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국민청원 5년] ②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그 게시판

기사입력 : 2022년05월15일 08:01

최종수정 : 2022년05월15일 08:01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각종 사고 생길 때마다 국민청원 쏠림 현상 심화
조국 사태 이후 진영 대결의 장으로 변질
쏟아지는 입법·사법 청원, 제왕적 대통령 각인

[편집자] 문재인 정부의 상징으로 불렸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이 5년 만에 문을 닫았다.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취지로 시작된 국민청원은 그 목적에 걸맞게 이룬 성과도 있지만 부작용도 적잖다. '현대판 신문고', '갈등과 선동의 공론장'이라는 엇갈린 평가 속에서 국민청원은 윤석열 정부에서 새로운 모습으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다. 국민청원이 지나온 5년의 시간을 되돌아봤다.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은 문재인 정부 내내 도마에 올랐다. 운영 초기 국민과 정부의 소통 공간이라는 긍정적 평가는 시간이 갈수록 사회적 갈등이나 정쟁을 조장하는 창구로 쓰였다는 비판으로 바뀌었다.

청와대가 지난달 전국 만 18세 이상 국민 1292명을 대상으로 국민청원제도 인식조사(신뢰수준 95%, 표집오차 ±2.83%p)를 한 결과, 국민의 43.7%는 국민청원 게시판이 특정 계층의 입장을 과도하게 표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41.4%는 특정 집단과 개인에 대한 공격, 혐오 여론이 무차별적으로 표출된다고 지적했다. '공감을 나누는 순기능이 크고'(56.8%), '국민의 의사를 정부에 전달하는데 효과적'(69%)이라는 의견도 많았지만 국민청원의 부작용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는 셈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가 발생한 2019년은 국민청원 게시판이 갈등의 장으로 변질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2019년 8월 28일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조국 사건 수사 관련 기밀누설죄를 범한 윤석열 검찰총장을 처벌해달라'는 청원이 처음으로 게시됐다.

해당 청원글이 올라온 기점으로 여론은 조국 임명 찬성(75만7730명)과 조국 임명 반대(30만8553명)로 극명히 나눠졌고, 각 진영의 지지자들은 게시판에 몰려 청원 동의수를 놓고 경쟁을 벌였다. 문재인 대통령 탄핵(146만9023명)과 응원(150만4597명) 청원글이 올라온 2020년에도 마찬가지였다.

'윤석열 처벌 요구' 청와대 국민청원 자료사진.[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이후 자유한국당 해산 대 더불어민주당 해산,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해임 대 재신임,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석방 대 처벌 등의 청원이 꼬리처럼 이어졌다. 문재인 정부 중·후반부터는 사실상 진영의 대결장으로 전락했다. 진영 논리와 정치적 공방에 밀린 청원들은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하고 뒤로 밀려났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에게 필요한 하소연의 창구를 마련해줬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순기능이나 소수의 여론이 과대표가 된 게 국민청원"이라며 "결과적으로 청와대가 문제를 해결해준 것 없이 결과를 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 '여론'은 부추기고 '논의'는 사라지고

국민청원이 특정 인물을 겨냥해 여론재판을 했다는 비판은 꾸준히 제기됐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8강전에서 '왕따 주행'으로 비난을 받았던 김보름·박지우 선수는 하루아침에 마녀사냥 대상이 됐다. 두 선수의 국가대표 자격 박탈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에는 무려 65만명이 동참했다.

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 감사 결과 왕따 주행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김 선수는 지난 2월 노선영 선수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며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일부 승소했다. 최근 한 방송에서는 왕따 논란으로 트라우마가 새겨 링크장에 다시 서기까지 6개월이 걸렸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민주주의에 필수적인 숙의절차를 방해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사고 가해자를 가중처벌하는 일명 '민식이법'이 대표적인 예다. 2019년 충남 아산의 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김민식 군(당시 9세) 사고는 운전자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국민청원으로 이어졌다.

이같은 여론을 반영한 법안은 발의된 지 두 달도 채 안돼 같은해 12월 국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얼마 안돼 운전자 과잉 처벌 논란이 제기됐고, 아이들이 일부러 차도로 뛰어들며 운전자를 놀리는 악용 사례까지 생기면서 민식이법을 개정해달라는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법 개정을 요구하는 청원에는 35만명 이상의 동의가 몰렸다.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순위결정전에 출전해 최하위를 기록한 노선영, 김보름이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

이에 대해 한국행정연구원은 국민청원 관련 연구 보고서에서 "대국민 소통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지향하고 있음에도 참여자들 간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내실있는 소통은 공론장 내 참여자들이 가진 다양한 견해와 주장에 대한 숙의 과정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이 아닌 내용들이 걸려지 않는 채 국민청원을 통해 확산된 사례들도 있다. 성적 학대를 당하고 있는 아이를 구해달라는 청원(2018년 4월), 이수역 폭행 사건(2018년 11월), 개도살을 멈춰달라는 청원(2018년 11월), 25개월 된 딸이 초등학교 5학년 학생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며 해당 학생과 부모의 처벌을 촉구한 청원(2020년 3월)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져 국민 피로도만 높였다.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한 청와대가 오히려 비판을 자초한 경우 역시 아쉬운 대목이다. 2018년 6월 난민 수용 거부 청원이 답변 요건인 20만명을 도달해 가던 중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글을 삭제했다는 논란이 제기했다. 해당 청원에 혐오 표현이 포함된 것은 문제였으나 청와대가 삭제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삭제한 것은 또다른 문제가 된 것이다.

신율 교수는 "국민청원이 모방한 미국 오바마 정부의 '위 더 피플'(We the People)은 행정에 대한 이야기만 할 수 있으나 국민청원은 입법·사법을 다 청원할 수 있어서 문제였다"며 "이런 식으로 하면 '대통령은 전지전능하다는 인상을 심어줘 결과적으로 제왕적 대통령제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filter@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가덕신공항 공사기간 22개월 연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토교통부와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이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를 연내 재입찰하기로 했다. 앞선 사업자 선정이 네 차례나 유찰되고 수의계약 추진도 중단되면서 표류하던 사업에 대해, 정부와 공단이 정상화 로드맵을 마련해 다시 추진에 나선 것이다. 부산 강서구 가덕도신공항 예정지 부지가 내려다보이는 대항전망대에 위치한 비행기 모형 [사진=최지환 기자] 21일 국토교통부와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은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를 설계·시공 일괄입찰(턴키) 방식으로 연내 입찰 공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덕도신공항 사업이 네 차례 유찰되고 현대건설 컨소시엄과의 수의계약 절차가 중단된 이후 사업 지연 우려가 커진 데 따른 조치다. 정부와 공단은 입찰방식과 공사기간, 사업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기술 검토를 거쳐 사업 재개 방안을 마련했다. 가덕도신공항 공사는 부산 강서구 가덕도 일대 666만9000㎡에 활주로와 방파제 등을 포함한 공항 시설 전반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본래 개항 목표는 2029년 말이었으나, 올 5월 기존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현대건설 컨소시엄(이하 현대건설)이 해상과 육상을 아우르는 대규모 고난도 공사임을 고려할 때 108개월의 공사 기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국토부가 지위를 박탈하면서 착공이 지연되고 있다.  입찰은 턴키 방식으로 추진된다. 해상 연약지반이 두껍게 분포한 가덕도 지역 특성을 고려해 토석 채취, 연약지반 처리, 방파제 설치, 해상 및 육상 매립, 활주로 설치 등 복합 공정을 유기적으로 연계할 수 있도록 시공사의 책임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선택이다. 공사기간은 연약지반 안정화 확보에 중점을 두고 기존 84개월에서 106개월로 연장했다. 정부는 지반 계측을 통해 안정화가 앞당겨질 경우 후속 공정을 신속히 연계해 전체 공기를 탄력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해상공사 장비 제작 기간과 공사용 도로 개설 등 사전 준비 기간도 반영됐다. 공사비는 당초 10조5000억원에서 건설투자 GDP디플레이터 상승률을 적용해 10조7000억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공단은 종합적 사업관리(PgM) 체계 도입을 통해 토목·건축·항행시설 등 복수 프로젝트를 통합 관리하고, 관계기관 협의체를 상시 운영해 안전과 품질을 관리할 계획이다. 정부는 연내 입찰 공고를 거쳐 사업자 선정과 기본설계를 진행하고, 2026년 하반기 우선 시공분 착공을 추진한다. 행정 절차와 공사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2035년 개항이 목표다. 공항 접근성 강화를 위한 도로·철도 인프라도 병행 추진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연구기관, 민간 등이 참여하는 거버넌스를 통해 지역 발전 및 북극항로 시대 대응 전략도 함께 마련할 방침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가덕도신공항은 여객·화물 수요를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관문 공항으로 건설돼야 한다"며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되, 관계기관과 협력해 사업이 최대한 신속히 추진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5-11-21 16:00
사진
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 취임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박민경 인턴기자 = '대장동 개발 비리 특혜 사건' 항소포기 논란이 채 가시기도 전 박철우(53·사법연수원 30기)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21일 취임했다. 항소포기의 지휘 라인에 있던 박 지검장이 중앙지검장으로 오면서, 검찰 안팎에선 불만이 커지는 모습이다. 박 지검장은 이날 오전 9시께 중앙지검으로 첫 출근했다. 그는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대장동 수사팀에서는 지검장이 (대검찰청 반부패부장 시절) 항소포기 의견을 전달했다고 주장하는데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라는 질문에 "저에 대해 정확하지 않은 내용이 많이 퍼져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단 그는 어떤 내용이 정확하지 않은지에 대해선 "말씀드리기 적절하지 않다"며 답을 피했다. 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이 21일 중앙지검 청사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박민경 인턴기자 = 2025.11.21 pmk1459@newspim.com 또 '항소포기 사태 당사자의 지검장 부임에 대해 직원들의 반발 목소리가 있다'는 지적에 박 지검장은 "검찰 구성원들이 반발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면 (항소포기)에 대한 입장을 말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엔 "아니 이해하고 공감하다고 했지 않은가"라며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외에 항소포기에 반발한 검사를 징계하는 것에 대한 입장 관련 질문도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답을 피했다. 박 지검장은 취임사를 통해 "요 근래만큼 그동안 쏟아부은 열정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 같은 박탈감과 자괴감이 드는 시기는 없을 것"이라며 "저 또한 억울한 감정을 부정할 수 없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본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간접적으로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지검장은 대장동 항소포기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대장동 항소 기한이 만료된 후 수사·공판팀은 입장문을 통해 "모든 내부 결재 절차가 마무리된 이후인 지난 7일 오후 무렵 갑자기 대검과 중앙지검 지휘부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수사·공판팀에 항소장 제출을 보류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후 대장동 수사·공판팀을 이끈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는 당일 오후 8시45분께 당시 대검 반부패부장이던 박 지검장이 재검토 지휘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이에 당시 대검 반부패부장이던 박 지검장은 항소포기 관련 지휘에 깊이 관여한 인물로 지목됐다. 애초 항소포기 사태는 당시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던 노만석 전 대검 차장이 사의를 표하면서 일단락되고, 항소포기에 반발한 검사장들의 평검사 전보 징계 국면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후 박 지검장이 새롭게 임명되면서 내부 반발은 더욱 커지고 있다. 수도권의 한 고검 검사는 "항소포기 일련의 과정을 봤을 때 구체적인 설명이나 어떠한 언급도 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고 실제로 그랬다"며 "수사팀은 물론 중앙지검 내부 반감이 큰데, 어떻게 조직을 안정화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도 "조직에 칼을 꽂은 공으로 좋은 자리를 차지한 사람이 어떻게 조직을 안정화하겠다는 것인가"라며 "내부 반발만 더욱 커질뿐이다. 제대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거라고 전혀 기대되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hyun9@newspim.com 2025-11-21 14:45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