진국이란 인식이 세계적으로 퍼진 만큼 몇몇 배우들은 드디어 문화 강국 한국에 입성했다는 설렘을 드러내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무엇보다도 '캣츠'는 환상적인 무대와 음악, 아크로바틱과 함께 가장 아름다웠던 추억을 자극하는 뮤지컬이라 더 아름답다. 늙고 추해진 그리자벨라가 '메모리'를 열창할 때, 객석은 감동하고 눈물에 젖는다. 극 후반엔 고양이를 향한 예의를 역설할 때,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주변, 인간을 향한 우리의 태도를 돌아보게 된다. '캣츠'를 보고, 듣고, 고양이들과 교감하는 사이 절로 찾아오는 감동을 통해 세계적인 명작의 명성을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다.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