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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인구감소지역 주택 한채 더 사도 '1세대 1주택'…공시가 9억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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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14일 '지방 중심 건설투자 보강방안' 발표
총 56개 세부 과제 구성…건설업계 부담 완화
세컨드홈 세제 특례 대상 '인구감소관심지역' 확대
매입형 아파트 10년 민간임대 1년 한시 복원 추진
수도권→지방 기업 법인세 감면 기간 8~15년 연장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정부가 인구감소지역과 비수도권의 미분양 주택을 살 경우 취득세와 양도세 부담을 크게 줄여주고, 매입형 민간임대 특례를 한시적으로 부활시킨다. 주택 공시가격·취득가액 기준도 대폭 완화돼 최대 9억원짜리 주택까지 '세컨드홈'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또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한 지방 미분양 주택 매입 물량을 2배 이상 늘리고, 매입 상한가도 상향해 지역 주택 시장의 숨통을 틔운다. 이와 함께 사회간접자본(SOC) 조기 집행과 산업단지 착공 가속화, 공사비·인력난 완화 등을 추진해 침체된 지방 건설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정부는 14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방 중심 건설투자 보강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총 56개 세부 과제로 구성됐으며,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가 합동으로 마련했다. 부진한 지방 부동산 수요를 보완하고 사업 지연·유찰을 막는 한편, 건설업계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방 중심 건설투자 보강방안 [자료=기획재정부] 2025.08.13 rang@newspim.com

◆ '세컨드홈' 특례 공시 가격 4억→9억…양도·종부세 특례 1년 연장

이번 대책에 따라 정부는 인구감소지역 중심으로 주택 구입에 대한 세 부담을 완화할 계획이다. 현재 1주택자가 추가 주택을 구매할 때 적용되는 세컨드홈 세제 특례 대상 지역을 인구감소관심지역까지 넓히고, 인구감소지역의 주택가액 제한도 완화한다. 세컨드홈은 1주택자가 추가로 주택을 구입하더라도 1세대 1주택자와 동일한 세제 혜택을 주는 제도다.

이에 따라 양도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 특례 적용 가능 공시가격 상한은 4억원에서 9억원으로, 취득세 특례는 취득가액 3억원에서 12억원으로 각각 확대된다. 특례가 적용되는 인구감소지역은 ▲강원도 강릉시 ▲동해시 ▲속초시 ▲인제군 ▲전라북도 익산시 ▲경상북도 경주시 ▲김천시 ▲경상남도 사천시 ▲통영시 등 9곳이다.

일각에서는 인구감소지역의 세제 특례 적용 주택 공시가격 상한을 4억원에서 9억원(시세 약 12억~13억원 수준)으로 높인 것과 관련해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인구감소지역은 대부분 부동산 가격이 낮아 13억원에 달하는 아파트가 거의 없기 때문에, 결국 대부분의 주택을 특례 대상으로 포함시키려는 의도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현행 세컨드홈 세제 지원 내용 [자료=기획재정부] 2025.08.13 rang@newspim.com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공시가격 9억원은 실거래가로 약 12억원 수준이며, 실제 인구감소지역에 이보다 비싼 주택이 거의 없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공시가격 상한을 높이면 지방에 고가 빌라나 주택을 공급하는 건설사의 수요 기반이 확대돼 지방 건설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번 가액 완화 취지를 설명했다.

또 인구감소지역에 한해 매입형 아파트 10년 민간임대를 1년간 한시 복원하고, 해당 주택은 양도세 중과를 배제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10년 등록 민간임대는 과거 모든 주택을 대상으로 세제 혜택을 부여했지만, 2020년 수도권 집값 과열로 규제를 강화하면서 장기 일반 매입형 중 아파트 매입형을 폐지했다"며 "이번에는 지방, 특히 인구감소지역에 한해 이 제도를 1년간 한시적으로 복원해 적용하려고 한다"고 첨언했다.

정부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취득 시 적용했던 양도·종부세 1세대 1주택 특례와 양도·종부세 중과 시 소유 주택수에서 제외하는 특례를 올해 말에서 내년 말까지 1년 연장한다. 악성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는 CR리츠 활성화를 위해 준공 후 미분양 주택에 대해서는 법인 양도소득 추가 과세를 배제한다.

공공 매입도 확대할 방침이다. LH의 지방 미분양 매입 물량을 올해 0.3만호에서 내년 0.5만호를 추가 확보해 총 0.8만호로 늘린다. 매입 상한가는 감정가 83%에서 90%로 상향한다.

◆ 총 26조 SOC 예산 신속 집행…내년 예정 사업 4000억 미리 투자

정부는 올해 총 26조원 규모의 SOC 예산을 신속 집행해 경기 하방 압력을 완화하고, 내년에 예정된 사업 중 약 4000억원 규모를 올해 안에 앞당겨 투자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철도·도로·항만 등 주요 기반시설 사업이 조기에 착공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올해 하반기)과 제6차 국도·국지도 건설 5개년 계획(내년 상반기) 등 중장기 SOC 투자 로드맵도 순차적으로 확정해 지방과 수도권 간 인프라 격차를 줄인다.

첨단산단 예타 면제 추진 내용 [자료=기획재정부] 2025.08.13 rang@newspim.com

전국 15개 첨단 국가산업단지의 조기 착공을 위해 인허가·심의 등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고, 광주·안동·구미·군산 등 4곳은 공공 예비타당성조사(공타) 대상 사업으로 수시 선정한다. 공타 조사기간도 기존 7개월에서 4개월로 단축해 연내 예타 절차를 마무리한다.

수도권에서 지방 소재 산단으로 본사나 공장을 이전하는 기업에는 법인세 감면 기간을 기존 7~12년에서 8~15년으로 늘리고, 제도 일몰 시한도 2028년까지 3년 연장한다.

◆ SOC 예타 기준 금액 500억→1000억…'지역균형성장' 비중 상향

지난 1999년 제도 도입 이후 26년간 유지됐던 SOC 사업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대상 기준 금액이 기존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대폭 상향된다. 국비 기준으로는 3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오른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예타 평가 항목도 '지역균형성장'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편해, 수도권 집중 완화와 지방 투자 확대를 유도할 방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금은 총사업비 500억원 이상 사업은 기본적으로 예타를 거쳐야 해 착수까지 1~2년이 더 소요된다"며 "기준을 1000억원으로 높이면 그 사이에 있던 사업들이 병목에서 풀려 즉시 추진될 수 있어 각종 건설사업 활성화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대책명이 지방 중심 건설투자 보강방안인 만큼, 지방 사업을 우대하는 방향으로 예타 제도 자체를 개선하는 조치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예비타당성조사 기준 재정비 내용 [자료=기획재정부] 2025.08.13 rang@newspim.com

공사비 현실화를 위해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단계에서는 공사종류별 단가 기준을 재정비하고, 사업 구상 단계부터 예타 착수 시점까지의 물가 반영 방식도 개선한다. 현행 건설투자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만 적용하던 것을, 공사비 지수와의 격차가 4%를 넘으면 평균값을 적용해 최근 급등한 공사비를 현실적으로 반영한다.

발주·입찰 단계에서는 시장 가격이 즉시 반영되도록 시장단가 조사 대상 관리 공사종류를 315개에서 569개로 확대한다. 또 100억원 미만 중소공사의 적격 심사 낙찰 하한율은 현행 대비 2%포인트(p) 올려 입찰 참여를 촉진하고, 시공 단계에서는 국가 책임으로 인한 장기계속공사 지연 시 인건비·임대료 등 현장 유지 비용을 보상하는 국가계약법 개정도 추진한다.

◆ 주요 자재 'AI 수급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기능인 등급제 활성화

정부는 건설업계의 공사비 부담 완화를 위한 방안도 마련했다. 건설 현장의 자재 수급 안정성을 위해 레미콘·철근 등 주요 자재에 대한 인공지능(AI) 기반 수급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고, 바다골재·산림토석 등 골재 채취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한다.

인력난 해소를 위해 숙련 기능인력(E-7-3) 비자를 새로 신설해 해외 인력의 현장 활용을 확대하고, AI 경력설계 시스템을 도입해 기능인 등급제 활성화를 지원한다.

기능인 등급제 세부 내용 [자료=기획재정부] 2025.08.13 rang@newspim.com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기존에 활용되는 외국인 인력(E-9)은 숙련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비숙련 인력이 중심인데, 최근 건설 현장은 업무 강도와 위험도가 높아 외국인들이 기피하는 업종이 많다"며 "현재 숙련 기능인력(E-7)은 제조업·조선 분야에 집중돼 있어 건설업 분야가 포함돼 있지 않다. 이를 반영하기 위해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건설업에도 E-7 숙련 인력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건설 공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AI·스마트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탈현장건설(OSC) 공법 적용 시 내화 기준을 부재 단위에서 모듈 단위로 완화하는 등 규제 개선도 병행한다.

향후 정부는 지방 건설경기 동향과 현장의 목소리를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현장에서 대책이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이행 상황을 지속 확인하고 필요한 사항은 신속히 보완할 예정이다.

r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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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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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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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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