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정관채 국가무형문화재 염색장 "현대미술과 전통 문화 협업, 새로움 창출"

기사입력 : 2022년11월11일 17:41

최종수정 : 2022년11월11일 17:41

정관채 염색장 '코리아 프로젝트' 참여
프리츠한센 150주년 기념 서울 전시서 소개
"한국 공예의 진수, 세계로 뻗어나가는 기회되길"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무형문화재와 현대미술의 협업은 새로운 디자인을 창출한다."

정관채(63) 국가무형문화재 제115호 염색장이 전시 '프리츠한센 150주년 기념 전시-영원한 아름다움'에서 진행한 '코리아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정관채 국가무형문화재 제115호 염색장 2022.11.11 89hklee@newspim.com

이번 프로젝트는 덴마크 가구 브랜드 프리츠한센이 설립 150주년을 기념해 서울에서 개최하는 전시에 한국의 전통 공예기술과 디자이너를 소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프리츠한센 측은 전시 기획 단계에서 한국의 전통 공예 기술과 디자이너를 소개하기 위해 한국공예진흥원과 수차례 논의했다. 그 결과 전시 장소는 문화역서울284(옛 서울역), 그리고 정관채 장인을 포함한 4명의 공예 장인과 3명의 디자이너를 선정했다. '코리아 프로젝트'에는 정관채 염색장을 포함한 무형문화재 장인들의 기술이 얹혀진 새로운 형태의 프리츠한센 가구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정관채 염색장과 전시 개막을 하루 앞둔 11일 문화역서울284에서 마주했다. 정 염색장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덴마크의 건축 패러다임을 전환한 디자이너 아르네 야콥센(1902~1971)의 걸작 중 하나인 의자 EGG™에 쪽빛 염색 작업을 진행했다. 북유럽을 대표하는 의자 디자인에 한국의 전통 염색법이 더해져 새로운 느낌의 오브제로 탄생했다. 이번 전시에 참여 의뢰를 받았을 때 어땠느냐는 질문에 "한국 문화를 해외로 알릴 기회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장인이 그렇지만, 우리는 작업의 중간 과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염색장은 오브제에 색을 입히는 작업을 할 뿐 가구 디자인까지 할 수 없죠. 디자인 혁명의 시대에 무형 문화 기술과 가구 디자이너가 이룬 협업은 의미가 남다르다고 생각해요. 새로운 디자인을 창출했으니까요.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 기술인과 덴마크 디자이너와의 협업은 공예인으로서는 환영하는 바 입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아르네 야콥센의 의자에 천연 쪽빛 염색을 한 정관채 염색장이 설명하고 있다. 2022.11.11 89hklee@newspim.com

정관채 장인은 쪽염색을 한 무명을 의자 디자인에 맞게 조각보처럼 자르고 이어 붙였다. 45년 장인의 기술이 그대로 드러나는 작업이다. 현대적인 디자인과도 어색함이 없는 전통 염색의 결과물에 감탄이 나온다. 정 장인 쓰는 쪽빛(짙은 푸른색)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귀한 존재, 상위 계층, 혹은 종교적 의미를 강조할 때 주로 쓰이는 색이다.

"쪽염색은 쪽이라는 식물의 잎에서 인디칸 색소를 추출해 옷감에 물들이는 작업이에요. 전통염색에서 색을 뽑아내는 작업은 과일의 줄기나 뿌리에서 채취하는데 그 과정이 꽤나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특히 쪽빛, 감청색을 면에 재연하기는 여간 쉽지 않아요. 그래서인지 쪽빛은 오래전부터 귀하게 여겨졌습니다. 과거 고려시대에는 '쪽빛'을 '천년의 빛깔'이라고도 하고, 부처님의 뜻을 그리는 '사경'의 감지(감람색으로 착색한 종이)에 사용하는 색으로 쓰였죠. 종이 중 가장 최고급에 속하는 '감지'에 쪽빛이 쓰였다는 것만 봐도 그 가치를 알 수 있습니다."

염색장은 고려시대에는 도염사, 조선시대에 와서는 궁중에 염색을 담당하는 장인으로 청염장과 홍염장으로 나눠 관리할 정도로 오래되고 그 기술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현재 국내 염색장은 정관채 장인이 유일하다. 45년간 염색장으로 활동한 그는 향후 전통염색 기술 분야의 세대교체에 우려를 표했다. 염색장은 식물과 동물, 광물 든 자연에서 채취한 천연염료로 옷감을 물들이는 장인. 염료를 채취하고 물들이는 작업이 까다롭고 어렵기 때문에 이 힘든 일을 이어갈 젊은 기술인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관채 장인은 이번 전시와 같은 협업이 한국의 공예 기술을 해외에 소개하고 공예인에게도 응원이 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제가 2001년에 국가무형문화재 염색장로 인정받았어요. 하지만 아직까지도 국내에서 유일한 쪽빛 염색장이고 이 기술을 전승받을 사람이 없어요. 공예는 우리 생활에 쓰이는 물건, 그 문화를 뜻하지만 전승자가 없으면 우리 문화를 오래 유지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공예인들이 먹고 살기 힘든 상황에서 이러한 전시가 기획이 된다면 한국 문화가 홍보되고 공예 기술의 가치가 더 알려질 거라 생각합니다. 많은 관람객들이 문화재로 등록된 문화역서울284에서 공예를 보고 갔으면 좋겠습니다. 문화는 즐겨야 하는 것이니까요. 오늘이 지나면 또 하나의 역사로 남을 겁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프리츠 한센 150주년 기념 전시-영원한 아름다움'에 선보이는 한국 공예 2022.11.11 89hklee@newspim.com

전시장 한켠에 마련된 '코리아 프로젝트'에는 공예 장인들과 프리츠 한센 가구가 협업한 결과물들이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서신정 국가무형문화재 채상장은 프리츠한센의 테이블 PK65™와 셰즈 롱그(몸을 뒤로 젖힐 수 있는 접이식 의자) PK24™에 얇게 켠 대나무를 엮어 만든 작품을, 최정인 서울시 무형문화재 자수장은 부드러운 라인이 특징인 의자 SWAN™의 유기적인 곡선면에 한폭의 초충도(풀과 벌레를 그린 그림)를 수놓았다. 정수화 국가무형문화재 칠장은 높은 수준의 옻칠과 나전 기술을 다양하게 선보였다. 의자 PKO A™ 뒷면에 프리츠 한센의 150주년을 축하하는 문구를 나전 기술로 입혔다.

전통 공예인이 프리츠한센 가구와 협업 결과를 선보였다면, 현대 디자이너들은 한국 디자이너가 없는 프리츠한센에 새로운 오브제를 제안한다. 섬세한 미감으로 분야를 넘나드는 스튜디오언라벨의 르동일이 조명을, 공예와 디자인의 접점에서 소재와 구조를 탐구하는 밀리언로지즈의 최형문이 화병을, 직관적인 디자인을 추구하며 산업디자이너로서 앞선 행보를 보이는 SWNA의 이석우가 프리츠한센에 제안한 테이블웨어도 전시장에서 볼 수 있다. 프리츠한센 150주년 기념 전시는 프리츠한센 150년 역사를 8개의 테마로 나눠 보여준다. 전시는 12일부터 12월11일까지.

89hkle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