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VR·AR 전문가 영입
애플, 내년 초 XR 기기 출시 예정
"수요 기반 생태계 조성하고 경량화 성공해야"
[서울=뉴스핌] 이지민 기자 = 메타, 소니 등 선도업체가 주도하고 있는 가상현실(VR)·혼합현실(AR) 시장에 삼성과 애플이 도전장을 내밀고 본격적으로 관련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업계에선 이들이 선도사업자를 따라잡기 위해선 관련 생태계를 조성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진=셔터스톡] |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애플과 메타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VR·AR 전문가를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리서치는 메타 내 사업부 오큘러스VR 출신의 윤가람 상무를 AR랩 책임자로 영입했다. 윤 상무는 지난 2019년부터 최근까지 오큘러스VR에서 광학 관련 연구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리서치는 삼성전자의 선행 연구개발(R&D) 조직이다.
앞서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은 "메타버스 기기가 요즘 화두"라며 "플랫폼 기기를 잘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해달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메타버스 하드웨어 기기 출시를 위해 삼성디스플레이에 '마이크로올레드(Micro OLED)' 개발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올레드란 일반 OLED의 유리기판 위치에 실리콘 웨이퍼를 장착, 그 위에 물질을 올려 제작하는 디스플레이로 VR 기기 등의 제작에 특화된 디스플레이다.
삼성전자가 관련 전문가 영입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며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VR·AR 사업을 확장하고 관련 기기를 출시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애플 역시 VR·AR 관련 기기 제작 준비에 나섰다.
애플은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에 마이크로올레드 준비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장비업체 선익시스템에서 증착기를 발주하며 애플의 VR 기기 준비설에 힘을 보탰다.
애플은 내년 초 확장현실(XR) 기기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XR은 가상 현실, 증강 현실, 혼합 현실 등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애플은 현재 1세대 XR 기기에 이어 2024년 출시를 목표로 2세대 XR 기기 개발에도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2019년 5월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 가상·증강현실 박람회(Seoul VR·AR Expo 2019)'에서 참가자들이 VR게임을 체험하고 있다. [뉴스핌DB] |
업계에선 막강한 자본력을 가진 삼성과 애플이 VR 기기 시장에서 선도업체를 추월하기 위해서는 관련 생태계를 조성하고 기술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VR시장 개척은 스마트폰 시장 초창기 모습과 비교하면 이해가 쉽다. 애플은 스마트폰을 만들고 아이폰운영체제(ios)를 제작, 이후 앱스토어를 만들어 그 안에서 콘텐츠를 제공하며 생태계 조성에 성공했다. 결론적으로 애플의 기기를 사용하는 소비자가 많아질수록 앱스토어 수요가 증가하고, 그러면서 업그레이드된 콘텐츠를 이용하기 위한 신제품에 대한 수요 역시 증가하는 선순환이 시작된 것이다.
VR 관련 기기 역시 VR 기기를 이용하는 이용자들이 증가할 수 있도록 기업 차원에서 관련 환경을 조성하는 게 우선인 셈이다. VR 기기를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 관련 수요 역시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민석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메타버스산업본부장은 "대기업들은 자체 생태계를 구축하는 게 먼저"라면서 "기기 자체 성능이나 가격보다는 플랫폼부터 콘텐츠 수급 생태계 내에서 기기를 고려하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김상균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는 "기기를 만드는 업체는 플랫폼을 직접 갖고 있거나 플랫폼 제작 사업자와 긴밀한 연계성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수요를 먼저 만들고 이를 중심으로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VR 기기 틈새시장을 노리기 위해서는 기술력 부문에서도 고도의 차별화 작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경량화와 시각적 피로감 완화 기술이 요구된다고 조언한다.
김 교수는 "안경 형태 기기의 경우 100그램(g) 내외가 (이상적이라고) 논의되는데 시중 장비들은 최소 3~4배 이상의 무게를 가지기 때문에 경량화가 가장 중요한 이슈"라면서 "시각적으로 얼마나 피로감 없이 실제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느냐도 관건"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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