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경영컨설팅 중…파업 손실 반영에 보고서 아직
방산·LNG 운반선 등 분리 매각?…"타당성 낮다" 분석도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지난 1월 최종 불발된 대우조선해양 매각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최근 종료된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 파업을 계기로 매각 논의가 다시 부각됐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 방산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각 부문을 쪼개서 파는 분리 매각설도 대두됐지만 조선·해운업계 안팎에서는 타당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26일 금융업계와 조선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산은)은 대우조선해양 경쟁력 강화 방안 수립을 위한 경영컨설팅을 진행 중이다. 산은은 경영컨설팅을 토대로 대우조선해양 쇄신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산은은 당초 이달 초 경영컨설팅 보고서를 받아볼 예정이었다. 하지만 하청 노동자 파업과 이에 따른 파업 손실 반영 등으로 관련 보고서를 아직 받아보지 못했다.
산은 관계자는 "파업으로 매출 차질이 발생해 이를 반영하고 있다"며 "아직 경영컨설팅 결과는 안 나왔다"고 설명했다.
23일 오후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1도크에서 하청지회의 불법 점거로 진수가 중단된 지 5주만에 30만t급 초대형원유운반선이성공적으로 진수 되고 있다. [사진=대우조선해양] 2022.07.23 |
대우조선해양은 1997년 외환위기로 대우그룹이 해체된 후 2000년부터 공적자금이 투입돼 산은 등 채권단 관리를 받고 있다. 산은은 지난 1분기말 기준 대우조선해양 지분 55.7%를 보유한 대주주이다.
산은은 여러 차례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추진했으나 실패했다. 2008년 3월 지분 매각 계획을 발표한 후 같은 해 11월 한화를 우선협상대장자로 선정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 1월 매각 절차가 중단됐다. 2019년에는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섰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으로의 인수·합병(M&A) 직전까지 갔으나 유럽연합(EU)이 기업결합을 승인하지 않아 최종 무산됐다.
올해 정권이 바뀌며 논의가 잠시 주춤했던 대우조선해양 매각은 하청노동자 파업을 기점으로 다시 떠올랐다. 특히 방산과 LNG운반선, 상선을 각각 분리해 매각하는 분리매각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조선·금융업계 안팎에서는 분리매각 타당성을 다소 낮게 보고 있다. 먼저 대우조선해양 조선소 구조상 분리매각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방산과 상선 등 선박 종류와 상관없이 같은 공장에서 배를 만든다. 방산, LNG 운반선 부문을 각각 분리하기가 물리적으로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더욱이 방산을 떼어내 방위산업 규제를 피해도 LNG 운반선 매각도 난항이 예상된다. 현재 대우조선해양·한국조선해양·삼성중고업 등 국내 조선 3사가 LNG 운반선 90%를 독점하고 있다. 중국이 이 시장을 호시탐탐 노리는 상황에서 정부가 LNG 운반선만 별도 매각하는 방안을 쉽게 결정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분리매각 타당성은 낮다고 본다"며 "대한민국 3사가 LNG 운반선을 꽉 잡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LNG선 매각을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대우조선해양이 공동 장비를 사용해 방산만 독립시킨다는 것도 더 복잡하다"고 덧붙였다.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