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11일 구속적부심 인용...지정조건 위반시 재구속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수사 과정에서 월북 몰이 등을 지시한 혐의로 구속된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이 석방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3부(정덕수 최병률 원정숙 부장판사)는 "현금 1억원의 보증금 납입 조건으로 피의자의 석방을 명한다"며 11일 김 전 청장의 구속적부심 청구를 인용했다.
현행 형사소송법상 법원은 구속된 피의자가 범죄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없거나 피해자, 당해 사건의 재판에 필요한 사실을 알고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 등의 생명·신체나 재산에 해를 가하거나 가할 염려가 없는 경우 보증금 납입을 조건으로 석방을 명할 수 있다.
재판부는 "피의자는 석방되면 지정조건을 성실히 지켜야 한다. 만일 이에 위반하면 다시 구속될 수 있고 보증금을 몰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주거지 거주 제한 ▲법원·검찰 소환 시 출석 ▲도망 또는 증거인멸 금지 ▲피의사실 관련자와 연락 금지 ▲3일 이상 여행·출국 시 사전 신고 및 허가 등을 지정조건으로 삼았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해 공무원 피격' 은폐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김 전 청장은 이씨가 월북한 것으로 조작하기 위해 확인되지 않은 증거를 사용하거나 기존 증거 은폐, 실험 결과 왜곡 등을 통해 이씨가 자진 월북했다고 속단하고 수사 결과를 발표한 혐의(직권남용·허위 공문서 작성)를 받는다. 2022.10.21 pangbin@newspim.com |
앞서 법원은 지난달 22일 김 전 청장에게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전 청장은 지난 9일 구속을 계속 유지할 필요성이 있는지 다시 판단해달라며 적부심을 청구했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은 해양수산부 공무원이었던 고(故) 이대준 씨가 2020년 9월 서해 최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사건이다.
이 사건 수사 당시 해경의 총책임자였던 김 전 청장은 안보실 방침에 맞춰 이씨가 월북한 것으로 조작하기 위해 기존 증거를 은폐하거나 실험 결과를 왜곡한 혐의 등을 받는다.
당시 해경은 이씨가 자진 월북했다는 수사 결과를 총 세 차례 발표했는데 감사원 감사 결과 해경은 확인되지 않은 증거를 사용하거나 기존 증거를 은폐하고, 실험 결과를 왜곡하며 사건과 직접 관련 없는 이씨의 사생활도 공개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김 전 청장은 이씨가 발견됐을 당시 한자가 적힌 구명조끼를 입었다는 점을 확인했음에도 2차 수사 결과 발표에서 이를 알리지 않고 "나는 안 본 걸로 할게"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전 청장과 함께 구속됐던 서욱 전 국방부 장관도 지난 8일 보증금 1억원 납입 조건으로 석방됐다.
서 전 장관은 이씨가 자진 월북했다는 정부 판단과 배치되는 내용의 기밀을 군사정보통합처리체계(MIMS·밈스)에서 삭제하거나 합동참모본부 보고서에 허위 내용을 쓰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jeongwon10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