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확진자 5명 중 1명, BA.2 계열 하위변이 감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에서는 '스텔스 오미크론'이라고 불렸던 'BA.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가 우세종이 되면서 최근 신규 확진자가 늘고 있다.
우려스러운 것은 BA.2 확산이 한창인데 BA.2 계열 하위 변이들인 'BA.2.12'와 'BA.2.12.1'도 더 빠른 전파력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뉴욕주(州)에서 BA.2 하위 변이들이 확산하고 있는 데 전문가들은 뉴욕주의 높은 백신 접종 완료율에도 이토록 확산하는 것은 BA.2의 높은 면역회피성을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고 파악한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코로나19 간이 검사소에서 검사받는 시민들. 2022.04.11 [사진=로이터 뉴스핌] |
◆ 신규 감염의 19%가 BA.2.12.1...새로운 우세종 될까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난 10일(현지시간)부터 16일까지 유전체 분석을 한 검체 중 19%가 BA.2.12.1로 나타났다.
아직 BA.2가 신규 확진의 74.4%를 차지하지만 BA.2.12.1의 확산 속도는 매섭다. 2주 전만 해도 유전체 분석 검출률이 7%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뉴욕주 공중보건부는 BA.2.12와 BA.2.12.1의 전파 속도가 BA.2 보다도 23~27% 빠르다고 추산한다. BA.2가 BA.1보다 약 30% 전파가 강했던 점을 감안하면 BA.2의 하위 변이들이 새로운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크다.
CDC는 BA.2.12 보다 BA.2.12.1에 주목한다. 크리스틴 노드런드 CDC 대변인은 최근 CNN에 보낸 이메일 성명에서 "BA.2.12.1이 다른 BA.2 계열 하위 변이들보다도 미국에서 검출 비중이 빠르게 늘었다"며 "특히 뉴욕과 뉴저지 등 지역에서 더욱 그렇다"고 알렸다.
◆ 전문가들 "L452Q 돌연변이...전염 강하고 항체 피해"
전문가들은 BA.2 계열 하위 변이들이 'L452Q'와 'S704L' 돌연변이를 일으킨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특히 452 지점은 델타 변이도 돌연변이를 가진 위치로, 인간세포의 ACE2 수용체에 바이러스가 더 밀착하게 결합하게 해 전염을 쉽게 한다.
앤디 페코즈 미 존스홉킨스대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원 교수는 "이러한 돌연변이들은 바이러스가 인간세포에 더 빨리 침투하게 하고, 백신이나 이전에 감염 이력으로 인한 항체 반응 회피에 기여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지금 알지 못하는 것은 돌연변이들이 얼마나 더 큰 확산을 낳고 중증 감염을 증가시킬 것인지다. 우리가 알아내려면 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발언했다.
미 콜럼비아대학병원의 대니얼 그리핀 박사는 뉴욕에서 BA.2 계열 하위 변이들이 확산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하위 변이들의 면역회피력이 엄청 강할 것이란 불안감 때문이다.
그는 "뉴욕의 대다수의 사람은 백신 접종을 마쳤거나 감염 이력이 있고 둘 다 해당되는 사람도 많다"며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목격하는 현상은 재감염이다. 다른 말로 면역 회피를 보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BA.2 계열이 아닌 다른 하위 변이들인 BA.4와 BA.5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보츠와나, 독일, 덴마크 등 일부 국가에서 보고되고 있다. 이들 변이 역시도 452 돌연변이 특성을 가졌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협력하는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업체 헬릭스의 시시 루오 생물정보학 및 전염병 부책임자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염을 더 일으키는 돌연변이를 선택할 수 있는 새로운 진화 체계로의 이동이 이뤄지고 있다"며 "오미크론 변이에만 벌써 세 번째 전염력이 더 센 돌연변이를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wonjc6@newspim.com