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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설악의 싱그런 바람과 물소리를 화폭에..윤혜숙의 산수화

기사입력 : 2022년05월21일 11:36

최종수정 : 2022년05월21일 12:20

만학으로 화업의 길 탄탄히 다진 작가
대상포진 걸리며 그린 대작 '상팔담' 관객 압도
은근과 끈기 보여주는 차분한 수묵의 세계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윤혜숙 ]금강산 구룡폭'. 2004년 금강산 여행을 다녀온 뒤 최근 다시 그린 작품이다. 2022.05.21 art29@newspim.com

[서울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 어머니 품처럼 푸근한 한국의 산하를 그려온 화가 윤혜숙이 서울 인사동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오는 24일까지 경인미술관에서 '와유산수(臥遊山水)'라는 타이틀로 작품전을 개최하는 작가는 설악산, 금강산, 춘천, 철원, 영월, 남해 등 한반도 곳곳을 직접 답사하며 그린 세밀하면서도 기운생동하는 산수화 20여점을 출품했다. 

전시 제목인 '와유산수'는 나이가 들어 운신하기 힘들자 젊었을 때 다녔던 명산대천 풍경을 그려놓은 그림을 누워서 즐겼다는 중국 남북조시대 종병의 일화에서 따온 말이다. 힘들고 갑갑했던 코로나 팬데믹으로 나들이조차 마음껏 못한채 '집콕'생활을 오래 거듭해야 했던 이들에게 금강산줄기 상팔담과 구룡폭의 장대함을 화폭을 통해 전해주고자 택한 타이틀이다.

"진정한 봄이 오기까지 모두들 답답하고 힘든 터널을 지나왔으니 이제라도 대자연의 시원한 바람소리, 물소리를 들려주고 싶어 와유산수라는 제목으로 개인전을 준비했습니다. 2004년 친구들과 함께 다녀온 금강산 여행에서의 감흥을 다시 불러내 그리면서 그 벅찬 순간들이 영화처럼 펼쳐져 힘들었지만 행복했습니다".

[서울 뉴스핌] 이영란 기자=신작 '스스로 그러하여서(상팔담)' 앞에서 포즈를 취한 윤혜숙 작가. 워낙 엄청난 공력이 들어가는 사실적 표현이라 대상포진까지 걸려가며 완성한 세로 2.4m 크기의 대형 작품이다. [사진=이영란 기자] 2022.5.21 art29@newspim.com

'금강산 최고절경'중 하나인 구룡폭포와 맞닿아 있는 금강산 상팔담의 가을을 그린 작품은 세로 약2.4m 가로 2m에 달하는 대작이다. 겹겹으로 힘차게 솟아오른 암봉을 휘감으며 가을색을 뽐내는 단풍과 계곡 사이를 힘차게 흐르는 물줄기, 그리고 싱그런 포말까지 세밀하게 담았다. 후경은 부드럽고도 환상적인 터치로, 전면부의 단풍산과 계곡, 암벽은 미세한 디테일까지 사실적인 터치로 표현해 상팔담의 장관이 드라마틱하게 구현됐다. 신선들이 노닐었을 법한 천하의 절경이 윤혜숙의 붓끝에 의해 다시금 살아났다.

작가는 "2004년 친구들 6명과 고성을 거쳐 금강산 여행을 떠났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천선계곡을 거쳐 만물상에 올랐을 때는 그 웅혼한 풍경에 너무 감격해 눈물이 났습니다.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도 떠올랐고요. 정말이지 그림을 그리지 않고는 못배기게 하는 절경이었습니다"라고 했다. 윤혜숙은 이번 전시를 위해 금강산 상팔담을 그리다가 대상포진에 걸리고 말았다. 아파트 내 좁은 작업실에서 2.4m짜리 대형 작품을 그리기 위해 상하단으로 나눠 그리는 등 밤낮 없이 매달리다가 덜컥 병이 난 것. 통증과 싸워가며 나뭇가지 하나, 바위틈 하나, 물방울 하나까지 극사실적으로 묘사하다 보니 시간도 엄청나게 오래 걸렸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윤혜숙 '영월 한반도 지형'. 131x173cm.한지에 수묵담채.2020. 2022.05.21 art29@newspim.com

한국화가인 윤혜숙은 근래들어 "아직도 먹으로 이런 사실적인 작업을 하는 작가가 있느냐? 쉬운 길 놔두고 고생을 사서 하는 것같다"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사실 최근 디지털아트며 NFT아트가 부상하며 많은 작가들이 디지털 기기로 페인팅 작업을 한다. 서양화의 경우 추상작업과 팝아트가 주류를 이루며 작업속도도 빨라졌다. 반면에 윤혜숙의 그림같은 정교한 회화는 날로 자취를 감추고 있고, 한국화의 인기도 주춤하고 있다. 시대와 맞지 않는다는 말도 나온다.

이에 작가는 "나같이 작업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국화의 전통과 명맥이 이어지는 것 아닌가요? 미련하다 해도 당분간은 클래식한 정통작업을 더 파고들고자 합니다"고 답했다. 물론 그 역시 현대성을 살리고, 자신만의 독자성을 드러내고 싶긴 하나 아직은 기본을 더 탄탄히 다져야 할 때라는 것. 지난 2020년 춘천미술관에서 '자연-바라보기'라는 주제로 개최한 개인전 때는 장지에 손바느질을 한 뒤 그 위에 수묵으로 채색을 시도해보는 등 일부 변화도 추구했다. 그러나 대자연이 주는 감흥을 좀더 밀도있게 옮기겠다는 것이 중심 목표다.

윤혜숙의 작품에는 '스스로 그러하여서'라는 제목이 여럿 달려 있다. 작가는 "자연은 인위적으로 우리가 만든 게 아니죠. 때가 되면 어느새 봄이 오고, 여름이 찾아오지 않던가요. '스스로 그러하여서'라는 제목은 바로 그 때문에 달았습니다"라고 밝혔다. 틈만 나면 대자연을 찾아 설악에서 한라산까지 한반도 구석구석을 여행한다는 작가는 철원의 삼부연 폭포를 그릴 때는 네차례나 철원을 찾았을 정도다. 또 그가 사는 춘천 일대는 하도 많이 답사해 눈 감고도 그릴 수 있는 지경이 됐다. 화업에 몸담은지 26년째이고, 산수작업을 한지도 스무해가 넘지만 대자연은 너무나 천변만화하고 오묘해서 그려도 그려도 미진하다는 게 작가의 고백이다.

윤혜숙은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회화에 입문해 강원대학교 대학원에서 한국화를 전공했다. "체질적으로 몸이 약해 이런저런 질병에 시달렸는데 만학으로 작가의 길에 접어들면서 너무나 신명이 나 병마도 이겨냈지요. 부친께서 단청작업을 하시는 등 미술적 재능이 있으셨는데 그 DNA가 제게 이어졌나 봅니다"라며 "눈이 펑펑 쏟아지는 날 갑자기 '폭포를 봐야 한다'며 먼 길을 재촉하는 아내를 묵묵히 지원해준 남편이 가장 든든한 응원군이죠"라고 말했다. 진경산수를 창안한 겸재 정선을 가장 흠모한다는 그는 "대자연이 주는 경이로움을 팬데믹을 겪느라 지친 많은 이들과 그림을 통해 소통하고 싶습니다"며 말을 맺었다.

윤혜숙의 개인전은 이번이 4회째며 강원미술대전 초대작가, 춘천미술협회, 춘천불교미술인회, 강원현대한국화회, 여백회 회원으로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해왔다. 

art29@newspim.com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영화 서편제의 무대인 청산도에 핀 유채꽃을 그린 윤혜숙의 '청산도'.2022. 2022.05.21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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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동행카드, 고양·과천도 30일부터 [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가 오는 11월 30일 첫 차부터 고양시와 과천시까지 서비스를 확장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로써 서울~고양~과천을 오가는 시민들도 월 5만~6만원대로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지난 1월 27일 서울 지역을 대상으로 출발한 기후동행카드는 3월 30일 김포골드라인, 8월 10일 진접선·별내선까지 확대됐다. 서울 공동생활권인 인구 100만의 대규모 도시 고양시와 지리적으로 서울시와 경기남부의 길목에 위치한 과천시까지 연결됨에 따라 수도권으로 본격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시는 기대한다.  서울 외 지역 기후동행카드 이용 가능 도시철도 구간 [이미지=서울시] 서울시와 고양시, 과천시는 지난해 2~3월 기후동행카드 참여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후속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마련하고 11월 30일 고양시(3호선·경의중앙선·서해선), 과천시(4호선)의 기후동행카드 참여를 확정지었다. 관계기관들과 함께 시스템 개발·최종 점검을 완료했다. 이번 확대로 3호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역에서 서울시 송파구 오금역까지 모든 역사(44개)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경의중앙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역에서 구리시 구리역까지 34개 역사, 서해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역에서 서울시 강서구 김포공항역까지 7개 역사, 4호선은 남양주시 진접역에서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역사까지 34개 역사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더해 현재 기후동행카드 서비스 범위에 이미 고양시를 경유하는 서울 시내버스 28개 노선과 과천시를 경유하는 6개 노선이 포함돼 있음을 고려하면 서울과 고양·과천을 통근·통학하는 약 17만 시민의 이동 편의가 더욱 증진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용범위가 대폭 확대되면서 과천·고양 등 시민들도 기후동행카드의 다양한 문화 혜택을 동일하게 누릴 수 있다. 과천시 4호선 확대로 대공원역도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만큼 방문 시 서울대공원 50% 할인 등 혜택을 참고하면 된다.  기후동행카드는 올해 1월 23일 서비스 시작 이후 70일 만에 100만 장이 팔리는 등 시범사업 단계부터 큰 호응이 확인된 바 있다. 7월부터 본사업에 들어가면서 청년할인권·관광객을 위한 단기권 등 다양한 혜택이 더해졌다. 평일 최대 이용자가 65만명이 넘어가는 등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시는 고양·과천 지하철 적용을 시작으로 수도권 시민들에게도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협의·시스템 개발 검토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향후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확장을 위한 타 경기도 지자체와의 논의 역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고 시는 덧붙였다.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하려면 안드로이드 기반 휴대전화에서 '모바일티머니' 앱을 무료로 다운받아 충전하면 된다. 실물카드는 서울교통공사 1~8호선 고객안전실, 지하철 인근 편의점 등에서 구매한 후 서울교통공사 1~8호선, 9호선, 신림선·우이신설선 역사 내 충전기에서 권종을 선택·충전 후 사용할 수 있다.  기후동행카드의 고양시, 과천시 확대 등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고양시(031-909-9000), 과천시(02-3677-2285), 서울시 120 다산콜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윤종장 서울시 교통실장은 "김포·남양주·구리에 이어 고양·과천 확대로 경기도 동서남북 주요 시군까지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대중교통 혁신이 이어지고 있다"며 "교통비 절감·생활 편의·친환경 동참 등 일상 혁명을 수도권 시민들까지 누릴 수 있도록 수도권 지역 서비스 확대·편의 향상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kh99@newspim.com 2024-11-2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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