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티슈 제조업체들 반발로 시행 3년 유예 검토 중
식당 내 1회용 물티슈 금지…2025년부터 시행 예상
"대체품 수급차질 없을 것"이라 했지만…판단 틀려
[세종=뉴스핌] 성소의 기자 = 환경부가 식당 내 1회용 물티슈 사용금지 조치를 3년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1회용컵 보증금제 시행 지역 축소와 더불어 환경정책이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6일 환경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환경부는 올해 4월부터 계도기간으로 운영 중인 식품접객업소 내 1회용 물티슈 사용금지 조치를 3년 간 유예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 1월 24일 식당과 카페 등 식품접객업소에서 플라스틱 재질의 1회용 물티슈 사용을 금지하는 자원재활용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바 있다.
식당에서 주로 쓰이는 1회용 물티슈들이 플라스틱을 상당부분 함유하고 있어 재활용이 어렵고 자연분해되기까지도 오랜 시간이 걸려 환경에 해가 된다는 판단에서다.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 마켓컬리, PB '컬리스' 물티슈 [사진=마켓컬리] 2021.08.31 shj1004@newspim.com |
그러나 환경부는 지난 4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를 위해 국회에 제출한 업무보고를 통해 돌연 '3년 유예' 검토 계획을 밝혔다. 3년 유예가 결정되면 올해 개정안이 통과된다는 전제 하에 실제 시행시기는 2025년가 된다. 유예 배경에 대해서는 "입법예고 등에서 제기된 업계 요구사항"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물티슈 제조업체에서 (플라스틱 함유 물티슈를) 종이재질로 바꾸기 위해 공장 내 설비와 원재료 보급선을 바꾸는 등 3년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식당과 카페 내 1회용 물티슈 사용금지 조치는 개정안이 공포된 시점을 기준으로 1년 간의 계도기간을 갖고 즉시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물티슈 제조업체들이 그보다 더 오랜 기간의 정비 기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는 대체품 수급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한 환경부의 당초 설명과 상반되는 얘기다.
환경부는 지난 1월 24일 식당 내 1회용 물티슈 사용금지 조치 계획을 밝히면서 "국내 위생물수건 제조업체는 262개, 세척·소독업체는 265개에 달해 대체품인 위생물수건의 수급에도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환경부는 플라스틱이 함유된 1회용 물티슈 대신 종이재질, 레이온과 같은 천연펄스 소재의 물티슈나 위생물수건 사용을 권고했는데, 환경부가 파악한 것과 달리 이러한 대체품들의 공급량은 실제 수요를 맞추기에 부족했던 것이다.
다만 아직 시행 유예가 완전히 결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보통 입법예고 과정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듣고 조율하기 위해 있는 것이라 그 과정에서 업계의 의견을 들은 것"이라며 "검토 중인 것은 맞지만 아직 유예가 결정된 건 아니다"고 말했다.
앞서 환경부는 2년 반 동안 준비해오던 1회용컵 보증금제도 반발 여론에 부딪혀 시행일을 6개월 미룬 바 있다. 이후 이해관계자 논의를 거쳐 보완 대책을 마련했지만 대상 지역을 제주와 세종 두군데로 한정하면서 당초 계획보다 후퇴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녹색연합과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지난달 23일 용산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회용컵 보증금제를 일부 지역에 한해 시행한다는 건 초법적인 결정"이라며 "환경부는 선도지역에서 성과를 보고 확대 이행 계획안을 마련한다고 했는데, 성과가 없다면 안하겠다는 것이냐"며 반발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각 단체 회원들이 '일회용품 안 쓰는 장례문화 만들기'를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19.07.02 dlsgur9757@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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