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케어 '어떠케어'·SK바이오팜 웨어러블 기기 부상
의료분야 마이데이터도 업계에 영향 줄 것
[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A씨는 아이의 손을 잡고 병원에 갈 때마다 처방제를 꼼꼼이 본다. 이번에 받은 해열진통제는 저번에도 며칠 먹다 말았기에 빼달라고 할 작정이다. 인터넷에 검색한 후 약이 너무 독하면 다른 약으로 바꿔달라고 하기도 한다.
환자들이 의료 정보를 직접 받아보고자 하는 니즈가 늘고 있어 제약사들도 관련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정부에서 제공하는 마이데이터 사업 역시 이러한 흐름에 순풍을 달아줄 것으로 보인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한국은 의료 시스템이 잘 형성된 데 비해 정보 접근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의료진의 인력 부족으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2018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11개국의 평균 진료 시간은 17.5분이나, 한국은 3분에 그쳤다. 이에 제약사에서는 패러다임을 '환자 중심'으로 전환하고자 사업을 개시하고 있으며, 실제로 결실을 맺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어떠케어'에서는 불편한 부위를 터치해 긴급하거나 주의가 필요한 질환 정보를 신속히 확인할 수 있다. 사진은 '어떠케어' 캡쳐 2022.12.23 hello@newspim.com |
지난 22일 스마트앱어워드 2022에서 '의료부문 통합 대상'을 받은 '어떠케어'가 대표적이다. 지난 3월 GC케어에서 만든 '어떠케어'는 통합적 정보를 제공하는 어플리케이션이다.
어떠케어는 증상을 입력하는 것만으로도 700여 개 질환을 판별할 수 있는 '3D 건강체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용자는 어플리케이션 내 3D그래픽으로 구현된 본인 캐릭터의 머리, 가슴, 다리 등 불편한 부위를 터치해 긴급하거나 주의가 필요한 질환 정보를 신속히 확인할 수 있다. 아픈 증상을 정확히 표현하기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서 '아이 체크' 기능도 마련돼 있다. 보호자는 영유아기에 자주 발생하는 8가지 긴급 상황을 토대로 아이의 질환을 추정할 수 있다.
SK바이오팜은 2023 CES에서 뇌전증 환자가 자신의 생체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디바이스를 소개할 예정이다. 안경, 이어폰, 헤드밴드, 헤드셋 등 총 5종으로 구성돼 있으며 생체신호를 측정해 뇌전증 증상인 발작을 자동 감지한다.
디지털 디바이스는 발작 증상이 나타난 후 대처하기보다는, 환자가 본인의 몸 상태를 파악하고 사전에 대처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8시간 작동 가능하며 뇌파와 심박수를 측정하는 센서를 부착해 환자의 발작 반응 여부를 감시한다. 기기는 뇌전증 환자에게 발작이 일어나면 전자신호를 통해 핸드폰 앱에 위험 신호를 전송한다. 궁극적으로는 데이터를 분석해 뇌전증이 일어나기 몇 분 전 발작을 감지하고 투약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목적이다.
SK바이오팜의 제로 와이어드. [사진=SK바이오팜] |
정부에서 진행하는 '의료분야 마이데이터' 사업 역시 업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의료분야 마이데이터'란 국민 각자가 본인의 의료정보를 휴대전화 등을 통해 손쉽게 조회·확인하고 원하는 곳에 활용할 수 있도록 디지털 전송이 가능한 생태계를 뜻한다.
보건복지부는 생태계 조성 목적으로 지난 8월 '건강정보 고속도로' 플랫폼을 시범 개통했다. 현재 부산대병원과 성모병원을 중심으로 245개 병원에서 시범운영을 하고 있다. 2023년 상반기까지 누적 860개의 의료기관이 참여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12개 카테고리를 만들어 정보를 표준화하는 단계에 와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사업의 목적은 민간까지 데이터가 흘러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현행 의료법상으로는 민간에 데이터를 주는 것이 적절치 않으나, 지난 10월 발의된 디지털 헬스케어 법이 통과될 경우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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